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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소아온 단편 3)
에단헌트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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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212 | 작성일 2019-11-24 00: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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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소아온 단편 3)

 

 

 

"후... 손 시려워.."

 

 

 

 

 

 

 

 

 

 

10월 초의,


이제 막 가을이 한창이어야 할 날씨임에도

몰아치는 바람이 매우 매섭게 느껴졌고,


이상한 표현이지만,

하늘에는 눈 까지 사르르 내리고 있는 걸 감상할 수 있었다.


초 저녁임에도,

하늘에 낀 눈구름들 때문에

하늘 아래에는

이미 한밤중이라 말해도 위화감이 조성되지 않을 정도였다.


아스나가 알기로는,

적어도 10월의 도쿄는

눈이 올정도로 고산지대도,

북쪽에 있지도 않았다.


지구 온난화에 대해 학교에서 수업을 받은 적은 많았으나,

이 정도로 기묘한 날씨를 연출할 정도는

절대로 아니란걸 알고 있었기에

더욱 알 수 없는 하루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겨울용 코트를 입었어야 했어.."

 

 

 

 

 

 

 

 

 


눈이 내릴만큼,

적어도 영하까지 떨어진 듯한 체감온도를 버텨줄 옷이 아닌 것에

추위와 마음 속 짜증이 더해지는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살짝 둔해진 이성이,

무심코 핸드폰을 꺼내들어,

연인인 키리토에게 외투를 가지고 나와달라는 내용이 될 전화를 걸려 했으나,

주소록의 맨 위로 설정해둔 키리토의 프로필을 누르려던 순간에

움직임이 멈추었다.

 

 

 

 

 

 

 

 

 

 

"아무리 6시 밖에 안되었다지만..

 갑자기 불러내는건 역시.."

 

 

 

 

 

 

 

 

 


지금 쯤이면

동생인 스구하 하고 저녁을 먹고 있을 시간일테지.


아니라면,

방에서 어뮤스피어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거나,


.. 바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방해해도 좋을 시간은 분명 아닐 것이다.

만약 ALO에 접속 중이라면

지금 아스나가 오그마에 연결되어 있는 것을 이용해

유이를 통해서 호출할 수도 있겠지만..

 

 

 

 

 

 

 

 


"역시 실례겠지. 후.. 왠지 벽을 만드는 거 같아."

 

 

 

 

 

 

 

 


키리토에게는 혼자서 해결하지 말라며,


나도 키리토를 도울 수 있다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몆 번이고 조언한 적이 있는 주제에,


지금에 와서

오히려 키리토가 도와주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꼴이라니,


만약 키리토가 이 사실을 안다면..


분명 유쾌한 상황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


하다 못해 유이에게 살짝 상황을 알려준다면

그 아이는 1초도 채 걸리지 않아

내가 부탁하지 않아도

ALO에 있을 키리토에게 달려가

귀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면서

 

 

 

 

 

 

 

 

 

"아빠!!

 엄마가 지금 추위에 떨고 계세요!

 얼른 가서 따뜻하게 해주셔야죠!"

 

 

 

 

 

 

 

 

 

 

라고 말해줄 것이다.


은근히 바라면서도,

그럴 수 없는..


알 수 없는 망설임이 들지만 않았다면

당장 실행 했을지도.


사실 방금 전까지

유이와 즐겁게 만담을 나누면서 걷고 있었다.


그러다 통신을 끊은 시점에서,

바람이 갑자기 매섭게 불었고,


이젠 눈이 내리는 상황까지 직면..

 

 

 

 

 

 

 

 

 

 

"흐음... 어떻게 할까.."

 

 

 

 

 

 

 

 

 


이대로 집까지 가는 것도 도보로 향한다면 거리가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이 곳이 번화가,

긴자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런 날씨에,

이런 시간에 혼자서 쓸쓸히 집에 간다는 것은..

감정적으로 상당히 마이너스 효과를 일으킬 것이 뻔하니까.


실제로 지금도..

왜인지 눈물이 금방이라도 고일 것 같았다.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님에도..

 

 

 

 

 

 

 

 

 

 


"엄마 나 이 쪽으로 갈래요!"


