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의 과거, 지르코니스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생각 좀 해봤습니다.
여러모로 충격과 공포의 전개를 보여주던 514화였는데요.
아이린의 과거 이야기와, 대마투연무 당시 지르코니스의 과거 이야기가 얼핏 상충되어있는 것 같아 한번 연구를 해봤습니다.
연구라기보다는 정리글에 더 가깝겠네요.
좀 기니까 결론만 보고 싶으신분들은 아래만 보셔도 됩니다.
일단 아이린의 이야기는 "이슈갈의 드래그노브 왕국에선 드래곤들과 인간이 공존하고 있었고, 자신이 멸룡마법을 고안해냈다."라는 건데요.
덕분에 아크놀로기아는 멸룡마법의 창시자 앞에서 멸룡마법 가지고 자랑질한게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아이린이 아크놀로기아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었던 점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이상적인 왕국을 부숴버린 원흉이니 미워할 수 밖에 없는거지요.
문제는 대마투연무에서 등장했던 비취의 드래곤, 지르코니스의 과거 이야기인데요, 대충 기억나는 대로 적으면 "드래곤들은 인간을 먹이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드래곤 중 한 마리가 인간과의 공존을 생각했고, 때문에 드래곤들은 두 파벌로 나뉘어 전쟁을 일으켰다. 전쟁에서 밀리던 친인간파 드래곤들은 인간에게 드래곤을 상대할 수 있는 마법을 주었고, 그것이 멸룡마법의 유래이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여기서부터 하나 하나 짚어보겠습니다.
Q1. 400년 전 이슈갈에 존재하던 드래그노브 왕국은 드래곤과 인간이 공존하던 나라였다. 그렇다면 인간을 먹이로밖에 생각하지 않던 지르코니스는 서쪽 대륙 출신인가? 이 경우, 서쪽 대륙의 드래곤들의 지성이 없다는 베르세리온과의 말과 모순된다.
A: 이는 지르코니스가 이슈갈의 드래곤이지만 드래그노브 왕국 출신은 아닌 드래곤일 수도 있다는 걸로 설명 혹은 변명이 가능합니다. 아직 전체적인 내용이 다 나오지 않아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설마 드래그노브 왕국이 드래곤들의 총본산이었을리는 없을테고 말이죠.
혹은 베르세리온의 말과는 달리 서쪽 대륙에서도 지성이 있는 드래곤들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걸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지르코니스는 아라키타시아 출신이 됩니다.
Q2. "드래곤 중 한 마리가 인간과의 공존을 생각했다", "두 파벌로 나뉘어 전쟁을 일으켰다."는 지르코니스의 말은 이미 번성하고 있었던 드래그노브 왕국의 존재 때문에 모순된다(지르코니스가 이슈갈 출신이라고 가정할 경우).
A: 물론 어떻게든 하면 모순될 게 없지만 한 번 생각을 해보면, 우선 "이슈갈의 드래곤이 인간과의 공존을 생각했다"의 경우, "드래곤 중 한마리가"라고 지르코니스가 명시한 것과 달리 이미 수많은 드래곤들이 인간과 정답게 지냈다고 하는 드래그노브 왕국의 설정과 모순되지 않느냐라는 반론에 부딪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 지르코니스의 말대로 드래곤 중 한마리가 공존을 생각했고, 그래서 만들어진게 드래그노브 왕국이라고 설명하면 모순점은 없습니다.
다음으로 "아라키타시아의 드래곤이 인간과의 공존을 생각했다"면 아라키타시아에서만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므로 이야기 전개가 안 됩니다. 위에 가정했듯이 지르코니스가 이슈갈 출신일 경우 '어떻게 아라키타시아의 이야기를 알고 있었냐'라는 또 다른 문제점이 생기는 건 차치해도 말이죠.
Q3. "친인간파 드래곤들은 인간에게 드래곤을 상대할 수 있는 마법을 주었다"는 말은 아이린이 멸룡 마법을 고안했다는 것과 모순된다.
A: 이는 쉽게 끼워맞출 수 있습니다. 아이린이 멸룡 마법이라는 개념은 고안하되, 그 마법의 메커니즘 등은 다른 드래곤들(예를 들면 베르세리온이라든지)이 만들고 전수까지 헸다면 모순은 없습니다. 그 시점의 아이린은 드래곤이었으니 아이린을 친인간파 드래곤이라고 해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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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토대로 정리하면
(1) 이슈갈, 아라키타시아 대륙의 드래곤들은 인간을 식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2) 이 때 이슈갈의 드래곤 중 한 마리가 이에 의문을 품고 인간과의 공존을 꾀했다.
(3)이에 의해 이슈갈의 드래곤은 식인 드래곤과 친인간파 드래곤의 두 분류로 나뉘었다(아직 전쟁은 일어나지 않음).
(4) 친인간파 드래곤들은 드래그노브 왕국을 세우든, 혹은 이미 아이린에 의해 세워져있던 드래그노브 왕국에 찾아오든 해서 인간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5) 그러던 중 아라키타시아의 드래곤들은 이슈갈로 넘어올 생각을 하게 되었다.
(6) 이로써 전쟁(=용왕제) 발발.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이게 제 1차 대륙간 전쟁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로에서 메이비스의 연표에 나와있는 걸 보면 X686년 제 2차 대륙간 내전이 있었는데요. 제 2차가 있는 만큼 당연히 제 1차가 있었을 텐데, 전 용왕제가 그 제 1차 전쟁이라고 생각합니다.)
(7) 아라키타시아에서 온 드래곤들에게 이슈갈의 드래곤들은 밀리게 된다.
(염룡왕이라고까지 불리던 이그닐이 있었는데도 밀린걸 보면 이해가 안 되지만 이그닐이 본래 인간에게 간섭하지 않으려는 성향의 중도파 드래곤이였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때까지는 참전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8) 아이린이 멸룡 마법을 생각해내고, 드래곤들은 인간들에게 멸룡 마법을 전수하여 함께 아라키타시아의 드래곤들과 싸우게 한다.
(9) 드래곤 슬레이어의 힘 덕분에 전황은 바뀌어 이슈갈 측이 승기를 잡지만, 한 명의 드래곤 슬레이어에 의해 오히려 이슈갈 측의 드래곤들도 모두 살해당하고 만다.
(10) 용왕제 끝. 용왕은 아크놀로기아.
(11) 드래그노브 왕국은 파괴되고, 살아남은 아이린은 제레프의 수하에 들어간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다만 어떻게든 설명이 불가능한 것은 엘자가 나츠와 같이 400년 전 출생임에도 BOFT 때 멀쩡히 술식을 통과한 건데... 이건 어떻게 또 작가가 억지로 끼워맞출지;;
최대한 작중에 나온 팩트만을 추려내서 어떻게든 이야기를 만들어봤는데,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작가가 다음화에도 과거 회상을 계속할 듯 싶은데 제발 더 이상한 전개로 가지만 않았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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