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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글, 장문) 실제 역사상 왕전 VS 이목 매치는?
마인대승정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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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3-0 | 조회 4,393 | 작성일 2022-03-29 02: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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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글, 장문) 실제 역사상 왕전 VS 이목 매치는?

이건 일단 제 추측이며, 역사 기록이 하도 부족해서 제 뇌피셜로 많이 때우는 추측입니다. 그냥 재미로 봐주세요

 

한줄요약 : 저는 왕전이랑 이목이 싸우고, 왕전이 털렸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그렇지만 왕전군이 완전히 다 포로로 잡힌 수준으로 개털린건 아니었고, 지고나서 상황을 잘 수습했으리라 예측합니다.

 

1.엇갈리는 기록

 

다들 어느정도 아실텐데요 일단 사기 기록부터 전국책까지 이 조나라 멸망전에 대해서는 말이 전부 다릅니다.

 

진시황본기, 백기왕전열전 - 왕전, 양단화, 강외가 스무스하게 진나라 접수했다.

 

* 염파인상여열전 - 이목,사마상이 조나라군을 막았다.

 

* 전국책 - 왕전이 조나라 전쟁에 나갔는데, 이때 환기가 이목한테 죽고 진나라군은 개털렸다. 왕전은 빡쳐서 곽개한테 직접 뇌물을 먹여 이목을 죽였다.

-> 사기 기록에는 당연히 진나라 조정이 뇌물을 먹였다고 기록되어있음.

-> 전국책에선 한창이라는 애가 이목 죽였다는데? 하는데 그것도 나옴, 일단 전국책 진나라 파트에선 한창이 이목을 죽이고, 조나라 파트에선 곽개가 이목을 죽인다.

 

* 자치통감

 

 

 

-> 기본적으로 전국책 파트와 비슷하지만, 이목이 진나라군을 격파했다고 명확히 나오지 않았으며, 환기가 죽었다는 이야기도 없다.

 

이렇게 기록이 다 다르기 때문에, 확실하게 왕전이 안털렸다. 이목이 그냥 왕전이랑 서로 눈싸움하다 곽개한테 졌다. 이렇게 상황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 일단 당시 전쟁 전 상황부터 천천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2. 나라 망하기 일보직전인 조나라 상황 / 요충지를 다 처먹은 진나라 상황

 

五年(오년),代地大動(대지대동),自樂徐以西(자악서이서),北至平陰(북지평음),

臺屋墻垣太半壞(대옥장원태반괴),地坼東西百三十步(지탁동서백삼십보)。

六年(육년),大饑(대기),民訛言曰(민와언왈):

「趙為號(조위호),秦為笑(진위소)。

以為不信(이위불신),視地之生毛(시지지생모)。」

 

유목왕 천 5년(기원전 231년)에 대(代)나라에 큰 지진이 발생하여 악서(樂徐) 서쪽에서부터 북쪽 평음(平陰)에 이르기까지 누대, 가옥, 담장 태반이 부서지고, 땅이 동서로 130보나 갈라졌다.

유목왕 천 6년(기원전 230년)에 대기근이 들자 민간에서는 유언비어가 떠돌았다.

 

“조나라는 울고 진나라는 웃는다네. 못 믿겠거든 땅에서 나는 풀을 보라.”

 

(글쓴놈 주석 : 한문 보면 알겠지만 '땅에서 나는 풀을 보라'가 아니라, '못 믿겠거든 땅에서 털이 자랄 것이다.'라고 해석하는게 맞습니다. 모가 머리카락 모자입니다.)

 

- 사기 : 조세가 조유목왕편

 

왕전 / 양단화가 조나라 침공하기 1년 전까지 조나라는 이런 끔찍한 자연재해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조나라군은 얼마나 죽어나갔는지 말 안해도 알듯 합니다. 먼저 장평대전에서 45만 사망, 진나라 장수 규 (왕기 좋아하던 걔 맞습니다)가 조나라군 9만명 몰살, 호첩이 10만명 끌고갔다 환기에게 10만명 몰살.

 

여기에 염파가 이끈 연조전쟁에, 몽오가 조나라 37개 성 먹었다가 신릉군이 연합군 끌고오니 호다닥 도망간 일에, 태원과 진양이라는 요충지까지 진나라가 먹었습니다. 그리고 연나라와는 꾸준히 싸웠고요.