"안돼, 오늘은 이 장난감 하나라고 했잖니."


"그, 그래도.. 저거.."


"어휴 알았어! 대신 진짜 이게 끝이야?"


"응! 고마워요 엄마!"


"부럽네.."

 

 

 

 

 

 

 

 

 


라고 무심코 생각했다.


눈 앞의 광경은 매우 흔한 것인데 말이다.


장난감을 더 사고 싶어 떼쓰는 아이와,

이미 사준게 있어 반대하지만,

자식의 고집 또는 어리광에 한 수를 접어주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그 소원을 들어주는 부모.


어디를 가나 있는 모습이다.


처음에는 나,.. 아니 아스나도 그저 지나치려 했다.


별 다른 생각 없이 말이다.


그렇지만

왠지 답답한 구석이 생겨버린 것 같다.

 

 

 

 

 

 

 

 

 

 

"왠지 가슴이 찌릿찌릿 한게 세검으로 찌르기 공격을 당하는 느낌이네."


"아.. 추워.. "


"그러게 나올때 두꺼운 코트 입으라고 했잖아."


"이 정도일줄 알았나 뭐.. 아빠 나좀 안아주라."


"뭐? 우리 아들 짐 들어주느라 비는 손이 하나 뿐인데?"


"나 춥단 말야! 아빠 차까지 얼마 걸리지도 않으니까 빨리!"


"녀석.. 그럼 빨리 업혀!"

 

 

 

 

 

 

 

 

 


아이가 등에 업히자,

그대로 전력질주로 달려가는 아버지였다.


이 쪽도 평범하게 화목한 가정이네..


나는.. 우리집..


아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나.. 누가 들으면 사랑을 못받고 자란..

자란줄 알겠네.


절대로!


절대로 그렇..지 않아!

 


번화가라 그런지,

삼삼오오 모여 다니는 남자, 여자 그룹도 많았지만

가족 단위로 움직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서로 웃고 떠드는 번화가의 중심을 혼자 걷자니,

솔로가 된 기분을 우연히 체험하게 된 것 같아서 한숨이 나왔다.

 


아스나도 지금 키리토가 곁에 있었다면 이런 생각을 안할텐데.


서로 손을, 팔짱을 끼면서 달콤한 대화들을 나누면서 걸으면

지금 느끼는 감정 따위가 존재할 수는 없는데..


가을용 외투의 깃을 더 바짝 세우면서

걷는 속도를 무의식적으로 빨라지게 하고 있었다.


왜일까,


아까부터 스치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보기가 거북했던 것일까?


아스나도, 유이라는 자랑스러운 딸이 있다.


그리고 곁에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신뢰하고 있는 키리토가 있었고..


그러니 그런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뭐야.. 나.. 우는거야?

 진짜로 우는거야?

 진짜?"

 

 

 

 

 

 

 

 


한참을 달리다가 겨우 멈춰선 곳은,

번화가 근처의 작은 공원이었다.


방금 전까지 전력으로 질주한 덕에

잠시 추위는 잊어버릴 수 있었으나,


마음 속 깊은 곳을 찔러오는 이 고통의 감각 만큼은.. 잊을 수가 없었다.


이상했다.


방금 전에

그 상황들이 나를.. 괴롭게 하는 것 같다.

 

 

 

 

 

 

 

 

 

 

"내가.. 뭐가 부족하다고.. 이런. .흑.. 이런 거에 눈물이.."

 

 

 

 

 

 

 

 

 

 

결국은 터졌다고나 할까,


공원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6시 2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사람들이 많이 이곳 저곳을 돌아가니는 시간대였다.


게다가 공원의 한가운데서 눈물이 터져버리니,

주위에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점.

한순간이나마 나를 향하기 까지 했다.


그 시선들이 내 등을 자극하는게 느껴지자,

다시 한번 질주해 근처 상가의

화장실로 도망쳐서 문을 잠가버린채 변기 위에 앉아서..

계속 울 수 밖에 없었다.

 

 

 

 

 

 

 

 

 

 

"대체.. 내가 사랑을 못받고 자란거야..?

 그건 절대로.. 절대로.."

