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사실 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누나들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당시 누나들은 중고등학생이었고 저는 세 살이었다고 합니다.
누나 방에는 텔레비전이 하나 있고, 침대에서 볼 수 있도록 침대와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텔레비전 위에는 그림이 하나 걸려 있었는데, 귀여운 여자아이의 초상화였습니다.
당시 막내누나는 가위에 자주 눌렸는데 누군가 벽에서 튀어나와 누나의 목을 졸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주 잠을 설치곤 했었는데…….
어느 날 누나들이 방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가 들어오더랍니다.
누나들은 10살이나 어린 동생인 저를 귀여워하며 같이 놀았는데,
갑자기 제가 그림을 계속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말을 배우는 터라 어눌한 발음으로)
"눈아 쟤 왜 자꼬 틔어나오려구해?"
누나들은 소름이 쫙 끼쳤는데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다가
제가 그림을 볼 때마다 그런 소리를 하니 결국 그림을 버렸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은 그림을 버린 후로 막내 누나는 가위에 눌리지 않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