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적어보았음
어느날 원인불명의 대화재가 일어났다.
죄 없는자, 죄 있는자 할것 없이 고통에 몸부림 치며
겁화에 타들어갔다.
비명과, 울음이 더해진 절규가 울려퍼지는 지금 이곳에
불합리한 심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얼마나지났을까, 지옥 활화산 같은 불길의 분노를 잠재우기라도 하듯
이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비는, 죄를 징벌하는 홍염을 사그라들게 만들었다.
불합리한 심판의 지옥불 같은 열화, 그리고 그런 흔적을 감추기라도 하듯이 내리는 비였다.
그리고 그 현장에 있던 하율은 강한 열기에, 정신이 나가버릴정도로 뜨거웠지만, 뒤늦게 내린비는 그간의 열기를 잠재우는듯했다.
하지만 불에 난 상처는 여전히 쓰라림을 남긴채, 씻을수없는 원죄를 남기기라도 한듯이 그의 내면 깊숙히 타들어갔다.
하율은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타인의 위기를 외면했다.
어쩌면 추악하기 까지한 자신의 망설임에 손끝하나 움직이지 못했지만
그 사람을 뿌리칠수있었던것은, 부여잡는 손이 마치 자신마저 죽음으로 인도하는것 같았기 때문이다.
공포마저 이겨낸 생존에 대한 갈망은 겁에 질린 발을 움직여 죽음으로 인도하는 손을 뿌리쳤고하율은 그날의 악몽을 잊으려 억지로 잠이 들었다.
그시각 새벽에 벌어진 일이었다.
사건의 현장에 뒤늦게 나타난 그들은, 수습을 하기 위해
나섰다.
"쳇.. 할매 무엇이라도 보이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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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근퉁한 표정을 지으며 마치 나서고 싶지 않았다는듯이,
어설프게 뒤를 따르는 소년이었다.
소년을 이미 앞질러 수색하는 그녀는,
하얀 레이스를 두른 자색 보터를 머리에 걸치고, 입은
자색의 코르셋은 같이 두른 칠흑치마와 함께 과묵한표정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과묵한 그녀가 오랜만에 입을 연것이다
"너도 이제 익숙해질때가 된것이 아니겟느냐, 언제까지 내뒤를 쫓을것이지?"
소년의 행동은 다소 우스꽝스러웠다
"아직은 죽음을 받아들이기엔 서툴다고요 아앗..!"
타버린 주검을 밟고 넘어지는 소년이였다
"쯔쯧.. 이래서 같이 나서고 싶진 않았단 말이다 이젠 혼자서도 사흔의 행적을 쫓을수 있지 않느냐"
겁에 질린 소년은 마치 트라우마라도 있는 모양인지
그때의 일을 떠올린 모양이였다
"신동이라 불리는것도 과한 소문인 모양이군 이 풋내기야..!!
정말로 네녀석이 시간과 공간의 균열을, 발견한 업적을 세운것이 맞는지 의문이 생기는군."
그녀의 꾸짓는 말투와 겁에 질려 말을 더듬는 소년의, 재잘거리는
소리와 다르게 처참한 광경의 현장은, 숨소리 하나 남기지 않았다.
비가 그친 새벽의 어느날이었다.
활화산같은 거센불은 언제 타올랐는지, 쥐도 새도 모르게 사그라 들었고, 시꺼먼 잿더미와 타버린 주검은 생기를 잃었지만,
그녀와 소년은 느낄수 있었다 불은 사그라 들었지만
죽은자의 원한과 분노에 가득찬, 영혼들의 형태는 각자 불꽃을 이루었으며, 그들이 모이자 나무가 모여 숲이 되듯이 불꽃이 모여 맹렬한 성화를 이루는 형태였다.
사그라들지 않는 그들의 분노와 한을 애도하듯이,
그친다만 비는 잔잔히 내렸고 그들의 눈물을 머금은 이슬과도 같았다.
뒤늦게 그들의 감정을 느낀 소년과 그녀는, 침묵을 잠시동안이나마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 소년은 정적을 깨운채 천천히 쓸쓸히 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그걸음은 머지않아 거센 뜀걸음으로 걷잡이 나아갔다.
"할매.. 이들은 왜 죽은것인가 그들은 죄가 있기도 하지만 없는자도 섞여있어 이건... 불합리하잖아 안그래..!!"
소년의 말은 슬픔에 잠긴채 무거웠으나 금새 말은 분노에 격양된채
원통함을 알리는듯했다.
소년은 뒤를 돌아보면서 그녀에게 따지는것처럼 굴던 말투와 짓는 표정이었다.
"이제야 본성을 되찾은 모양이구나. 죽음에 대해 이유를 대는것과 그에 오는 답변만큼 공허한것은 없을것이야."
소년의 성난 외침은 메아리가 되어 다시 소년에게 돌아왔다.
그렇다 소년은 신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녀는 무언가를 말하려는듯이 입을 열었지만
소년은 그녀가 입을 제대로 열기 전에 말을 가로챘다
"사실 그런것이겟지..."
"알아..!! 미안 할매 괜히 당신에게 화풀이한 모양이야 당신은 신이 아니잖아?"
손상된 주검을 어루만지며 조용히 말을 툭던지는 그녀였다
그말은 혼잣말인지 소년에게 말하는건지 신에게 탄식을 하는지 알수는 없었지만,
그녀의 말과 의도는 아마 모든이에게 알리는게 아닌가 싶었던것은 아닐까하는 소년의
생각일뿐이었다
"기구한 운명이로다. 기구하다 기구해..."
그런 그녀의 허탈한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는, 굳이 더 말안해도 알만큼
슬픔에 사무쳤다는걸 알수있었다.
그때 소년의 말은 비수가 되어, 그녀의 심장에 정곡을 찔렀다
"당신의 심정을 어느정도 짐작은 돼 아마.. 신의 대리자나 마찬가지인 당신의 능력에 무능함을 느낀거겟지?"
그때 그녀의 치우친 서글픈 눈매는 매서운 눈매로 변모하여 소년을 잡아먹을듯이 노려보았다
"건방진 놈 타인의 마음을 꿰뚫는것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이해하기라도 하는 그말투는 마치 네녀석이 신과 같은 위치에 도달한것처럼 씨부리는구나."
소년은 어쩔수 없다는듯한 말투와, 안절부절못하는 태도를 보이며
땅에 이마를 조아렸다.
"죄송합니다 함부로 당신, 아니 타인의 마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겟습니다."
"됐다.. 이젠 네녀석의 건방짐에, 정신이 번뜩할정도로 간만에 오기가 생겨버렸다. 이젠 무엇을 해야할지 말안해도 알겟지?"
소년의 정신은 말보다는, 먼저 행동이 앞서 사흔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뜩 이상한 시신을 발견한것이다.
타서 죽은것이 아닌 그것은 분명히 낙사였다
죽은 여자의 두부는 외상으로 인한, 죽음이었고 사흔은 타살을 가르키고 있었다.
하지만 비가 내려서인지는 모르겟지만 죽임을 당한 흔적을 도저히
찾기 힘든 모양이였다.
지문을 감식결과 그녀는 누군가에게 떠밀려서, 낙사한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망원인은 타살
그것은 완전범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