 

 

 

 

 

 

 

 

 

아까의 이미지가 계속 오버랩 되면서,

내 의식의 약한 부분을 자극했다.


아무리 떨쳐내려,

아무리 무시하려 고개를 이리지러 돌려도 보고,

꼬집거나 머리를 손으로 마구 때려도 보지만..


돌아온 것은 부작용 뿐이었다.

 

 

 

 

 

 

 

 

 


"아닐텐데.. 분명.."

 

 

 

 

 

 

 

 

 

 

우리 집이 아무리 엄격하다지만,

삭막하다고 만 할 수는.. 없었다... 고 믿고 싶었다.


학교에 입학하고,

적어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그다지 엄하지도 않았..다.


원하는게 있을때 막힌 적도,

그렇다고 소외된 느낌을 받았던 것도 아니다.


방학 때가 되어서 외가로 내려가면,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쌓였던 스트레스를 실컷 해소하면서 놀 수도 있었다.

 

 

 

 

 

 

 

 

 


"대체.. 대체 왜.."

 

 

 

"할아버지, 할머니 저 왔어요!"


"오 우리 손녀 왔구나.

 먼길 오느라 고생 했을텐데 어서 들어가자꾸나."


"네 할아버지!"

 

 

 

 

 

 

 

 

 

 


초등학생 때의 아스나.


겨울 방학이 시작 되자마자

엄마에게, 시험 성적을 내밀면서 어서 출발하자고 졸랐던 적이 있었다.


보통의 아이들은 시험을 잘보면 먹는 것이나,

사고 싶은 장난감 같은 것을 요구하겠지만

나는 조금 그 의도가 달랐다.


같이 택시를 타고

역에 도착해,

기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그렇게 신나냐는 반쯤은 핀잔이 담긴 엄마의 말을

들은듯, 아닌듯 하며

창가의 경치를 구경하면서 외가로 내려갔다

 

외가에 도착하면,

엄마는 할아버지에게 간단히 인사만 하고 다시 도쿄로 올라갔다.


그 당시의 나는,

지금처럼 사정을 알지는 몰랐지만

엄마가 일부러 거리를 두는 것이라고 생각은 하던 시기였다..


내가 그렇게까지

외가에 놀러가는 것을 좋아했던 이유중 하나는..

외가의 두 분을 보고 싶다는 것도

물론 크지만..

도시 생활에 지쳐버렸다고나 할까,

집에서는 느기지 못하는 여유라던가 따듯함, 평온함 덕분인 것도 있었다.

비록 방학숙제를 한아름 떠안고,

가야 하는 여행이라지만,

집에서라면

방학숙제를 다해도,

예습이나 복습을 게을리 했다가는 바로 쓴소리를 듣기에

외가에 대피했을 수도..


그렇지만..

 

 

 

 

 

 

 

 

 


"할머니 여기요!

 귤을 가져왔어요!"


"오 우리 손녀 장하구나.

 이리 오렴."


"네!"

 

 

 

 

 

 

 

 

 

 


두 분은,


특히 할머니께서는

내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무언가 칭찬받을 일을 했다고 생각하시면,

아낌없이 칭찬해 주시곤 했다.


나는 그게 좋아서

쪼르르 달려가 할머니의 품에 안기는 걸 좋아했고,


어쩔 수 없네 하는 말과 함께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그 손길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설마.. 아니야.. 아닐거야.."

 

 

 

 

 

 

 

 


그럼 이 아픔은,


이 미묘한 고통은..


결국 사랑을 받지 못해서..야?


집에서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해서..


그렇다고 느껴서..

이렇게 눈물이 나는거.. 라니..


받아들일 수 없어..


설마 그렇다고 해도..

 

 

 

 

 

 

 

 

 

 


"엄마 나 이거 하나만 더 사주세요! "


"아빠 나좀 안아줘."

 

 

 

 

 

 

 

 

 


안돼..


그런거..


그런거 버틸 수 없어 말도 안돼는거라고.


이런 건..


인정하자면,

우리집에 정이라던가,

흔히 일반 가정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확실히 어렸을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엄격했고,


우리 엄마께서도

아주 어릴때를 제외하면

그다지 웃어주신 기억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평소에도 포커페이스 이시기는 했다.


