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킹덤이 나락 간 계기와 아쉬운 점
주해평원에서 부대의 각성을 믿었다, 부터네요
병량공격을 똑같이 병량공격으로 맞받아친다는 발상은
갓덤 시절이나 최근이나 대장 참수 주구장창 해온 킹덤의
전쟁에 대한 다른 방식의 접근이라 참신하고 대단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업 근처까지 왕전이 침투해서 가만히 앉아서 지도 쳐다보고 주변 병사들이
조군을 막아내는 씬은 왕전의 오만하면서 위풍당당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백미였습니다.
그 직후인 부대의 각성부터 서서히 진나라 조나라 가리지 않고 그냥 작품 자체가 괴상해지기 시작해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조나라도 이상해지기 시작했는데요. 깜빡좌 이목의 명대사인 깜빡하고 있었어! 도 이 때 나오게 되지요.
그리고 개연성과 핍진성 모두 이 때를 기점으로 산사태가 일어난 산처럼 와르르 무너지시 시작했지요.
○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안 보는 신중파 왕전이 갑자기 주해평원 전투에서 도박수를 던지게 된 이유가 없음
▶ 결과 : 매사에 신중하고 철두철미한 숙장 왕전이 병졸들의 정신적 각성에 의존하는 도박충이 되어버림.
킹덤이 나락가게 된 안 좋은 의미의 터닝 포인트
▶ 고찰 : 다른 애들은 될 거라고 예상했는데 옥봉대는 절반의 도박이었다며 스스로도 도박임을 인정했음
대장의 역량은 둘 다 다를 바 없지만 결국 장기말의 차이라고 말하며 "이러저러해서 그들을 믿었다" 가 아니라 장기말의 개인 역량에 걸었다고 못을 박음.
대체 철두철미한 왕전이 이신이나 표공이나 좋아할법한 '정신적 각성에 의존한 개같이 돌격' 에 꽂힌 이유가 뭔데? 그런 것도 안 나와.
신참 장수들의 번뜩이는 기지에 진나라 군부 전체의 운명을 걸게 된 이유와 계기가 묘사되지 않으니, 그럼 당연히 근거 없는 신뢰라는 결론밖에 더 되나?
왕전 자체도 말이 많지 않고 무뚝뚝하고 자기 할 일만 딱딱 하는 캐릭터라 말을 안 해서 더 답답하기도 함.
▶ 의견 : 이신이 들고 있는 왕기의 창을 보고 왕전이 흥분을 가라앉히는 듯한 묘사가 나오는데, 왕기와 표공을 떠올리며 타성에 젖기라도 한 걸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유능한 악당이었던 환기가 갑자기 영정에게 무도하게 구는 이유 없음
▶ 결과 : 환기의 캐붕
▶ 고찰 : 평소에 자신의 안전을 돌보지 않는다는 건 추측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는 왕에 대한 의전을 내다버린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음
▶ 의견 : 모든 것에 대한 분노라는 떡밥을 여기서 풀었으면 그나마 낫지 않았을까?
○ 사마상이 긴 은둔을 풀고 이목을 돕게 된 이유 없음
▶ 결과 : 천거한 과정은 모르지만 아무튼 은둔을 풀게 만들었으니 대단한 건 이목님!
▶ 고찰 : 원래 이 시대는 천거받은 사람이 공 올리면 그런 인재를 천거한 사람도 똑같이 칭찬받는 건 맞음
그런데 사마상이 조정을 불신해서 은둔하고 있던 캐릭터라는 점을 주목해야 함. 은둔자를 끌어낸 충분한 서사가
동반되면 당연히 이목이 대단한 게 맞는데 이런 과정없이 사마상이 적의 군세를 막는 모습만 보여주면 당연히
보는 입장에서는 사마상이 대단한거지 이목이 대단한거라고 생각되지 않음.
