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오는 원포올에 적합할까?
※이미 다른 분께서 서술하신 적이 있지만, 한번더 정리해보고 싶어서 제 나름대로 서술해봅니다.※
.
.
.
.
.
시에핫사이 카이 편에서는 미도리야와 밀리오의 자격을 논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대사가 있습니다.
밀리오는 막 구출한 에리에게 "괜찮아..너는 괜찮아."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미도리야는 정체절명의 순간에 "누구도 죽게 하지 않겠어! 너를 구하겠어! "라고 외쳤습니다.
이 별 차이 없어 보이는 두 대사를 의외로 많은 분들이 놓치시더라고요. 중간중간의 휴재 때문에 흐름이 끊겨서인지 아니면 연출이 미흡했던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 중요한 대사를 망각했다는건 상당히 아쉽습니다.
저는 이 두 대사의 차이점이, 바로 밀리오와 미도리야가
서로 추구하는 가치관에 따른 차이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
.
사실 이 둘의 차이점은 눈에 많이 띕니다.
경험의 차이점과 개성에 대한 숙련도의 차이점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이 둘의 가치관의 차이점을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라서 각자의 언행과 행동으로 부터 그 가치관이 녹아듭니다. 그렇기에 타인의 평소 언행과 행동으로 우리는 그 타인의 가치관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도리야와 밀리오가 치사키를 처음 대면했을때의 일화를 꼽을 수 있겠군요. 우리도 알다시피 이때 밀리오는 섣불리 행동을 하지 않고 안전하고 신중하게 피해를 최소화 하기를 선택했습니다. 반면에 미도리야는 에리의 이상을 눈치채고 치사키를 추궁하는걸 선택했습니다. 이 행동으로 알아볼 수 있는 그들 각자의 가치관은 무엇일까요?
밀리오는 "현실적인 최선의 선택"을 추구한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사이드킥을 하면서 쌓인 경험을 토대로 주변 행인들의 피해 최소화와 부득이한 오해의 여지를 최소화 하는 안전함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미도리야는 "이상적인 선택"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의를 보고 외면하지 않고 곧바로 정의를 구현한다는 것은 어느 시대에서나 이상적이니까요.
그러니 우리는 밀리오와 미도리야의 가치관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밀리오는 현실적인 최선의 선택을 추구하지만,
미도리야는 이상적인 선택을 추구한다."
.
.
.
이제 우리는 밀리오가 원포올에 적합한 후계자인지를 측정하기에 앞서 알아볼 것이 있습니다. 원포올은 아직까진 올마이트의 유산이지만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정의를 대변하는 힘"입니다. 정의의 상징인 올마이트는 이 원포올로 초인사회의 안정감을 선사했고 빌런을 억제하는 거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한계라고 외칠때 한계를 돌파한 사나이가 올마이트였습니다. 그렇게 모두에게 "이상은 이루어진다"는걸 몸소 실천했습니다. 이를 미루어 보아 올마이트는 "이상을 실현시키는 존재"였습니다. 모두의 버팀목! 최후의 보루! 정의를 대변하고 악을 억재하는 힘!
그렇기에 원포올은 이상적인 목표를 꿈꾸는 이에게 가장 걸맞는 능력인 겁니다.
.
.
.
그러면 밀리오는 원포올에 적합할까요? 위의 사실들을 미루어 보아 그렇지 못합니다. 자신의 한계를 돌파한것 같은 이 사내는, 사실 모두의 이상을 추구하기에 명백한 한계를 갖고 있다는걸 이번 에피소드로 보여줬습니다. "모두가 희생되어도 너는 괜찮다"는 요지의 발언은 도리어 에리에게 트라우마를 일깨워주기만 했습니다. 반면에 미도리야는, 불의를 정의로 답하는 모두의 이상을 품고있습니다. 불리한 정황에서든 정체절명의 순간에서든 미도리야는 이상을 실현시키고자 분투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올마이트가 찾던 원포올의 후계자상이 아닐까요?
.
.
.
어쩌면 누군가는 "유능한 밀리오가 원포올을 물려받고 이상적인 목표를 재설정 할것이다."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가치관이란건 쉽게 바뀌는것이 아닙니다. 원포올이 이상적인 꿈을 주입해 주는게 아닙니다. 그랬으면 엔데버나 지니스트에게 진작에 넘겨줬을 겁니다. 지금 우리 주위를 둘러봐도 이상적인 꿈을 내려놓고 현실과 타협하는 이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미도리야를 보시죠. 올마이트한테 "현실을 직시해라"라는 뼈를 깎는 통한의 일침을 들었는데도 곤경에 처한 친구를 구해줬습니다. 한때 이상을 실현시키던 올마이트가,현실과 타협하란 조언을 해둔 소년이, 그럼에도 현실이 아닌 이상을 추구하는 미도리야를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요? 제가 올마이트였어도 "이보다 좋을 순 없을겁니다.".
그렇기에 저는 미도리야말로 원포올의 정당한 후계자이다, 라고 다시 한번 더 서술해봅니다.
그런데 아직도 밀리오가 자격있다고 주장하시는 분이 간혹 보여서, 제 생각을 정리해서 한번 적어봤네요.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