아빠는 그와 반대라고 할 수는 있지만

이 쪽은 렉토의 회장이시다 보니

집에 들어오는 빈도가 너무 불규칙적이라,

엄마와 보내는 시간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소이치로 오빠는?..


솔직히 말하자면

오빠와는 나이차이가 상당했다.


내가 SAO에 갇히기 직전에

이미 렉토에 다니고 있었고,

어렸을 때에도

오빠는 공부를 하기도 벅찬 모습이 많아서

남매라지만

제대로 함께 놀아본 기억은..

솔직히 털어놓자면 없다고 해도 큰 무리는 없다.


정말 긍정하고 싶지는 않아도..


가족애적인 면에선..

목이 말라있는 걸지도 모른다.


해가 지날수록,

더 높은 학년이 될 수록

학업 스트레스는 심해지고,


그에 따라서 공부에만 온 신경을 쏟아부은 나였기에.

점점 그런 감성적인 면을 스스로 부쉈던 나는..

지금 느껴지는 슬픔을 떨쳐낼 수 없는 이유였다.

 

 

남들에겐 당연한 것이,

막상 나는 체험할 수 없다면,


그것이 언젠가 가시가 되어서

지금처럼 내 안에 박혀버린다면,


쉽게 떨쳐낼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하다.

차라리 모르고 지내왔던 지금까지는 몰라도

이렇게 감정적으로 폭발해버렸는데

그걸 쉽게 떨쳐낸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STL 기억을 통째로 들어내지 않는 이상은..

 

 

 

 

 

 

 

 

 

"... 집에.. 가기는 해야겠지."

 

 

 

 

 

 

 

 

 

오랫동안 상가 안에서 그렇게 폭발했다가,

세면대에서 눈 주위만 물로 어떻게든 임시로 조치를 취한 다음에

다시 바깥으로 나오자

아까보다도 더한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흔히 함박눈은,

풍요롭거나

뭔가 풍성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주위의 사람들,

예컨데 연인들이나

가족들은

그걸 보고 매우 신나하면서 활짝 웃고 있는 것을 보자니,


어째 깊히 박혀버린 비수가 점점 더 고통스러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역시 키리토를 불렀어야 했나 하는 후회감까지 잔뜩 몰려왔지만


이런 모습을, 약한 것을 드러내서

키리토까지 걱정끼치고 싶지 않다는 의지가

아직은 더 강했다.

 

 

 

 

 

 

 

 

 

"역시.. 더는 못 참겠어..

 지금 당장 키리토를 만나야.."

 

 

 

 

 

 

 

 

 


그렇게라도 해야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절실할 정도로

아스나는 몰려있었다.


정신적으로 말이다.


이미 머리는 헝클어질때로 헝크러져 있고

눈은 새빨갛게 충혈이 되어 있으며

볼을 타고 흐른 눈물의 흔적조차도 완벽히 지워지진 않았다.


거기에 이미 깊게 침체된 듯한 성대는..

아마도 키리토를 만나도 평상시의 톤으로는 대화를 나눌 수 없겠지.


게다가 이렇게...

 

 

 

 

 

 

 

 

 


"여보세요, 아스나?"


"키..리토."

 

 

 

 

 

 

 

 

 

전화 상으로도 느껴질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이미 갈라질 수 없을 만큼 변색된 목소리로

간신히 이름을 부르는데는 성공했다.

 

 

 

 

 

 

 

 

 


"아스나? 방금 잘 못들었는데, 지금 밖이야?"


".. 와줘. 이 곳으로.. "


"이 곳이라니 어디?

 집으로?

 아니면 시내?"


"빨리 와.. 와줘..

 나.. 지금.. 지금..!!"


"여보세요?

 아스나? ... 아스나?

 장난이지?

 아스나?.... 아스나!! "

 

 

 

"유이!

 지금 아스나가 오그마에 접속해 있어?"


"네. 오그마를 기동하긴 했지만..

 별다른 이용 내역은 없네요.

 일단 위치를 추적하겠..

 안돼.."


"...? 왜 그래? "


"서둘러 주세요 아빠!

