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치의 모든 문제는 작가 성향에서 비롯됨
인터뷰나 라디오 방송에서 일관적으로
보여지는 쿠보의 자세는
1. 만화에서는 주인공(메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2. 본인은 어린시절 만화를 볼 때 주인공(메인) 보다는
멋지고 강한 악역들에게 매료되었고
이러한 악역들야 말로
이들을 쓰러뜨리는 주인공들(트랭크스 같은 겉절이)의 모습을 더욱 멋져보이게 한다고 생각한다.
3. 주인공의 이야기가 아닌 주변의 이야기도
모두 정해뒀지만 1번 원칙에 따라 만화에서는
풀어줄 수 없다.
이 세가지임.
일견 작가의 장인정신이 느껴져서
역시 만신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찬찬히 살펴보면
어째서 블리치가 이 꼴이 났는지에 대한 본질이 바로 나옴.
블리치의 주인공은 이치고이고
만화 자체도 메인 주인공이 만나는 다른 주인공들과의
군상극의 형태로 진행됨.
그러나 메인 주인공은 악역의 멋짐을 드러내기 위한
미소한 무언가일뿐 결코 본인이 빛날 수 없다는
작가 특유의 성향 탓에 절대로 이러한 메인 주인공이
빛을 볼 일은 없음.
주변의 닥달에 못이겨서 주인공에게 금일봉을
내려줄 때도 작가의 본의가 아니라는 티를 팍팍내며
엄청난 개연성을 가지고 두들겨 맞던 쭈구리 시절과는
정반대로 개연성 하나없이 오로지 막타만 치는 구도가
계속 반복이 될 뿐임.
그렇다고 악역들이 강하고 멋지냐고 하면
당연히 그것도 아님.
악역들은 주인공을 제물로 삼아 본인들을 뽐낼 수는
있지만, 딱 거기까지
쿠보의 세계관에서 악역들이란 어디까지나
메인 주인공 외 주연들의 멋짐을 피로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기 때문임.
아니 그러면 대체 누가 최종적으로 재미를 볼 수 있는건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가의 의미심장한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답이 바로
나옴. 본인 스스로도 원작에서 언급하는 것이
부자연스럽고 시의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굳이 섬세하게 공을 들여
설정이나 후일담 인간관계까지
전부 생각해놓은 캐릭터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블리치의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지.
진짜 주인공인 손오공도 그의 라이벌인 베지터도
듬직한 조력자인 피콜로도 오랜 우정을 나눈 크리링도
아닌 메인 에피소드에서 딱 한차례 등장하고
의미있는 전적도 남기지 못한 트랭크스를 콕 짚어서
멋지다고 했었던 쿠보의 힙스터 기질을 생각해보면
마유리나 켄파치가 온갖 조명은 다 받아가면서도
정작 타율은 미묘했던 점까지 전부 의문이 풀려버림
이치고를 팔아서 (쿠보의 세계관에서는 진짜 주인공들인) 호정 13대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OK였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쿠보의 인식 사이의 괴리가 작가가 블리치에서 보여준 온갖 모순들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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