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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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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21 | 작성일 2020-12-23 02: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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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작년 여름에 겪은 일입니다.

무척이나 더웠던 여름 어느 날 밤, 간신히 잠들었는데 문득 이상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뿔싸, 이 불쾌한 느낌은 가위였습니다.

워낙 가위에 이미 익숙해서 무섭진 않았지만,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온 몸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왠지 눈을 뜨면 끔찍한 것을 볼 것 같은 느낌…….

예감이 좋지 않아 눈을 그대로 감은 채로 다시 잠을 청했지만, 잠이 들면 다시 가위에 눌려 무서운 기분에 잠에서 깼고 여전히 가위에 눌려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날따라 도통 잠들 수 없어 결국 몇 번이나 반복한 채 동이 틀 무렵에나 잠들었습니다.

잠을 설친 탓에 몸이 무척이나 뻐근했고 집이 덥기하고 왠지 어제 같은 가위에 눌릴 것 같다는 이상한 예감까지 더해, 그 날은 (시원한) 회사 숙직실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다음 날이 토요일이기도 했습니다.

아침까지 푹 자고 일어나니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습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집에 들어가다가, 문득 배고파서 집 근처 슈퍼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주인아저씨께서 아침부터 동네에 형사가 다닌다며 이상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엊그제, 저희 집 근처 고가도로 아래에서 살인사건이 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위 눌렸던 건가? 라고 생각은 했지만, 살인사건이 난 곳과 저희 집이 가까운 편은 아니라 연관성은 없어보였습니다. 그저 몸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형사가 수사를 위해 저희 집에도 왔왔습니다. 살인사건 용의자가 저희 집, 그러니까 같은 빌라에 사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형사는 혹시 최근에 이사 간 사람이 있냐고 물었는데, 얼마 전에 두 집이 이사 갔다고 대답하는 순간에 두려움과 측은함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이사 간 두 집은 제 아랫집과 옆집이었던 것입니다…….
(저는 301호. 이사 간 집은 201호와 302호)

혹시 그날 살해당한 그 사람은 범인을 찾기 위해 201호에서 저희 집을 거쳐 302호로 계속 돌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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