 엄마가 위험해요!

 어서요!

 설명은 가면서 할테니까요!"


"대체 무슨..

 그래 일단 가보자!"

 

 

 

 

 

 

 

 

 

 

남들은 있지만

나는 가지지 못했거나 느끼지 못하는 것.


그것을 가지고 있을때나,

혹은 소중하다는 것을 모르다가

어느 날 매우 중요한 것임을 깨달았으나

이미 잃어버렸다는 것을 실감한 뒤..


그것은 늦었다. 너무 늦었다.


그리고.. 왜인지 이런 문제는..

개인의 문제보다도

더 우울해지기 딱 좋아진다는 것을 지금에서야..

 

 

 

 

 

 

 

 

 

 

 

"이런.. 아스나! 정신 차.. 아니지......

 유이야!

 얼른 택시 좀 불러줘! "

 

 

 

 

 

 

 

 

 

 

 

 

"이미 호출했어요 아빠!

 바이크는 클라인 씨에게 따로 연락해두었으니까

 지금은 대로쪽으로 향해주세요!

 앞으로

 1분 정도면 도착할거에요!"


"그래..

 그런데 대체 이 추운 날에.. 왜.."


"아빠 빨리요!"

 

 

 

 

 

 

 

 

 

 


남들에게 있고 나한테만 없는 것이 있다면

그 감정은 어떨 거 같아?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없는 게 아니라

가지고 있다가 잃어버렸어.


게다가 다시는 찾아볼 수 도 없다면..

어떤 기분이 드는 걸까.


아니.....

애초에 기분이란 걸

생각해볼 여유는 있을까?

 

 

 

 

 

 

 

 

 

 


"... 여긴..?"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재 시작 해야 하는 걸까.


나는 분명 상가에서 나와 오그마로 키리토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여기로 와달라는 부탁을 하던 도중에 길바닥에 쓰러졌다.


이유는 불명이지만

수 시간동안 울어서

탈수라도 일어났거나,

그것에 더해 극심한 피로가 겹쳐서 일어난 시간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쪽이던

내가 지금 누워 있는 곳에 대해선 설명을..


누워 있는 곳?

 

 

 

 

 

 

 

 

 

 

"여긴.. 익숙.."


"아스나, 지금 들어갈게."

 

 

 

 

 

 

 

 

 

 

 


문을 두번 노크하는 소리와


뒤를 이어,


약간 아날로그틱한 문 여는 소리가 들리면서,


물이 흔들리는 소리,


식기가 진동하는 소리도 함께 들려왔다.


아마도 쟁반 같은 것에 딸려온 모양으로,


내가 누워 있는 위치에서

약간 왼쪽에 위치한

높은 곳에 내려놓은 것 같았다.

 

 

 

 

 

 

 

 

 

 

"아스나, 내 말 들려?"


"으.. 음.. 키..리토?"


"미안,

 약 기운때문에 많이 졸리겠지만..

 죽이라도 조금 먹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죽..?

 무슨 소리야?

 여긴..

 아니 나는.. 어떻게.."


"지금은 억지로 떠올리려 하지마.

 일단 내일 아침까지 푹자고 일어나서..

 다시 이야기 하자."


".. 미안해."

 

 

 

 

 

 

 

 

 

 

 

굉장할 정도로 많은 뜻을 함축한 대사라는 걸,


키리토는 금방 눈치채었다.


자세한 사정을 이 자리에서 듣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다고 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그녀의 안전이 우선이란 신념을 먼저 생각하기로 마음속으로 다짐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선 나중으로 미루었다.

 

 

 

 

 

 

 

 

 

 

" 자 아스나 어때?

 한 입이라도.. 먹을 수 있겠어?"


"잠시만.."

 

 

 

 

 

 

 

 

 


억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채찍질 해가면서까지 침대에 기댄채 앉아

키리토가 손수 떠서 먹여주려는 죽을 받아 먹었다.


약 기운 탓에 맛이 제대로 느껴지진 않았지만

혹시나 내가 먹다가 혀나 입 천장을 데일까봐

후후 하고 두 세번씩 숨을 불어주어 먹여주는 이 분위기 탓인지,


죽의 맛 따위는 아무래도 좋은 것이 되었다.


