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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집.
고인리군 | L:9/A:267
4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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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564 | 작성일 2013-08-05 00: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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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집.

공기는 적당히 메마르고 차갑다.

수분이라고는 한방울도 없어 더욱더 시리게 다가오는 한 겨울의 기운이 폐속 깊숙히 박혀온다.

A시에 온지 1일째 처음 느껴보는, 그것도 홀로 느껴보는 다른곳에서의 공기는 분명 고향의 그것과 별로 다르지않을테지만

기분탓일지는 몰라도 더욱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새로운 곳, 새로운 집, 새로운 사람.

확실히 모든것이 새로워졌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가슴뛰는 고양감은 없다. 오히려 내 자신이 뭔가 할 기분을 만들기위해서

있지도않은 고양감을 짜내고 채찍질해본다.

 

"후-"

 

짧은 한숨, 어렸을때 부터의 버릇이다.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할때마다 나는 한숨을 쉰다.

어렸을때의 버릇이었던만큼 지금까지 자라기까지 수십번도 넘게 지적받았던 버릇이지만 별로 고치고 싶지는 않다.

이것은 이제 나에게에 있어서는 하나의 의식에 가깝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나는 귀찮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다.

어느 정도로 귀찮아하냐면 일반적인 귀찮음을 1로 정의한다면 그것의 36배의 8분의 3정도.

그러므로 나는 무슨일이든지 그 일을 시작하기전부터 그 일을 포기하고싶어지는 몹쓸 버릇이 있다.

그러므로 이 한숨은 포기의 한숨,후회의 한숨,되새김의 한숨

일을 포기하려는 나 자신을 포기하고 그리고 포기한 미래를 그리며 후회하고 그리고 그 짧은 후회를 되새기며하는 무의미하며 낭비적이며 무기력한 의식

오직 나이기에만 할수있는 지극히 무기력한 의식이다.

 

그렇다고해서 나 자신에 불만은없다. 난 나름 내 인생에 만족하며 살고있으며 더욱이 개선의 의지조차없다.

아니 그 이전에 무엇을 개선해야할지 모를정도로 나 자신은 나의 인생과 삶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조금의 버그도없으며 고로 디버깅도 필요없으며 일절의 피드백도 요구하지않는다.

물론 타인에게는 특히나 우리 어머니에게는 그렇게 비치지않는 모양이지만 그 외의 인물에게는 이런 나 자신이 문제된적은 전혀없다.

물론 그 배경에는 타인에 맞춰서 가면을 적절히바꿔쓰는 유연함이 있었기 떄문일지도 모르겠지만말이다.

 

집은 아직 간단한것을 제외하고는 텅비어있다.

믈론 어제 이사를 왔으니 당연한거겠지, 아마도 살풍경이란말이 이런걸두고 하는것이었구나 하는것을 체험중이다.

가구도 심플,벽지도 심플,바닥도 심플 이러다 나 자신까지 심플해지는거 아닌가하는 생각에 이불을 박차고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9시 30분.

배가 살짝 고파온다.

물론 본가에서도 그러했지만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아침을 준비해야한다고하니 이제서야 살짝 평소와는 다른 감각이들게 되었다.

자취의 시작, 그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은 바로 겨우 아침식사!

...

왠지 무기력해져버렸다.

더군다나 반찬도 그리 영양가높은 반찬은아니다.

햄과 김치와 밥 그리고 계란후라이.

아무래도 영양분이 더필요할거같긴하지만 지금 당장은 해결할방법이없다.

낮에 장을보든가해서 영양분을 보급할 방법을 찾아내야할것같다.

 

짧은 식사가 끝나고 또 다시 할일이 없어져버렸다.

혼자산다는것은 이러한것인가 무기력과의 사투라고해도 과언이아니다.

특히나 인생의 절반이 무기력으로 이루어진 사람에게 자취라는것은 참으로 새로운 시련이 아닐수밖에없다.

이대로 가다간 나는 무기력하게 부패한, 썩은 인간이 되어버린다.

몸을 일으켜서 달력을 체크해본다.

학기의 시작은 일주일뒤, 그래 그전에 많은 준비를 해두어야한다.

 

"후-"

 

포기하자, 포기하는걸 포기하자.

그리고 훗날 썩은 집이라고 부르게 되는 나의 새로운 자취방에서의 하루는 시작 되었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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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츠데
소설쓰시는분들보면 대단한것같음 굳굳!
2013-08-05 16:51:46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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