우물
어머니의 고향은 충청남도 금산의 산골마을입니다.
산 속에 있다 보니 길도 하나 밖에 없고 길가에는 무덤이 많아
낮에도 혼자 다니기엔 으스스한 곳입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시던 길이었는데
시냇가를 지나던 중 뭔가 하얀 물체가 옆으로 지나갔다고 합니다.
옆으로 돌아보니 우물이 하나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동그랗게 솟아있는 우물이 아니라
네모났게 땅을 1.5미터 정도 파놓고
계단을 서너 개 내려가야 네모난 우물이 있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선 아까 스쳐 지나간 게 뭔가 싶어 우물 밑을 봤는데
백발에 하얀 소복을 입은 할머니께서 머리를 감고 계셨다고 합니다.
(물론 할머니는 처음 보시는 분)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자
할머니는 엄마를 노려보시더니
우물 옆 구멍으로 스르르 사라지셨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