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릿광대
아무도 남지 않은 한밤중의 서커스 극장에 어릿광대 혼자 남아있다.
저글링 하고 있는 광대는 웃지만 얼굴은 일그러져 있다.
그래도 어릿광대는 태연하게 빈 좌석에 말을 걸어본다.
대답은 없지만 혼자만의 공연은 계속된다.
줄을 타기도, 기타 온갖 재주를 부리기도 하지만 그는 혼자다.
오전 12시, 괘종시계의 소리만이 정각을 알려주고 무대에 달빛이 비친다.
무대에는 굴러다니다 갈 길 잃은 공 몆개와 도구들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다음날 서커스단은 일정을 계속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