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노는 봄 - 조남명
짙어진 봄볕
대지는 연초록 옷을 입는다
봄은 평등하다
비탈진 언덕에도 산속 개울에도
돌 틈새 숨어 피는 작은 꽃에도
싹을 틔운다
제 몸 하나 제대로
세우기 어려운
길섶 이름 모를 들풀에도
꽃대를 세워준다
어김없이 빈 손으로 오는 봄을
반기고 기다리는 것은
새 생명을 낳아
온 누리에 생기 가득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