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 입장에선 누구라도 상관없음
호첩전의 결말이 이제 다음 주 아니면 다다음 주에 확실히 보이겠는데..
확실히 알게 된 건 환기군의 악명이 중화에 널리 퍼졌다는 것. 그리고 조나라 백성들이 이목 아니면 호첩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킹덤을 통해 보는 전국시대 세계관이든 아니면 현실에서 터져버린 아프간 사태든.. 전쟁은 지옥이라는 걸 실감했어요.
사실 난민들 입장으로선 위쪽이 <누구>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들의 재산, 생명, 가족.. 소중한 것을 지켜줄 수 있는 존재라면 그들은 위쪽에서 <누가> 지켜주든 상관없을 것으로 보였어요.
그게 곽개든 이목이든, 아니면 호첩이든..
왕전의 군략으로 쫓겨난 아홉 개 성의 난민들이 업으로 피난했다가 더 이상 성에 먹을 것이 없어지자 공포에 질려 폭동을 일으켰던
상황만 봐도 알 수 있었고..
더 극한의 상황을 예로 들자면 진나라 군대에게 사로잡히게 되었을 경우, 그들은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적군의 장군이 자비를
베풀기를 바랄 것입니다. 왕전이 <메뚜기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함락한 성의 백성들을 하나도 죽이지 않았을 때, 조나라 백성들이
안심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었죠.
기막히게도 호첩이 뜬금없는 자결 시도로 이런 난민들의 희망을 무참히 꺾고 독자들의 뒤통수도 쳐버렸는데..
결과적으로 환기군의 악명은 이제 조나라에서 지옥의 군단으로 여겨질 정도일 것입니다. 이런 환기를 이목이 격퇴해 대패시키고,
진나라 군대를 조나라 땅에서 몰아내는 위업이라도 달성한다면 당연히 백성들은 이목이 돌아온 것에 커다란 희망을 갖게 되겠지요.
2년 전, 저는 인터넷 서핑중에 우연히 킹덤을 알게 됐어요.
첫화부터가 아니라 인터넷에 나온 왕전과 이목이 서로 대화하는 씬이 들어있는 이미지를 접속해서 608화부터 보게 됐는데 그날 이후
미친 듯이 킹덤의 재미에 몰입하게 됐죠. 그때는 우리나라 독자들이 이목을 쓰레기나 실패자로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입장이었었구요.
608화에서 이 장면에 가장 눈길이 갔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가장 최근의 회차까지 보고 다시 이 장면을 보고 나니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들이 생겼죠.
왜 이목은 포기하지 않는 걸까?
무엇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가며 싸우려고 하는 걸까?
궁금하더라구요.
자신의 실책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장군들, 병사들이 죽었고.. 그들을 위해 <속죄>하고 조나라 백성 단 한 사람이라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그들을 지키기 위해 진나라에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를 갖고 전장에서 환기를 격퇴.
그 과정들을 작가가 그려낼 것 같다고 예상하고 싶어도 문제는 그러기에는 이미 이목의 이미지가 독자들에게 추락할 대로 추락한
수준이라서 그저 안타까웠죠.
심지어 가장 최근에는 호첩이 연나라에서 미쳐 날뛰던 열장으로서의 용맹을 죽기 전에 환기 앞에서 보여줄 거라고 기대했는데
그런 바람마저 작가가 자결 시도라는 전개로 완전히 뒤집어버렸으니.. 이어지는 다음 전개는 예상 가능한 거 말고 완전히 반대나 최악의
경우를 기대하는 게 답이겠다고 느꼈습니다.
(두서없이 적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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