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
제가 초등학교 3학년쯤의 일입니다.
여러분 모두, 초등학교의 12시 전설에 아시죠? 왜 12시만 되면 동상이란 동상들은 죄다 움직인다는 그 괴담들 있잖습니까. 제가 다닐때도 그 괴담이 유행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 친구가 저보고 자기가 청소 끝날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저희는 학교에서 컴퓨터를 할 요량으로 컴퓨터실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그날 따라 컴퓨터실의 문이 잠겨있었고, 하는 수 없이 복도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다리는 동안, 친구가 혹시나 절 놀래킬 마음으로 먼저 친구가 와 있을까하는 생각에 (정문을 중심으로 2층 왼쪽 맨끝에 컴퓨터실이 자리잡고 있었고 그 바로 옆이 강당이었습니다)강당의 미닫이 문을 살짝 열고 고개만 들이민 채 그 친구의 이름을 크게 불렀습니다.
아마 어린 마음에 아무도 없는 강당에는 혼자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거였을겝니다. 그래도 혹시 숨어있을까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 저는 강당에 들어가 커튼도 들춰보고 피아노 뒤도 살펴보고 했습니다만, 역시 친구는 없었습니다.
강당에서 나와 한참을 강당문에 기대어 서있는데 친구는 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다리가 아파 그대로 쪼그려 앉았고, 점점 생각은 복잡해지고 친구가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과 짜증이 섞여 밀려왔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꽈광~!
저는 생각할 새도 없이 벌떡일 어나 강당 문을 있는 힘껏 밀어제꼈습니다. 분명히... 피아노를 한번에 짓누르는 그 육중한 소리였습니다. 피아노 소리가 너무 소름끼쳐 제 심장은 미친듯이 쿵쾅댔고 그 소름끼치는 소리가 계속 귀를 울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강당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정적만이 남아 절 기다리고 있었고, 전 어딘가 친구가 숨어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화도 나고 무섭기도 해서 강당을 향해 그 아이의 이름을 힘껏 크게 외쳤습니다.
...그런데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반대쪽 복도에서... 제 친구는 제 이름을 부르며 달려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무도 없던 복도에는 대체 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