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새벽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마침 눈이 내려 아무도 없는 새벽길.
골목길에는 아무도 없어서 새하얀 눈을 혼자 밟으며 즐겁게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으로 가는 골목길은 ㄱ자로 되어 있는데,
꺾어지는 곳에 있는 전봇대에 어떤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불이 꺼져있는 전봇대 앞에서 누군가 기다리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있었습니다.
애인한테 버림받았나, 이런 생각을 하며
그녀 곁에 지나갔는데,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돌아보니 전봇대 앞의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눈도 오고 날이 추워서 집으로 갔나 싶었는데,
뒤를 잘 보니…….
전봇대부터 제가 있는 곳까지 발자국이 두 쌍이였습니다.
골목길엔 저 혼자였는데,
바로 뒤로 발자국이 있던 것입니다.
그것도 제가 뒤를 돌아본 곳까지.
순간 소름이 온몸에 돋아 집까지 달렸습니다.
그 후 그녀를 본 적은 없지만
눈이 오는 골목길을 지날때마다 문득 생각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