 

다 승리하긴 했지만 이목도 방어전 두번이나 치렀습니다. 환기 한번 이기고 그 다음 번오(번오가 남번오 북번오 있는데, 북번오보단 남번오라는 추측이 더 합리적인거 같습니다. 남번오 위치는 한단 남쪽인데 그 다음에 이목이 한/위나라 군대와 대치했다는 기록이 있거든요)에 쳐들어온 진나라군을 또 막았습니다.

 

이런 상황이니 진나라는 조나라 공격하기엔 정말 절호의 기회였을 것입니다.

 

그럼 반대로 진나라 상황은 어땠을까요?

 

 

 

별 표시 된 곳은 정형 제외하고 다 진나라가 먹었습니다.

 

보면 알겠지만 진나라는 그동안 전쟁하면서 상당, 태원, 요양 등등을 다 먹었는데 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죄다 태행산맥 한가운데 있는 도시입니다.

 

태원? 거기 어디지? 싶을텐데 노애가 반란 일으켰던 그 동네입니다. 킹덤에서도 요충지라고 하는데 지도 보면 딱 알 수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환기가 이목이랑 싸울때는 저 태원을 통해서 백도어를 시도하고 한단 북쪽을 공격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조나라는 백도어에 노출된 상황.

 

대충 상황은 알았으니, 이제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알아봅시다.

 

3. 전쟁 진행과정

 

일단 기록 자체가 너무 간단한데 그래도 어떻게든 끌어 맞춰봅시다, 이 전쟁의 경과가 (그나마) 기록되어 있고 (그나마) 믿을만한 사기의 기록들을 가져와 보겠습니다.

 

조왕 천(遷) 7년, 진나라가 왕전(王翦)을 보내 조나라를 공격하자 조나라는 이목과 사마상(司馬尙)을 시켜 그들을 막게 했다. 진나라는 조왕이 총애하는 신하인 곽개에게 많은 돈을 주어 이간책을 써서 이목과 사마상이 반란을 꾀하고 있다는 말을 퍼뜨렸다. 이에 조왕은 조총(趙蔥)과 제나라의 장군 안취(顔聚)를 보내 이목을 대신하게 했다. 그러나 이목이 그 명령에 따르지 않자 조나라는 사람을 보내어 몰래 이목을 정탐하게 하고는 그를 체포해 죽이고, 사마상은 해임했다. 석 달 뒤, 왕전은 신속하게 조나라를 공격해 크게 이기고 조총을 죽였으며, 조왕 천과 그의 장군 안취를 사로잡으니 조나라는 결국 망하고 말았다.

 

- 사기 : 염파인상여열전

 

18년에 왕전은 병사를 거느리고 조나라를 공격하길 1년 남짓 마침내 조나라를 무너뜨리니 조왕은 항복했다. 이렇게 조나라의 땅을 모두 평정하여 군으로 삼았다.

 

- 사기 : 백기왕전열전

 

7년에 진나라가 조나라를 공격했다. 조나라의 대장 이목, 장군 사마상(司馬尙)이 반격했다. 이목이 죽임을 당하고 사마상은 파면되었다. 조총(趙怱)과 제나라의 장수 안취(顔聚)가 그들을 대신했다. 조총의 군대는 격파당하고, 안취는 도망쳤다. 조왕 천이 항복했다.

 

8년(기원전 228년) 10월에 한단이 진나라의 땅이 되었다.

 

 

 

- 사기 : 조세가 조유목왕편

 

18년, 군사를 크게 내어 조나라를 공격했다. 왕전이 상지(上地)의 군사를 이끌고 정경(井陘)을 공격했고, 양단화가 하내의 군사를 거느렸다. 강외(羌瘣)가 조나라를 토벌하고 단화가 한단성을 포위했다.

 

19년, 왕전, 강외가 조나라 땅 동양(東陽)을 모조리 평정하여 취하고, 조나라 왕 천(遷)을 잡았다.

