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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일본어 잘하는 양반 있냐

풍차의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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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 조회 600 | 작성일 2024-10-30 02: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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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인들이 내 이름 발음하기가 그렇게 어렵다고 그래서 아예 일본 이름을 하나 만들려고 함

근데 이게 야마모토 겐류사이 시케구니처럼 단어가 3개가 되는데, 이런 방식이 흔한 이름임?

예를 들면 운한가라인야(雲漢可癩引也)를 일본어로 옮기면 '쿠모칸 카다카 히나리'가 되는데 이런 식의 이름이 있음?

쿠모칸은 아마노가와로 대체가 되는데 그 다음이 문제임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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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HKJNMC

그 블리치에서도 '야마모토 시게쿠니'가 이름이고, '겐류사이'는 그저 상처의 모양으로 인해 생긴 별명인 '에이지사이'에서 변화한 별명이고 이름이 아니라고 나오잖음.

옛날 일본에서 이름이 세 단어를 넘는 사람들은 있기야 있었지만, 그 사람들은 적어도 허세나 취향 따위가 아니라 본인의 계급을 강조하려는 정치적인 목적이라도 있었던 거.
옛날 일본인들의 이름을 이루는 요소로는 氏, 姓, 名字, 字 등이 있었고 옛날에야 이것들을 전부 사용했으니까 길었던 거임.

옛날 일본에서는 권력이 있거나 능력이 출중한 이들에게 천황이 패밀리 네임을 하사하고는 했는데 그런 걸 氏(우지)라고 함.
현대 일본에도 존재하는 패밀리 네임인 '후지와라', '미나모토', '타이라', '타치바나' 등은 유래 자체는 우지였지만 이제는 우지의 의미는 퇴색되었고 현대에 이걸 쓰는 사람들은 과거에 이 우지들을 썼던 사람들의 후손이라는 뜻일 뿐이고 지금은 우지가 아님.
현대 일본에서 우지는 없음.

姓(카바네)는 정부로부터 하사받은 직위, 벼슬, 관직 등을 이름에도 넣어서 본인의 이름을 말할 때 벼슬과 관직까지 함께 말하면서 본인이 어느 정도 지위의 사람인지 타인에게 드러내는 용도로 쓰인 거.
현대 일본에서 카바네는 없음.

우지나 카바네는 천황이나 정부가 부여하는 패밀리 네임이고, 정부가 아니라 개인이나 가문이 직접 결정한 패밀리 네임은 묘지(名字 또는 苗字, 현대 일본어에서 주로 쓰는 표기는 名字)라고 함. 물론 묘지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는지 본인의 관직 이름에서 땄거나 지역 이름에서 딴 것도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이 그렇게 지은 것이고 천황이나 정부가 하사한 것이 아니라 명명할 자유는 있었다는 점에서 카바네와는 다름.
현대 일본에서는 오직 묘지만이 쓰이고, 우지나 카바네 같은 건 쓰지 않음.

일본도 한자문화권답게, 동아시아에서 종종 쓰인 호나 자와 똑같은 기능을 하는 字(아자나)도 있었음.
현대 일본에서 아자나는 없음.
물론 만드는 관종들도 드물게나마 있지만, 그런 관종들마저도 본명에 붙이지는 않음.

묘지, 우지, 카바네 같은 온갖 패밀리 네임들을 전부 넣고 거기에 아자나까지 넣거나 마지막으로 본인의 이름까지 넣으니까 옛날 일본인들의 이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던 거고, 현대에는 우지, 카바네, 아자나 같은 건 이제 존재하지 않고 쓰지도 않으니 당연히 묘지 + 이름까지 해서 두 단어로만 지음.
옛날 일본인들은 적어도 그런 긴 이름으로 본인의 신분을 드러내야 하는 이유가 있기라도 했지만 지금의 일본은 '상식을 갖춘 정상인이라면' 두 단어 이름 씀.

개인에게 명명권이 있는 名字(묘지)는 뭐 된다고 쳐도, 그 단어들 중 하나라도 천황이 직접 하사한 氏(우지)임? 옛 일본의 관직이나 벼슬에서 유래한 姓(카바네)임?
그리고 현지인들조차도 이제 우지, 카바네, 아자나는 쓰지도 않고, 세 단어로 이름을 짓지도 않음.

사실 이런 방식이 흔한 이름이냐는 질문까지 쓰지 않아도 알았을 텐데? 그 지인이라는 사람들 중에서 본명을 이루는 단어가 셋 이상인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긴 함?
지인들 이름이나 한국에서도 유명한 일본인들의 이름만 생각해 봐도 현대에서는 안 쓰는 방식이라는 것을 굳이 질문하지 않아도 알았을 텐데, 내 눈에는 어떻게든 세 단어 이상의 이름을 만들고 싶어서 명분을 애써 찾아보려는 느낌으로 보이는데 아서라.
일본 귀족도 아니고 현대에 사무라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세 단어 이상의 이름을 지으면 현지인들이 目立ちたがり屋(관종)라고 하거나 見えっ張り(허세 부리는 사람)라고 하면서 시비나 걸지 않는다면 다행이겠지.
현대 한국에서는 고작 한 단어인 호나 자를 짓는 것도 관종이라고 평가받는 경우가 보통인데 심지어 우지, 카바네, 아자나 중에서 그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데 이름을 세 단어 이상으로 만드는 것을 좋게 봐주겠음?

발음하기 어려워해서 이름을 짓겠다면서 외우기 어려운 이름을 짓는다면 그건 컨셉질이지 배려가 아님. 정상적으로 두 단어 이름으로 하고 외우기 쉬운 이름으로 하도록 권고함.

지하철에서 쓰느라고 오타 있을 수도 있다.

2024-10-30 07:3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