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픽션을 통해 이해해 보려는 뻘글
1. 무시간성
내가 어제부터 10시간 동안 짧은 소설을 하나 썼다고 치자.
그 세계관이 1241조 1241억 5345만 6839년 전부터 존재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진실로 그 세계관이 만들어진 것은 불과 어제임.
소설 속 흐름에서 10억 년은 나한테 '그리고 10억 년 뒤, 마법사가 말했다.'라는 단 한 문장을 적는데 걸리는 시간 5초에 불과함.
혹은 소설 속에서 단 하루 만에 일어난 범죄 상황을 묘사하는 데에 나는 1년의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음.
미리 소설의 도입부와 결말을 정해두면, 우리는 세계관의 시작과 끝을 알고 그 너머에 존재함.
세계관이 시작되기도 전에 존재했기 때문에 세계관의 모든 것에 선행됨.
이러한 개념으로 우리는 신이 시간이 초월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음.
2. 전능
이거 생각보다 쉬움.
전능은 우리가 아주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음.
무엇이든 글로 적으면 땡임.
우리가 어떤 대상을 글로 적기 위해서는 그 대상을 이해할 필요가 없음.
'어떤 외계 종족이 강림해서 인류의 모든 경제 문제를 해결했다'
님들은 인류의 모든 경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아야만 저 문장을 쓸 수 있음?
3. 전지
우리는 세계관에서 벌어질 모든 일들을 알고 있음. 왜냐면 우리가 그렇게 만들 것이기 때문임.
그래서 아는 것과 하는 것이 완전히 구분되지는 못함. '할 일'은 곧 '아는 일'이기 때문임.
따라서 전지와 전능은 따로 생각하기 어려움.
무한(無限)이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한계가 없다는 뜻인데, 어떻게 초한기수가 있겠음.
같은 원리로 우리는 전지전능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서 오만가지 함정에 빠지는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4. 범재신론
모든 것을 내포하고, 모든 것을 초월한다.
님들이 쓰는 소설은 전부 님들 생각에서 나온 것임.
세계관이 전부 님들 생각 안에 있음.
당연하지만 님들은 세계관을 초월함.
5. 기타
나는 예수가 성부와 함께 처음부터 있었다는 말을 자아와 생각의 관계로 해석함.
생각은 토마스 아퀴나스가 주장한 것처럼 존재의 장, 의지를 가진 무한한 바다와 같아서 끝임없이 무언가를 생성하고 소멸시킴.
자아는 생각으로부터 나왔지만, 사실은 생각과 함께 있었음. 왜냐면 결국 생각을 하는 주체는 자아이기 때문임.
그러나 성령의 존재를 전혀 해석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건 내가 고민 중 아, 이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 가정이기에 기타에 넣었다.
또한 이건 소설과 작가의 관계로 세계와 신의 관계를 이해하려 시도한 것인데, 옛날 장자가 나비와 꿈의 비유를 통해 말한 것을 현재는 시뮬레이션 우주론으로 말하듯, 나는 이걸 게임 제작자와 게임의 관계로 해석해 보려는 시도도 해보고 싶지만, 적어도 아직은 못 해봄.
이러한 고민 자체는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츄잉에 서술하는 과정은 깊이 고민하지 않고서 빠르게 이루어졌음.
따라서 글이 정돈되지 않고 상당히 오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내가 점차적으로 수정해 보겠음.
최근 초월권 빌런들을 보면서 내가 어떤 뜬구름 잡는 글이나, 초월권에 관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쓰면 내 글이 어떻게 보일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음.
따라서 나는 적어도 댓글이 달리면 모두 읽고 내 생각을 얘기하고, 내가 틀리면 인정하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어그로가 목적인 글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하도록 하겠음.
다만, 초월권 캐릭터는 그 자체로 형이상학과 집합론과 신학 등의 집합 그 자체인데, 그것을 다루는 것 자체가 지양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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