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주의)데이비드 밴, <자살의 전설> 일부(수정
언젠가.
카카시 인생의 고통에 대해 엄청 관심이 생겼던 때가 있었어요.
그 중에서도 저는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것에 상당히 관심이 생겼습니다.
대체 카카시의 마음은 어땠을까 궁금해졌는데, 알 수 있는 방법이 간접경험뿐이더라구요.
데이비드 밴의 <자살의 전설>이라는 책은 작가의 경험(아버지의 자살)을 반영해서 쓴 소설이라고 해서
바로 서점 가서 사왔습니다.( 사실 아직도 다 읽은 건 아니고 권말 후기만 읽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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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데이비드 밴의 <자살의 전설>의 권말에 있는
작가의 말 중 일부입니다.(308p~)
줄은 임의로 띄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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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부모님이 이혼한 후의 일입니다.)
... 열세 살 때, 아버지가 나한테 알래스카에서 함께 지내자고 청했다. 난 싫다고 했다. 그곳의 아이들도, 내 삶도 두려웠다. 아버지의 절망감도 거북살스럽기만 했다.
내가 거절한 직후,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물론 나는 죄의식에 시달렸다. 내가 좋다고 했으면, 어쩌면 아버지는 지금도 살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수콴의 섬>이라는 중편 소설을 썼다는군요.
이 .. 책 한 권이 장편의 소설인 게 아니라 소설집인 것 같습니다.
<수콴의 섬>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나오는데
실제로 작가는 아버지와 함께 수콴의 섬에 간 적이 없습니다.
그것에 대한 죄책감과 후회 때문에 쓴 것이죠.)
아버지가 자살하고, 오랫동안 나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려는 노력도 거의 하지 않았다. 처음 3년간은 사람들한테 암으로 죽었다고 했다. 아버지의 행위가 부끄럽고 추하다고 생각한 탓이다.
... 거짓말도 했다. 이유는 학교에서 울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2주 동안 학교를 빠졌으나,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위로 비슷한 것만으로도 울고 말았다. 이런 식의 자제력 결핍이 두렵기도 했다. 15년 동안 불면에 시달린 것도 그 때문이리라.
스물두 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술을 마셨지만 내가 보기엔 그 역시 자제력 문제였다. 아버지의 자살은 그 정도로 충격이었다. 잠을 잘 수도 술을 마실 수도 없었다. 아버지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기에 늘 거짓말을 달고 살았다.
... 나는 이중의 삶을 살았다. 낮이면 올곧은 우등생으로 ...하지만 밤이면 30구경 라이플을 들고 작은 교외를 쏘다녔다.
...어쨌든 그 시절, 난 친구를 모두 잃었다.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쓴 글로 상을 받은 후)
동시에 놀라운 순간들이기도 하다. 사는 동안 최악으로 여겼던 일들이 모두 이렇게 최고의 선물로 변하다니.
2014년 6월, 데이비드 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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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중에는
Manafest의 <Where are you>라는 곡 가사를 들어보면 아마 아버지가 자살한 것에 대한 이야기 같습니다.
가사를 들어보면 "어디 있어요 아빠? 날 사랑하나요? 그렇다면(=날 사랑한다면) 어디 있나요?"라는 부분이 나옵니다.
카카시가 페인전 이후 사쿠모 만났을 때 "이런 데 있었군."이라고 말하는데
아마 한번쯤은 "아빠 어딨어"라는 생각 하지 않았을까요. 어린 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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