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최강의 2인자

세리가 부끄러운듯 고개를 돌렸고 부끄러움을 보여주듯 양 볼은 한껏 상기되어 있었다. 그녀는 들릴듯말듯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 죄송해요. 이런 거 처음이라."

성희를 바라보는 일수. 그는 꺼림칙한 속내를 숨기며 연기했다. 그의 얼굴은 사랑에 빠진 남자인냥 붉었다.

'...대놓고 거짓말하고 있군. 순진한 척 연기하고 있어. 수상하지만... 일단은 속아주는 척 해주지.'

"처음?"

여자는 방을 나서려고 했으나 일수는 뜨거운 눈빛을 보내며, 여성을 붙잡았다. 일수의 커다란 손이 세리의 등을 부드럽게 만졌고 그의 품안에 성희가 들어왔다.

"다른 언니 보내 드릴게요. 정말 죄송."

"다른 애는 필요 없어."

"네?"

일수의 달달한 음성이 여자의 귓가에 들려왔다. 허나 스윗한 목소리와 달리 일수는 세리를 불신하고 있었다.

"네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

'네 속내를 알아낼 때까지 곁에 두고 지켜보겠다.'

얼마 후.

일수와 샤오민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고 있었다. 일수는 차분하게 머리를 굴렸다.

'B클럽의 대표라면 세리가 일하는 곳의 대표잖아? 세리의 뒤에 이놈이 있었다면, 이놈이 지시해서 세리를 내 옆에 붙인건가?'

일수가 담배를 피우며 계속 생각했다. 

'어찌됬든... 이놈은 두현의 정예들을 쓸어버릴 거라고 했다. 두현의 적은 확실하군. 우리 조직의 적이라면 당연히 없애야 할 존재일터.'

'하지만 놈에 대한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놈을 없애려고 움직일 순 없다. 일단... 정보가 필요하다.'

일수가 생각을 마치고 입을 열였다.

"넌 내가 모르는 인간이고 네 뒤에 누가 있지?'

이후 일수는 흑수회에게서 계속 정보를 빼냈다. 세리가 정보를 캐고자 일수의 옆에 붙었으나, 역으로 일수가 정보를 캐낸 것이다.

이 정보를 토대로 두현은 흑수회 사냥에 나섰다. 흑수회는 압도적인 실력자 까오린기를 필두로 전쟁을 벌였지만, 정보전에서 압도당한 탓에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것이 일수의 천재적인 두뇌 덕분이었다. 결국 핀치에 몰린 흑수회. 천하의 까오린기마저 이정우에 의해 부상을 입고 만다.

독안에 든 쥐 신세가 된 린기. 일수는 그런 린기와 혈투를 벌였다. 자신의 모든 힘을 다 쏟아낸 일수. 그는 특기인 유도 기술로 린기를 제압한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린기와 옆에 서있는 일수. 일수는 흡사 호랑이처럼 포효한다.

"으아아아-!!"

일수의 뒤에 있던 장맹하이. 넷 모두 일수를 훈훈하게 바라보며, 진심으로 일수를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