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20대 후반의 이야기
저에게 20대 초중반은 정말 의미없이 시간만 보내고 부모님 등골만 빨아먹던 철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일은 곧잘 관두고 하고싶은건 많았지만 완벽히 준비도 노력도 하지않는 엠생이었습니다
가진거라곤 운전면허1종 보통, 육군 병장 만기 전역
어디 내놓기도 부끄럽고 자립심마저 없던 나날의 연속
그러다 20대 중반에 들어서고 나서야 이대로 살면 정말 답이 없겠구나싶어 일단 꾸준히 한군데서 일해보자고 생각했지만 그 마저도 4개월을 못넘기고 전전긍긍하며 살다
사촌형이 제주도에서 일하는데 좋다고 꽂아주겠다고 무작정 가진 돈으로 일주일간 돌아다니며 숙소에서 면접지원을 하면서 보러 다니다가 돈이 떨어져 다시 집으로 복귀, 뭐라도 해보고자 면접 가능하냐며 전화가 왔고 복귀한 다음날이라 당장 다시 돌아가기가 어려워 화상면접 후 케리어 하나 끌고 제주도에서 1인기숙사를 제공받아 생활을 시작
결국 여기서도 트러블로 인해 4개월을 다 채우기도 전에 이직을 권고받아 깡촌에서 시내로 이직했지만 그간 친하게 지냈던 직원들과 거리가 멀어지니 마음도 멀어지고 썸타던 누나와도 자주 만나지 못하게 되고
근무 스케쥴이 조정이 안되어서 대기만 일주일을 하다보니 잡생각에 결국 더는 못 기다리겠다고 무작정 다시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얻은것이 없는건 아니었고 독립해도 잘 살수 있는 마인드 하나를 갖고 돌아왔을때 친구가 같이 장사나 해보자고
퇴직금이랑 실업급여 남은걸로 가게를 차리자고 제안했고
누구 밑에서 일하는게 안맞는 거 같은 저도 오픈기간동안 최대한 밑천을 닦고자 에어컨 기사를 하시던 형님의 조수로 들어가서 그렇게 가게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당연히 입지를 다지기 전에 얼마나 벌 수 있을지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스트레스로 병도 악화되고 근심만 늘었지만 어느새 단체도 쌓이고 소문도 많이 나고
얼떨결에 시작한 일이 잘풀리고 나니 욕심이 생겨 2시까지 장사하던 시간을 새벽 5시까지 늘리고 7시 오픈으로 늘려 가게에서 잠자기 시작했고 휴일없이 달리다 보니 번아웃도 와서 탈모도 오고 참 다사다난했지만
그 몇달간의 고생이 지금의 자리를 만들어주어 시간을 줄여도 웬만큼 벌게되었고 잃지말자는 초심을 새기며 오늘도 가게에 홀로 앉아 두서없는 글을 쓰고 있네요
안자고 어떻게 버티냐 장사가 안될땐 어쩌냐 그런 걱정도 많이 받지만 사람은 극단적인 상황이 주어지면 누구나 다 가능하다 믿기에 여러분도 하고싶은 도전이 있다면 꼭 한번 해보고 후회하더라도 해본 사람과 안해본 사람의 마인드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자랑같아 보이지만 피와 살과 수명을 깎아먹는 노력을 한다면 어떤 일이든 좋게 잘 풀려갈 수 있다고 생각하여 누군가에겐 조금이나마 와닿는 이야기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세줄요약
1. 열심히해라
2. 망해도 서른전에 망하는건 괜찮다
3. 누나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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