 

- 사기 : 진시황본기

 

보면 알겠지만 사기에선 이게 끝입니다. 뭐 더 찾아보려고 해도 내용이 없더라고요. 일단 이걸로 알 수 있는 내용들을 최대한 알아봅시다

 

첫번째, 진나라군은 북쪽, 남쪽에서 조나라 수도 한단을 쌈싸먹기 하려고 했다

 

 

 

정형이라는 곳은 한신이 KDA 레전드 찍은 곳으로 유명한 그 정형이 맞습니다. 왕전이 상지(높은 땅)의 병사를 이끌고, 정형으로 내려왔다 (아래 하 자 정확히 써져있었음)라고 써져있어서 이 공격루트는 확실합니다.

 

그 다음 양단화의 공격루트인데, 양단화는 하내, 즉 황하 이북 / 한단 남쪽의 병사들을 이끌었다고 적혀져있습니다. 진짜 하내현이 저 근처에 있기는 한데, 이미 진나라가 업을 먹은 상황에서 굳이 더 먼곳에서 출발할 이유가 있나 싶어서 양단화는 업에서 출발했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강외는 이때 왕전의 부장으로 종군했으리라 추측됨, 따로 어느 방향으로 갔다는 얘기가 없습니다.

 

상황을 보면 그야말로 막장스럽습니다. 나라 꼴도 개판인데 쌈싸먹기 들어왔고요, 그리고 업에서 한단까지의 거리를 보면?

 

 

 

업에서 한단까지 50km도 안떨어져있습니다...

 

그냥 걸어서 가도 하루면 도착합니다. 거기다 지형 보면 알겠지만, 싹 평지입니다.

 

 

반대로 왕전이 갔던 태원 -> 정형 루트는 딱 보기만 해도 험준한 산악지형입니다. 지금 기준으로도 걸어서 가면 48시간인데 당시 도로사정이나 몇만명씩 산타고 가려면 정형까지 꽤 오래 걸렸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긴 합니다.

 

두번째, 침공 루트는 알았으니 이제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대충 추측해보자.

 

전투 자체는 별 다른 내용이 없는데, 다른건 몰라도 '전투한 시간'은 꽤 눈여겨볼만 합니다.

 

먼저 기본적으로 이목이 죽고 나서 '석달뒤 조나라 군대가 박살나고, 조나라는 망했다' 라는 말은 사기 염파인상여열전에 등장하는데, 전국책을 비롯한 여러 저서에 이 석달이라는 시간이 언급되는 것을 본다면, 이목이 죽기 전까지는 일단 조나라는 어찌저찌 버텼다는 뜻이고, 이건 다들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이제 왕전과 양단화가 조나라를 정복하는데 걸린 시간을 다시 보도록 하겠습니다.

 

8년(기원전 228년) 10월에 한단이 진나라의 땅이 되었다.

 

- 사기 : 조세가 조유목왕편

 

18년에 왕전은 병사를 거느리고 조나라를 공격하길 1년 남짓 마침내 조나라를 무너뜨리니 조왕은 항복했다. 이렇게 조나라의 땅을 모두 평정하여 군으로 삼았다.

 
- 사기 : 백기왕전열전

 

이걸 보면 알겠지만, 작년에 출발해서 다음해 10월이 될때까지 조나라를 멸망시키기 못했다.

 

저때 중국은 10월이 마지막 달이라서 10월 다음이 1월입니다. 그럼 18년에 한단 박살나고, 조왕이 항복하고, 가 태자가 도망친 대 지역을 빼고 나머지 지역은 진나라가 접수했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

 

이 시간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목이 그냥 대치만 했다면 저 상황에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상황 보면 알겠지만 위쪽을 막으면 한단이 털리고, 한단 막으려면 백도어한 왕전이 들어오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도 1년을 버텼다는건, 진나라군에 꽤 피해를 입혀서 진나라군이 더 공격 못하게 만들었다는 상황이라 추측됩니다.

 

이목은 장기전을 즐기지 않았냐고 생각할텐데, 사실 이목은 더이상 장기전 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수도에서 50km 거리도 안되는 곳에 진나라군이 들어와있는데, 이 상황에서 장기전 가자는건 진짜 미친짓입니다.

 

게다가 앞에서 얘기한 내용들을 보면 알겠지만 여기에 병사는 줄줄이 죽었고 대기근에 대지진에 먹을 쌀은 있나 싶을 정도로 아주 그냥 나라가 망하기 일보직전인데, 이런 상황에선 암만 장기전을 좋아하는 이목이라도 한단에서 농성전 하면 그대로 망하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판단했으리라 봅니다.

