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림 졸림 그 중점에서
눈가는 서서히 젖어가면서
남대문은 천천히 커져가면서
어색하게 서서 서성거리며 눈돌리면서
폰만 바라보던 시선이 더는 둘곳이 없어
세상의 모든 소리 어느새
내가 하품을 하면서 들이킨듯해
이 흔들거리는 버스 위에 올라서 말을못해
이어지는 대사를 몰라서
믿겨지는가 숨은쉬는가 언젠가 이순간 잊을까
혼자 풀어가는 나 죽어가는 화가의 붓처럼 떨리는 지퍼 속 앞 사람 얼굴에 여의봉 늘어지고
뒤돌아서 주머니에 손 넣고 걷는 첫걸음
아직은 딱딱해 널 사랑했었거든
벌써 물렁해 내 바지 한구석에서
꼴림과 졸림 그 중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