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과 소년은 노래한다-2
“우왁, 도망쳐!”
“예이~.”
거대한 칼이 우리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와 나와 정인이는 아슬아슬하게 그 공격을 피했다. 칼을 휘두른 쪽으로 보자 서있는 건 목 없는 말과 그 말에 탄 목 없는 갑옷 기사.
어이 듀란달이라니 이거 시험 난이도가 너무 비정상적으로 높은 거 아니야?! 듀란달은 『사신』 카테고리라고!
마음 속으로 항의하며 듀란달을 살펴보자, 듀란달 주위의 땅에는 와이번의 시체가 갈가리 찢겨 있었다. 급하게 난이도를 바꾼 건가. 귀찮게 하는군.
“야, 너 아까 마법 저장해뒀지. 빨리……뭐하고 있어?!”
“그게 아까부터 마법이 안써진단 말이지.”
정인이는 듀란달에게서 나오는 검은 연기에 몸이 휘감겨 있었다.
“야 이 바보야! 『사신』 카테고리가 내뿜는 검은 연기는 저장해둔 마법을 강제 디스펠한단 말이야!
“우와, 진짜다. 마법이 전부 사라졌어.”
“……쟤 죽이고, 나는 기권할까.”
어떻게 조용히 처리해버릴까 생각하는 중에 듀란달의 커다란 칼이 다시 한 번 날아들었다. 뒤로 뛰어 가까스로 피하긴 했지만 정인이와 떨어지고 말았다. 아차, 저 녀석 무영창 마법 잼병인데.
듀란달은 어째서인지 내가 아닌 정인이를 노리기 시작했다. 검은 연기가 수십, 수백의 창으로 바뀌어 정인이에게 쏟아졌다.
“꺄악!!”
정말 미치겠네. 대체 난 왜 이렇게 오지랖이 넓은 거야!!
정인이와 듀란달의 사이로 마법진이 그려진 파란색 구슬을 던지고, 술식을 해방하자 둘 사이에 거대한 마법진이 생겨 듀란달의 창을 모두 방어했다.
『호오, 재밌군. 그대가 나의 공격을-』
“시끄러.”
듀란달의 말을 무시하며 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갈지 고민하고 있다. 듀란달은 완전히 목표를 나로 바꿨는지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
7m는 될법한 듀란달보다 거대한 마법진이 듀란달의 머리 위에 생겼다.
『레아보르그』
아무래도 내가 말을 잘라먹어서 그런지 듀란달은 매우 화가 난 상태인 것 같다. 마법진은 곧 공중으로 떠오르며 그 크기를 순식간에 확장하더니 동굴 안의 천장을 뒤덮는 마법진이 크기까지 자랐다.
젠장, 레아보르그라면 분명 극대마법인….
마법진에서 수많은 검들이 생겨나고 있었다.
『좋다, 인간. 이 듀란달. 최선을 다해 싸우도록 하지.』
“아니 왠만하면 좀 봐주지. 이 눈치 없는 목 장애야.”
듀란달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무언의 시위라도 하는 건지 검은 안개가 나를 감싸기 시작했다.
“5영창 이하의 주문은 디스펠이라….”
어차피 5영창 정도의 주문으로는 저거 절대 못 막을 텐데.
『사라져라』
마법진을 가득 매운 수많은 검들이 화살처럼 쏘아지고, 강하게 쏘아진 검들은 마치 폭우가 내리듯 지면으로 다가왔지만-.
『크헉, 대체 무슨……』
검들은 모두 듀란달을 향해 쏘아져 듀란달의 몸을 꿰뚫고 있었다.
애써 검은 안개를 이용하여 막으려고 하는 것 같지만 레아바르도는 수만이 넘는 검들의 폭우. 검은 검의 폭우는 『사신-듀란달』의 몸을 꿰뚫고, 찢어버리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그 정도 안개로는 못 막을걸.”
안개를 형체화 시키며 막고, 자신의 검으로 검의 폭우를 떨쳐내려 하지만 듀란달의 몸은 점점 고슴도치가 되갈 뿐이었다.
『어째서…내 마법이….』
“미안하지만 말이야. 내 특기는 마법 해킹이거든.”
듀란달은 검의 폭우 속에 사라져갔다.
“후우, 왠만하면 싸우기 싫었는데. 아, 너도 일어나. 기절한 척 하는거 다 아니까.”
“헤헷 걸렸네~.”
언제 기절했냐는 듯 해말게 일어나는 정인일 보자 정말 기가막혔다.
“그런 실력을 가지고서도 모른척 하다니. 정말 나쁘네. 사약마셔~.”
죽기싫으니까 관둘래.
“에이~. 그러지 말고, 자 시원하게 들이켜.”
어이, 사약을 마치 스포츠 드링크라도 먹이는 것처럼 표현하지 말라고, 누가 들으면 너가 좋은 놈인줄 알겠어!
“그보다 시험은 통과인가.”
“헤헷, 내가 뭐랬어. 통과할 수 있다고 했잖아.”
……뻔뻔하다. 하지만 뭐-
“통과하면 장땡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