 

심지어 이땐 한나라도 망해서 도와주러 올 다른 나라도 부족했습니다. 이건 역피셜로 조나라 패기전에 한나라 먼저 정복하는게 좋다고 진시황이 조언 들은거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목은 진나라군 상대로 오래 버텼는지, 그리고 왜 진나라가 이목을 제거하려고 그렇게 애썼는지. 제 뇌피셜을 한번 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이젠 완전히 뇌피셜 영역입니다. 여기서부턴 진짜 재미로 봐주세요

 

 

 

 

18년, 군사를 크게 내어 조나라를 공격했다. 왕전이 상지(上地)의 군사를 이끌고 정경(井陘)을 공격했고, 양단화가 하내의 군사를 거느렸다. 강외(羌瘣)가 조나라를 토벌하고 단화가 한단성을 포위했다.

 
- 사기 : 진시황본기
 
일단 이목은 이 상황을 보고 '아...진짜 망했는데 그래도 미드오픈은 못하겠으니 끝까지 가보자.' 이렇게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18년에, 양단화가 한단을 포위했다는 기록은 있는데, 정작 한단이 함락된건 다음해 10월입니다.
 
이 상황을 다 종합해본다면, 제 추측은 이렇습니다.
 
- 먼저 이목은 위 아래로 쌈싸먹히는 상황을 보고, 이제 철벽수비는 글렀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이목은 사마상을 불러서, 이제부터 네가 한단을 지키라고 합니다. 사마상은 한단에서 농성전 들어간다음 본인은 군대를 끌고 왕전군을 요격하러 북쪽으로 감.
 
- 양단화는 한단 포위, 사마상은 피토하며 막습니다.
 
 

여기가 왕전 공격루트입니다. 일단 왕전은 정형을 공격했다고 하니, 어떻게 정형까지는 갔다고 생각합니다.

 

- 이목이 군대를 이끌고 정형에 도착, 어떻게든 왕전을 단기전으로 끌어내고 왕전의 군을 격파함.

 

- 사마상은 여전히 피눈물 흘리며 양단화 막으면서 핑 계속 찍는중

 

- 이목이 왕전을 조지고 다시 내려옴, 양단화까지 격파하건, 아니면 양단화가 망했다 싶어서 튀거나, 아니면 한단 포위만 하고 들어가지 않았거나, 전쟁은 더 진행되지 않고 내년까지 끌립니다. 

 

- 진나라는 조나라를 금방 점령 할 수 있겠지만 화들짝 놀라서, 이목을 꼭 죽여야겠구나 싶어 곽개한테 뇌물 살포, 결국 이목 죽고 세달만에 한단 날아가고 조나라는 멸망합니다.

 

4. 왕전이 왜 싸움을 받아주냐?

 

이게 제일 의견이 많이 갈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왕전은 초나라전이나 보신책을 보면 굉장히 신중한 것으로 유명하거든요.

 

그런데 앞서 제가 말한대로면 왕전은 이목한테 성급하게 싸움을 걸었다가 털렸다는거라서 이게 말이 되냐고 묻고싶은 사람이 많으실텐데요.

 

사실 당시 상황을 고려한다면 아무리 신중한 왕전이라고 해도 개연성은 충분합니다.

 

당시 조나라 상황은 공격을 안하면 이상할 정도로 막장이었다 : 바로 내일 나라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고 그동안 전쟁을 치루며 조나라군도 엄청나게 죽었습니다. 그리고 추측하건대 병력도 왕전이 훨씬 많이 쥐고 있었을 것이고, 이런 유리한 상황에서 싸움을 걸지 않고 버티는 것도 이상합니다.

 

 

 

왕전의 공격루트의 문제점 : 백도어 전략이 이론상으로 좋은데, 지도를 다시 보면 문제가 좀 있습니다.

 

바로 보급이 엄청나게 어려운 지형입니다. 산길 꼬불꼬불한 지형이라서 보급하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리리라 예상이 가능한데요, 따라서 왕전은 일단 정형을 뚫고, 평지로 내려가서 양단화군과 만나 평지를 통해 보급 빵빵하게 받으며 백도어로 조나라 북부 ~ 동부를 털어먹을 생각이었을 것 같습니다.

