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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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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43 | 작성일 2020-10-06 13: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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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막차

96년 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인천에 사는 저는 학교가 수원에 있어서 전철을 타거나, 터미널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학교를 왕복 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없어지고 없지만 인천 용현동의 구 터미널이 집과 도보로 15분 거리였기에 버스를 타고 전철역까지 가서 국철을 타고 서울까지 가서 다시 1호선으로 수원까지 가야하는 총 한번 가는데 3시간 정도 걸리는 긴 전철 구간보다는 1시간에서 1시간 20분 정도면 가는 직행버스가 비싸도 점점 애용 빈도가 잦아졌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시간은 항상 늦었습니다.
전공 작업 때문에 늘 막차를 타고 돌아오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벼운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쌀쌀한 밤이었습니다.
그날도 막차를 타고 늘 앉던 자리에 앉아 창문에 기대어 자고 있는데, "끼이이이이이익! 쾅!" 하는 큰 소리가 났습니다.

그 소리에 놀라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버스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잘 달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도 제각기 너무 잘 자고 있는 고요한 버스 안에서 저는 잠결에 들은 그 소리가 너무 선명하여 한동안 놀란 심장을 달래야했습니다.

마치 저만 들은 거 같은 이질감에 다음날 신문과 뉴스를 기다려 봤지만 도로에서의 사고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역시 음산하게 비가 오는 밤이었습니다.
같은 시간 막차에 인천으로 가고 있는데, 잠깐 꾸벅꾸벅 졸았을까…….

"끼이이이이이익! 쾅!"

굉장히 큰 소리여서 "으앗!" 이라는 비명까지 질렀지만
버스와 거리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습니다.

그 뒤 비가 오는 밤의 막차에 타면
어김없이 그 굉음에 잠에서 깼습니다.
여러 차례 반복되자 저는 소리가 나는 지점이 항상 같은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자 소름이 돋아서 비오는 날은
전철을 타고 갈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어느 날, 한동안 좋은 날씨가 계속 되다, 예고치 못한 비를 만났습니다.
우산도 가져오지 않았기에 저는 당연히 직행버스를 선택했습니다. 물론 막차로 말이죠.

버스를 타면 버스 진동이라는 것이 참 자장가 같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피곤했지만 웬일인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가슴이 조마조마한 예감에 말이죠.

그렇게 한참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쾅" 하고 소리가 났습니다.
"끼이이이이이익- 쾅!"

소리와 동시에 저는 고개를 번쩍 들어 창밖을 봤습니다.
전과 같은 자리가 확실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전에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봤습니다.

<사고다발지역>

눈앞에 <사고다발지역>이라는 표지판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사고 다발지역? 여기가? 하고 놀라하는데,
갑자기 앞좌석의 남자가 화들짝 놀라 주변을 마구 살폈습니다.

"뭐, 뭐야. 사고난거야?"
저만 들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남자는 자기 외에 들은 사람이 없는 거 같아 당황했습니다.
그 모습은 제가 그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와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저보다는 용감했는지 사람들에게 사고 소리 들었냐, 소리 엄청 크던데 정말 대형사고 난거냐며 다른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물론 그것에 제대로 답변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전 용기를 내서 그 남자에게 나도 들었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버스는 종점에 도착했고 모두들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제 앞에 앉았던 그 남자가 자연스럽게 제 앞에 서게 되었는데
버스 기사아저씨가 뒤늦게 내리는 그 남자를 손짓으로 잡고는 이러는 겁니다.

"아까 승객들이 불안해 할까봐 말 안했는데, 그 자리에서 사고 소리 듣는 사람들이 종종 있죠. 꼭 그 자리에서 소리를 듣고 놀라더라고."

역시 저 혼자 들은 환청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것처럼 비오는 날 저녁 인천행 버스 막차 승객들 중 잠결에 그 소리를 듣고 놀라는 사람이 꽤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그 사고 다발 지역을 지날때마다.

제가 들은 그 소리는 분명 운전자나 그 차의 탑승자는 사망했을 정도로 굉장히 큰 굉음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저는 그 곳에서 정말 그만큼 큰 사고가 났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운전사아저씨 말씀대로 저와 제 앞좌석의 남자는 그 소리를 동시에 들었고 저는 그 자리에서 그것도 비오는 날 막차를 타면 어김없이 그 굉음을 들었습니다.

10년이 지났는데도 저는 여전히 그 엄청난 소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찾아오던 오싹한 공포도.

어쩌면 사고가 난 차는 아직도 비오는 날마다 사고를 되풀이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단지 우리에겐 소리만 들릴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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