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병력이 많은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요즘 대체역사물들 찍먹하면서 문체가 가볍고 쉬운 작품들은 결재도 해가면서 보고 있는데
나름 역작이라 불리우는 작품들조차 댓글 전쟁터 보면
각 잡고 눈에 불을 켜고 조지기 시작하면 역사적 고증 오류 캐내는 건 일도 아니더라구요
하지만 그 작품들이 전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인기를 유지하는 작품들이 있는 건
그 작품들은 그런 오류로부터 독자의 눈을 가리는 재미와 흥미 요소를 잘 버무리기 때문이죠
그런 작품에서 고증충이 날뛰어봤자 비추 폭탄 세례받고 격침당합니다
그 오류가 작품의 재미를 해치지 않는 사소한 수준이라면 아무래도 좋기 때문이죠
하지만 킹덤은 이미 선을 넘어도 한참 전에 넘어버렸습니다
사실 삼대천이란 호칭부터가 감히 무장 따위가 왕만이 지칭할 수 있는 하늘을 빗대고 있으니 말도 안 되고
독자적 외교권과 징병권까지 쥐는 군벌 6명을 조장하는 육대장군 제도도 말도 안 되는 개소리지만 과거의 킹덤은 꿀잼이었으며
저 '오류' 들은 작품의 재미를 해치지 않았습니다.
그 독자 군벌의 필두에 선 왕기의 '천하대장군입니다' 와 '장군이 보는 경치에요' 는 아직도 회자되는 명장면입니다.
역사적 고증 오류의 대표주자가 한 언행이지만 그 딴 건 전혀 상관없죠. 멋있잖아요, 뽕 차잖아요, 재밌잖아요?
진시황이 실제로는 노애의 자식들을 자루속에 넣고 뚜까패서 죽이지만 여기선 살려줬잖아요
그런데 이걸 가지고 학살자 진시황을 옹호하네 아 ㅡㅡ 이러는 사람 본 적 있으신가요?
작품의 재미와 흥미를 해치는 모습은 아니라서 괜찮잖아요, 그쵸?
그 정도의 변화와 오류는 사소한 수준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조나라의 비정상적은 동원력은 재미로 가릴 수준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안 그래도 킹덤이 나락 간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너그라운 사람은 업전까지 괜찮다고 보더라구요 제 생각도 그렇구요
장평대전에서 40만이 생매장당했으며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과거에는
환기군에게 포로 10만명이 남김없이 목이 잘려나갔습니다
그런데 북부 안문일대에서'만' 31만 대군을 6개월이라는 짧은 준비와 이목의 호령만으로 동원하기에 이르죠
과거에 50만이 죽어도 나라 전체가 아니라 북부에서만 31만이 나오며
업이 함락당해도 한단군 10만과 호첩군 24만이 튀어나오는 조비에트 연방...
안문 일대만으로 31만이 나오면 조나라 전체에서 이목이 실권을 쥐고 제대로 쥐어짜면 100만은 일도 아니겠는걸요.
이 정도 수준이면 아무리 이미 작고 하늘하늘한 여자가 칼 들고 썰고 다니고 부려진 뼈가 살을 찢고 튀어나와도 붙어버리고
사자소생의 술법이 있는 세계관이라해도 이렇게 정도가 지나치면 위화감이 들 수 밖에 없죠.
뭐 병력도 치우의 술법 같은 마법을 써서 밭에서 솟아난답니까?
오류도 정도껏이어야 눈가림이 되지 이 정도 수준이면 누구나 위화감을 느낍니다.
중고등학생에게 물어봐도 수도방위군 10만, 호첩군 24만, 북부군 31만 도합 60~70만으로
침략군 20만을 상대하는 스토리가 있다고 하면 대체 누가 침략군이냐
혹시 20만 쪽이 침략당하는 쪽 아니냐는 소리부터 나올 거에요
여기에 더해 안 그래도 작품 자체가 연출이 조악해지고 재미가 없어졌으니까 더더욱 문제시되는 겁니다.
병력이 조나라가 많다는 게 만약 왕기를 죽인 마양전처럼
아군의 희생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그 댓가로 비밀군을 데려와서 왕기를 죽이듯이 적장을 베는 식이었거나
혹은 전체적인 병력수는 동일하거나 큰 차이 없지만 전장의 부분적인 요소요소에서
숫적 우세와 공세를 유지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이목의 유능함도 부각되었을 것 같구요
아니면 최성 전투처럼 소년병과 여자들까지 후방에 기여하는 비전투원의 참여가 있어서 머릿수가 많다
그래서 당장은 31만이 나오고 뭐고 하지만 비숙련병이 당연히 더 많으니 이런 조건에서 이목이 역사처럼 이기면 유능한 게 맞게 됩니다
이러면 당장 눈으로 보이는 머릿수가 많아도 실질적으론 동률이거나 더 적게 되니
병력 수는 비정상적이더라도 재미를 해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이런 환경이면 환기가 더 날뛰니 비신대랑 갈등은 더 깊어졌을 겁니다
이럿듯 병력은 더 많아도 재미를 해지지 않는 선에서 조절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 작가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크큭, 사실 우린 X나 쌔지, 사냥당하는 건 조가 아니라 진, ㅇㅈㄹ 떨게 만드는 식으로 해결했죠
그 결과 조나라의 동원력은 이목을 더욱 추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될 뿐입니다.
반대로 2, 3배 많은 병력을 쥐고서도 멸망당한다는 결론이니...
결론
조나라 병력이 진나라보다 항상 너무 많아서 문제(X)
작품의 재미를 해칠 정도로 거슬리는 요소라서 문제시 되는 것(O)
머릿수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그걸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론의 문제(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