○ 진군의 병량 상태를 유심히 지켜보라고 한 이목이 정작 제나라에서 사올 가능성을 망각할 이유가 없음
▶ 결과 : 수도방위를 일부러 열어 적을 끌여들이려던 계책이 되려 이랏샤이마세가 되어버림
▶ 고찰 : "깜빡했다!" 라는 대사부터가 뒤늦게 되짚어보니 충분히 실현 가능한 루트였는데 망각하고 있었다는 반증
▶ 의견 : "그런 게 가능한가! 제나라와 간접적으로나마 손을 잡다니?" 하면서 놀라워하는 게 그나마 덜 추했을 것
○ 방난도 썰어먹은 이신이 범장들에게 고전하는 이유 없음
▶ 결과 : 파워 인플레의 딜레마에 빠짐
▶ 고찰 : 이신도 범장 시절에 적국의 무명 높은 숙장들을 썰어댄 이유와 과정이 있었다.
부대 간 정보전달의 어려움, 난전에 접어들면 후면부에서 기습당할 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 적장과의 상성 차이
우연히 흘러들어온 근처 아군의 엄호, 상술한 이유들은 이신이 짬 낮던 시절에 자기보다 무명이 높은 장수들을 죽일 수 있었던 이유다.
▶ 의견 : 반대로 주인공 또한 저런 이유로 적국의 엑스트라 범장들에게 고전할 수 있는 거다.
그런데 왜 저런 간접적인 요소들을 전부 배제하고서 무력으로 밀리는 방법만 채택하는 걸까?
왜 주인공은 공훈을 계속 세워도 계속 짬찌 취급당하며 개무시당하는 걸까?
○ 31만 대군을 눈치채지 못 하는 이유 없음
▶ 결과 : 아기생산공장이라도 있냐는 비이냥과 비판
▶ 고찰 : 왕기를 잡을 때 양단화의 입을 통해 비밀군의 존재를 미리 알리고 스토리를 잘 전개했던 과거의 선례가 존재함
왕기는 중원에서만 싸워 온 무장이라 북부기마대의 진격 속도를 가늠하지 못 했다는 화자의 그럴듯한 설명도 덧붙였었음.
하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비밀군의 등장인데 느껴지는 차이가 심하다. 뭔가 한 수를 숨기고 있다는 복선은 의안을 방문하는
모습을 통해 보여주기는 했으나, 조나라는 이미 장평 때부터 꾸준히 인적 자원의 손실이 극심했고 업 방어전 에피소드 동안
100만 대군에 가까운 병력이 이미 나왔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아래는 분석글 링크입니다.
(장문) 장평대전부터 의안 전투까지, 킹덤 조나라군 사상자는? - 킹덤(만화) 마이너 갤러리 (dcinside.com)
▶ 의견 : 고대 국가의 국민동원능력에 대한 고증 따위는 어차피 상관없다. 중요한 건 저 31만이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왔냐는 것.
이목이 환기의 10만 참수로 분기하는 백성들을 진정시키지만, 저항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숫자라도 저 필요한 판국이라며 고뇌.
측근들이 나라의 존망이 걸린 일이라며 자기합리화를 도와주고, 이목이 존엄한 생명을 위해 생명을 희생해야 한다는 모순된 현실에 울분을 삭힘.
그러나 이내 용기를 내어 이목이 그들을 몸소 격려해 호소하고, 이에 백성들이 호응해 북방 백성들까지 입대한다는 전개가 어떨까 싶음.
이에 도양왕와 곽개가 위협과 질투를 느끼고 죽일 마음을 먹는 장면이 나오면, 이목은 패전을 거듭해왔어도 노오력하려는 모습을 보이니
평가의 반등이 가능하고 왕과 곽개는 역사의 평가대로 각각 암군과 간신이 됨.
이런 식으로 킹덤 초창기처럼 연출뽕만 채워주면 비현실적인 병력수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됨.
결론은 좀...많이 아쉽다네요
왜냐면 이렇듯 과거에는 똑같은 문제를 잘만 해결했는데 지금은 퇴보한 게 눈에 띄니까요....
개연성 확보를 위한 사전 빌드업을 쌓아갔었던 정성이 없어졌어요 ㅋㅋ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