중간에 미지근한 물을 한잔 따라서,

턱을 한손으로 받혀주고 마시게끔 도와주기까지.


무슨 일로 내가 쓰러진 건지는 몰라도..

지금은 이대로 떠올리지 않고

그저 상황을 즐기고 싶어졌다.

 

 

 

 

 

 

 

 

 

"아스나 이제 그만 먹을래?

 힘들어 하는거 같은데."


"아? 아.. 글쎄..

 마지막으로 한입 더 라면.."


"음..... 그럼 자 다시 아~"


"아~ 꺄 꺄앗..

 그걸 왜 키리토가 먹어.. 배고픈거야?

 아니면.. 놀리고 싶어서?"


"글쎄.. 계속 보면 알게 될거야,

 자 눈 감아봐."


"에..? 갑자기?"


"사양하지 말고!"


"그러니까 의미를 잘.. 꺄악!"

 

 

 

 

 

 

 

 

 

 

뭐라고 항의하기 전에 그녀의 입을 키스로 막아버렸다.


그리고 입을 조금씩 벌려

아까 전에 내 입에 잠깐 담아두었던

죽을 조금씩 그녀의 입속으로 밀어넣었다.


평소라면 대단히 반발했을 지도 모르지만 -


그래도 아마 싫지는 않았을 듯. -


상황이 워낙 특수하다 보니,


아니 어쩌면 키스에 집중하느라 신경 쓰이지가 않는 것인지

그대로 눈을 감은 채로

내용물들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한동안 7번의 키스가 진행되었고

7 번의 죽을 먹였다.


그 뒤로는

다시 약의 기운에 이기지 못한 아스나가 잠드는 것으로 마무리.. 라는 것으로 끝이 났다.

 

 

그녀에게 침대를 내주고

나는 바닥에서 잘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아스나가 곤히 잠드는 모습을 지켜보며

안심하고 바닥으로 내려가자,

요란한 잠꼬대와 함께

이리저리 발작과 비슷한 행동을 보이고 있어서


결국은 다소 좁은 1인용 침대에

둘이 바짝 포옹하고 있는 자세로 잠들게 되었다.


안긴 채로도 뭐가 불안한지,

이따금씩 몸을 부들부들 떠는 아스나를

더욱 품에 파고들게 하면서..

 

 

 

 

 

 

 

 

 

 


"대체 무슨 안좋은 일이 있었던 건진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편하게 자줘,"

 

 

 

 

 

 

 

 

 


잠을 자는 것을 반쯤 포기했지만

그녀의 이마를 열어 살짝 입맞춤 해주는 것으로 대신해주었다.

 

 

유이의 추적으로

긴자의 번화가 근처 공원에 쓰러져 있는 그녀를 발견했을때,


얼굴이며 몸이 창백해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스나를 발견했을 때 든 생각은..


자괴감이었다.


게임에 빠져서,

소중한 사람이 이지경이 되는 동안 방치했다는

자책감이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하다못해 용서라도 빌고 싶은 심정으로

급히 우리 집으로 데려와,

옷을 갈아 입히고

해열제를 먹였고

욕탕으로 안고 들어가서 씻기는 것까지 하면서

조금이라도 속죄하고 싶었다.


그리고 난 뒤

애초에 이런걸 동생보고 하라 할 수도 없는거지만.

그 뒤로 유이에게 부탁해

오그마로 첨부된 레시피로 죽을 급하게 만들었다.

 

 

또 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그렇지만 어제와는 다르게 어딘가 찜찜하거나 약 때문에 불쾌한 기분이 들지 않고

상쾌한 느낌이 우선시 되고 있는 듯한..

그런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머리를 파묻다 싶다고 하는 생각이 들면서

머리를 베고 있는 배게를 이리저리 부비부비 거리다가,

배게 치고는 너무 딱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지 이 배게..?

 왜이리 딱딱한거야?"


"저기요,

 그렇게 고개를 문질러 버리시면 곤란하거든요?"


"...? 키리토?

 잠깐 그... 꺄아아아아아아"


".. 드디어 자신의 처지를 눈치챈 거냐."

