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함께 - 신석정
비낀 햇빛 아래
문득 바라보는 나무
나무 옆에 서보면
나무가 되고,
꽃 옆에 서보면
꽃이 되어도,
두루미 흘러가는
저 하늘을 이고 보면,
너희들의 가슴 언저리에
그 뜨거운 가슴 언저리에 있고 싶어라.
흐드러진 웃음,
그 웃음소리에도
꽃은 피고
마냥 꽃은 피어나고,
빛나는 너희 눈망울이야
그대로 한 개 별빛이거늘,
흘러간 지난날이사
돌아볼 겨를도 없다.
너희들 내다보는 앞날을
나랑 함께 걷게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