 

- 정형을 뚫어야 조나라 북부로 갈 수 있다. : 그런데 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태행산맥 루트에서 조나라 북부로 가는 길을 저 정형이 딱 막고 있습니다. 저길 무조건 뚫어야 갈 수 있으니, 왕전 입장에서도 급한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 이목도 장기전을 노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 여기서 이목은 도저히 존버로 장기전 할 상황이 아니었고, 어떻게든 왕전군을 격파할 생각을 했다면 왕전이 때리러 오게 계속해서 도발했을겁니다.

 

- 전국책의 기록중 눈여겨 볼 것은, 왕전이 이목을 미워하여 곽개를 직접 매수했다는 것이다. : 일단 전국책의 내용 중 환기가 죽었다는 것까지는 사기의 오류건, 전국책의 오류건 넘어 간다고 쳐도, 묘한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전국책의 기록중 특이한 것은 '왕전이 이목을 미워하여, 곽개를 매수했다.'라는 내용이다.

 

이것은 왕전이 직접 이목한테 쳐맞지 않았다면 나올 수가 없는 반응입니다. 물론 사기에서 매수의 주체는 진나라 조정이긴 하나,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면 왕전은 일단 이목에게 패배하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존재하기에, 왕전은 신중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이목과 싸웠다가 패배했을 개연성은 충분합니다.

 

그럼, 왜 왕전은 환기처럼 진시황한테 죽을 걱정을 하지 않았고, 나중에도 계속 중용되었는가?

 

이것도 제 뇌피셜인데, 사실 왕전도 이 상황에서 죄를 따지지 않고 무사히 넘어갈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 상황을 보면 알겠지만, 저 상황에서 공격 안하는게 더 이상하다 : 사실 우리가 이목이 이길걸 아니까 싸워준 왕전이 멍청해보이는거지, 지금까지 나온 것만 봐도 왕전이 공격을 안하는게 더 이상한 수준입니다.

 

조나라군은 약해 빠졌고, 저기만 뚫으면 바로 전쟁 끝나는 상황인데 공격을 안하는게 더 이상하니까요. 암만 진시황이 정신이 나간 양반이었어도 그것까지는 고려했으리라 생각합니다.

 

- 양단화도 같이 털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 만약 양단화도 왕전을 털고 돌아온 이목 & 사마상 콤비에게 크게 털려서 왕전만 탓하기 뭐한 상황이었다면 그냥 적당히 문책받고 끝났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시 왕전은 뉴비, 이목은 레전드였다 : 기전파목 기전파목 하고, 킹덤에서 동급으로 묘사되니 우리가 왕전 이목이 같은 세대에 비슷한 명성을 쌓았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만, 사실 이 당시 이목은 레전드 그 자체이자 염파를 이은 조나라 구국영웅이었습니다. 반면 당시 왕전은 환기, 양단화랑 같이 조나라 원정군의 장군중 하나로 본격적으로 명성을 쌓기 시작하여서 급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이목과 왕전의 위상차는 매우 컸을테고, 왕전이 패전했다 하더라도 진시황이 대진운이 너무 나쁘다고 생각하여 봐줬을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 지긴 졌지만, 그래도 너무 심하게 개털리지는 않았다 : 또한 왕전이 지긴 했어도 환기만큼 군대를 말아먹진 않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이목은 빠르게 한단으로 회군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렇다면 패배한 왕전군을 추격해서 완벽히 섬멸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추측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조나라군 병력도 진나라군보다 한참 딸렸을 것이니 더욱 더 추격 섬멸이 어려웠을테고요.

 

기동이 어렵다는 산지라는 측면이 이럴때 왕전에게 도움이 되었을텐데, 이목도 산길이 험하니 무작정 추격하긴 망설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왕전은 패전했다고 하더라도 꽤 많은 병력을 살려서 후퇴했으리라 봅니다. 지긴 졌어도, 이정도면 어찌저찌 봐줄만한 수준(그렇지만 또 공격 가기에는 또 뭐한)으로 피해를 보고 돌아왔을 것 같네요.

 

결론 : 왕전은 지긴 졌어도 왜 졌는지 납득이 갈만한 상황에서 졌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왕전이 거품이라고 깎아내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목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대단한 장군이었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제 역사의 이목은 진짜 파면 팔수록 놀라게 됩니다. 