 

 

 

 

 

 

 

 

 

 

자조적으로 말하긴 했지만

지금 아스나는 대단히 기억의 혼란을 겪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직 속 사정은 듣지 못했지만,

어제 난데없이 길가에 쓰러졌었던 상황을 되돌아 본다면 당연지사.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상황일테니.


그러니,

전개를 조금 가속시키기로

키리토는 작가(나)와 합의를 보았다.


설명해야 할 건

위에 다 적어놓았으니까.

 

 

 

 

 

 

 

 

 

 


"키, 키리토?"


"미안, 잠시 이마좀 빌릴게."


"그게 무슨, 키, 키리토!"

 

in the interest of time.. (흥미로울 시간이 지나간 다음..)

 

"그런거였구나.."


"미안.. 괜히 걱정시켜버려서..

 하지만 참을 수가 없었어.

 분명 그렇지 않을텐데,

 사랑을 받지 못한채로 자랐다고

 한번 생각해버리니까 멈출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키리토한테 도움을 청하려고 몆번이나 마음을 먹었는데도.."


"아스나.

 그건..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어.

 얼굴도 잘 모르는 친.......부모가 돌아가셨고,

 그걸 10살이 되서야 진실을 알았지.

 그때 내가 느낀건..

 지금까지 함께했던 가족이,

 그 사랑이 모두 거짓된 것이 아닐까 하는.. 감정이었는데,

 한동안은 스스로 거리를 엄청 벌리려고 했을 정도로.. 괴로워 했지.

 그렇지만..

 곧 지금까지 돌봐준..

 지금의 부모님의 사랑이 거짓이 아니란걸 깨달았어.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키리토?"


"정해진 답은 없을거야.

 아스나가 생각하는 것,

 그걸 누가 딱 잘라서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문제도 아니고.

 그렇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이 목마른 거라면.. 

 내가 채워주면 되잖아?

 아니, 우리에겐 유이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줘.

 아스나가 딸로서,

 부모에게 받을 사랑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면

 내가, 유이가 그 사랑을 느끼게 해줄게.

 아스나가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듬뿍 주면 오케이.. 어때?"

 

 

 

 

 

 

 

 

 

 

이런 멋진 말을 키리토가 해주다니,


솔직히 감동했다.


그것도 지금까지 겪어온,

나를 구해준, 또는 앞에서 지켜준 검사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이렇게. .한 사람의 평범한 연인으로서

침대에 걸터앉은 내 손을 꼭 잡아주면서

조용한 분위기 아래에 달래주니까..

왠지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사무쳤다.


이런 사람을 두고

혼자서 어젯밤에 끙끙 거렸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지만,

그런 바보 같은 자신을 믿어준

키리토가 너무 고마워서..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혀지기 시작했다.

 

 

 

 

 

 

 

 

 

 

"자, 잠깐 아스나?"


"미안.. 그렇지만 지금은 이렇게 안기게 해줘..

 나.. 아직 좀 더 털어놔야 할게.. 있는 거같아.."


"... 알았어.

 아스나가 풀릴때 까지.. 얼마든지 받아줄게. "


"응.. 고마워.. 오빠.."


"에..? 갑자기?"


"이것도.. 오늘만 부탁할게.

 오늘만 내 오빠 노릇을.. 해줘.

 키리토에게 메달리고 싶어서.. 생긴 욕심일 뿐이지만..

 부탁이에요.. 오빠."

 

 

 

 

 

 

 

 

 

 

사실 되고 안되고가 아니라

심장이 멈출 위기라고 장난성 대사가 입 밖으로 나오려 했지만

지금 그녀의 분위기가 절대로 진지함을 깨서는 안될 것임을 알고 있기에

그저.. 그녀의 하소연을 들어주다

간혹 너무 심해진다 싶으면

그녀의 입술을 끌어다 입맞춤 해주는 것으로..


저녁이 될 때까지 위로해 주었다.

 

 

 

 

 

 

 

 

 

 

"오늘 하루.. 정말 고마웠어.

 키리토.. 오..빠.

 다음에.. 꼭 보답할테니까 기대해줘!

 그럼.. 이따 ALO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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