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2
꼬르르륵.꾸르륵.
"으휴...흐... 추워."
얼마나 쓰러진 건지 일어난 지금은 밤이다.
'배..고파. 물...좀'
말할 기운조차 나지 않는다.
하필 빠져나온 곳이 사막이라니 운도 없다.
'쓰러질 것 같아..누구... 누가 좀 날...'
털썩.
기운이 없어 몸을 가눌 수가 없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생각하는 것 뿐이다. 몸은 이미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몸의 기운이 조금이나마 남아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허허벌판의 사막은 아무런 먹을 것도, 쉴 곳도 없다.
할 수 있는 건 돌아다니다가 잠들어 죽어버리는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죽은 목숨이야. 도시에 다다른다고 해도 나는 땡전 한 푼 없는 거지에다가 아무런 능력도 없는 무능력자야.'
더이상 잃을 것이 없다. 얻을 것도 없다.
나는 그저 사막의 모래바람에 휩쓸려 여기저기 날리다가 뼛가루로 남게 되겠지.
졸리다. 또 잠이 온다. 아 이제 죽는구나.
털썩.
"살..려주세요..."
난 아무도 없는 허공에 손을 뻗으며 믿지도 않는 신을 위해 기도하며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살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은 다 잊고 다시 새출발해서 새로운 이름도 갖고 농노 신분을 벗고 살아가고 싶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이 나약한 몸으로 나는 울 수 밖에 없다.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눈 앞이 눈물로 인해 뿌옇게 변한다. 사흘 동안 나는 도대체 뭘 했던 걸까. 지금까지 나는 뭘 위해 살아왔으며 내게 남은 건 대체 뭘까.
'결국 나한테 남은 건 한 포기의 풀조차 없구나.'
메마른 사막의 밤은 평생동안 잊지 못할 칼날같이 매서운 추위를 내게 선사해줬으며,
말라붙은 대지의 위에서 나는 아무도 없는 사막의 품에서 흐느끼다 다시 쓰러져버렸다.
털썩.
--------------------------------
분량이 짧은 것은 다 저의 귀차니즘 탓이죠
끊어서 2 3으로 하는 게 더 자연스러워 보이길래 그렇게 했어요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