 

그냥 역사 기록 그대로 만화로 그려도 만화같은 양반인데, 이런 양반을 망친 하라...당신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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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파이손
좋은 글 감사합니다.
소년만화의 진부한 클리셰 다 갈아버리고 베르세르크급 꿈도 희망도 없는 지옥 같은 전국시대를 작가가 연출해서 이목을 백기, 왕전, 염파처럼 용군최정 모드를 보여줄 거라고 킹덤 초반에 읽을 때부터 그렇게 기대했었던 적이 있었죠.
2022-03-29 02: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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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대승정
초반은 확실히 꽤 다크하고 숨막히는 느낌이었죠 ㅋㅋㅋ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이목은 뭐... 요즘 제대로 알아보니 왜 기전파목으로 불리는지 알 것 같습니다. 중국에선 이목을 백기보다 더 높게 쳐주는 사람도 있는데, 괜히 그런게 아니더라고요.
2022-03-29 02: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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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파이손
업 공략전부터 다시 봤는데.. 이목은 진짜 왕전과 모든 면에서 동전의 양면처럼 대비되게 디자인된 것 같더라구요.
2022-03-29 03: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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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대승정
사실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은, 기록이 얼마 없지만 실제 역사와 킹덤에서 왕전과 이목의 이미지가 정반대라는겁니다.

역사상 왕전 - 덕장, 부하들과 사이 매우 좋음, 물량 많이 끌고가는 것 선호

역사상 이목 - 상대보다 유리한 상황에서 싸운적이 없음, 권력층에게 의심받음, 성격이 날카롭고 꼿꼿함 (왕에게도 할 말은 함)

그리고 나이도 킹덤과 반대인데요, 실제로는 이 당시엔 왕전이 아마 이목보다 더 어렸을겁니다. 이목은 243년에 상국이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아무리 젊은 나이에 상국을 달았어도 30대 후반에 상국을 달았을테니 킹덤이랑 다르게 이목이 나이가 더 많았을겁니다.

하라가 처음에 이걸 생각하고 만든건지 궁금하긴 합니다
2022-03-29 03:28:05
추천0
마크파이손
의안 - 비하 전투 에피소드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음 주가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
나중에 왕전도 번오 전투에서 30만 대군을 이끌고 싸우지만 이목에게 패배하는 것으로 기록이 있다는데 작가가 그건 나중에 또 어떻게 연출할지 기대가 되네요.
2022-03-29 03:39:33
추천0
마인대승정
아 번오전투는 왕전이 지휘한게 아닙니다. 30만이란건 아마 열국지 내용인거 같은데 사기나 전국책엔 그런 내용이 없고... 저때 진나라군 지휘관 이름은 알려져있지 않아요
2022-03-29 03:41:00
추천0
마크파이손
그렇군요. 작가가 연재를 위해 각종 역사기록을 참고한다고 하는데 번오 전투는 그래도 왕전 vs 이목 매치업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
2022-03-29 03:50:50
추천0
코리안좀비
조나라가 망하는데는 대지진이 또 한몫을 했죠.. 게다가 먹을 식량이 없어서 한단에서 식량 쟁탈전이 줄을 이었다고..
2022-03-29 16:07:45
추천0
마인대승정
그렇죠, 기록 보면 이런 상황에서도 나라 지킨 이목이 진짜 사기캐입니다 ㄷㄷㄷ
2022-03-29 16:24:12
추천0
읽는 것도 힘든데 쓰신 분은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지도를 보니 정형이 생각보다 위쪽에 있네요
한신이 황하를 건너 조나라 치는거 볼때는
업성 근처일 걸로 생각했는데
저렇게나 돌아가다니 ㄷㄷ
2022-03-30 12:05:28
추천0
마인대승정
사실 글 쓰는게 정말 재미있어서 힘들진 않았습니다 ㅋㅋㅋ... 쓰면서도 이목이 대단하고, 왕전도 질만해서 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형전투가 그래서 사실 한신이 너무 뛰어났던거지, 당시 패배한 조나라군이 그렇게 바보는 아니었다는 설이 괜히 나오는게 아닙니다. 한신의 군대가 저렇게 깊숙하게 들어갔으면 정형에서 꼭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심지어 한신이 이미 조나라군 털고 아래쪽 지역까지 접수한 상황이니...
2022-03-30 15: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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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2022-04-05 07: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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