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6∼7일 재임 중 마지막 한-일 정상회담에서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할 것이라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4일 “기시다 총리가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동의에 사의를 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 있는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옛 미쓰비시 광업이 조선인을 강제동원했던 노동 현장 가운데 하나다. 1939년 2월부터 1945년 7월 사이 조선인 노동자 최소 1500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이) 19세기 중반까지 일본의 전통 금 수공업 생산 발전 단계를 보여주는 드문 문화유산”이라며 2010년부터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 결국 올해 최종 등재에 성공했다. 당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46차 회의에서는 위원국 만장일치로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결정했는데, 위원국 가운데 한국도 포함됐다. 만장일치가 관행인 세계문화 유산 등재 결정은 한국 정부 동의없인 불가능했지만, 일본 정부가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등재에 성공하자 한국의 ‘저자세 굴욕 외교’ 논란이 일었다. 앞서 사도광산 등재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전시물 설치 예정지인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조선인 노동자 동원 과정에 ‘강제’라는 표현을 명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본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실이 사후에 확인돼 논란에 더 불이 붙었다.
당시 외교부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사도광산 전시 내용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강제’라는 단어가 들어간 일본의 과거 사료 및 전시 문안을 일본 쪽에 요청했으나 최종적으로 일본은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일본에 ‘강제성이 드러나는 표현’을 요구했고, 일본 정부가 사실상 이를 받아들였다는 취지로 설명해왔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사도광산 등재에 한국 정부에 감사 뜻을 표하고 ‘외교 치적’을 과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앞서 하야시 마사요시 일본 정부 대변인 겸 관방장관은 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관련해 “두 나라 관계의 추가 진전을 논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일 협력이 더 견고하고 폭넓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과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나라는 제3국에 거주하는 한·일 국민에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두 나라가 상대국 국민 보호에 협력하는 ‘자국민 보호 상호협력’ 문서를 발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아프리카 수단 내전 당시 한국은 교민 구출을 위해 군 수송기를 보내면서 일본인을 태워 철수한 적이 있다. 또 같은 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가자전쟁 시작 때도 교민 철수를 돕던 한국군 수송기에 일본인 45명을 한국까지 이송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일본 정부도 자위대 수송기로 이스라엘에서 철수하는 한국인 33명을 태워줬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이웃 나라끼리 협력 태세를 굳건히 하는 것은 실무적으로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재임 중 마지막 방한인 만큼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도 확인하며 한-일 관계 개선의 흐름을 차기 정부로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라고 풀이했다.
또 일본 정부가 일본에 입국하려는 한국인에 대해 한국 공항에서 ‘사전 입국심사’를 하는 제도를 내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이번 정상회담 의제의 하나로 올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죽은 사람도 시체팔이하는 광기 집단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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