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이목을 둘로 쪼개버린 걸까요?
(사마상 - 가이드북3에서 조나라의 또 하나의 KEY MAN으로 소개됨)
실제 역사상 진나라는 전국칠웅 중 최강으로 소양왕 시절 사실상 천하통일 확정을 코앞에 둔 상황이었고, 여정(진시황)이 왕위에
오르고 본격적으로 정복전쟁을 시작해 육국을 멸망시켜버립니다.
(진나라가 영토는 중화의 3분의 1, 인구는 10분의 3, 부(富)는 10분의 6을 차지)
애당초 킹덤에서 질리도록 봐야 하는 게 전쟁인데 소년만화 컨셉으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건 무리수가 꽤 많죠. 그래서 억지감동도
꽤 많은데 차라리 처음부터 베르세르크같이 꿈도 희망도 없는 피카레스크식 구조로 나갔다면 이해를 했겠는데, 진나라가 무슨 언더독
신세로 육국을 상대로 싸워나가야 하니 조나라가 중간보스, 초나라가 최종보스로 <국격>이 엄청나게 높아진 상황이죠.
작가가 자기 입맛대로 이목의 <생애>와 <능력>을 만들어버려서 창작으로 설정한 이목은 그냥 능력치만 높은 책상물림으로 무엇을
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고 진나라 언더독들에게 패배하다가 끝내 참살당하는 운명으로 만든 것 같네요.
(소년만화에서 주인공 파티의 급성장을 위해 패배가 다 정해진 희생양)
반대로 실제 역사상 살아있는 동안 조나라를 몇 번이고 진나라의 공격으로부터 지켜낸 이목의 명장으로서의 <능력>은 사마상에게
부여하려는 속셈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호첩전의 어처구니 없는 결말을 보자니 혹시 작가가 노리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었어요. 앞뒤 없는 형편없는 연출력 덕분에 이목은
무엇을 해도 독자들 눈에는 그냥 살아있는 것 자체가 치욕스러운 신세인데 그게 개인적으로는 가장 안타깝더라구요.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사마상은 삼대천급 능력을 가진 강자지만 썩어가는 조나라 조정을 혐오해서 은둔해있고 염세주의자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이목을 청가에 받아들이면서 일종의 <계약>을 맺었을 것 같다고 봅니다.
"네가 다음에 역적짓을 할지 아니면 나라를 구할지, 네가 어떤 인간인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판단할 거다, 이목. 그게 네가 이곳에
있을 수 있는 조건이다. 그리고 이곳 청가가 위험에 빠지는 상황이 터진다면 널 바로 추방하거나 아니면 네가 직접 나가서 싸우라고
할 거다. 그 싸움에서 네가 죽는다 해도 난 상관없어."
이런 식으로 계약을 맺었을 수도?
호첩을 죽인 환기와 벌어질 다음 싸움에서 이기는 것만이 이목으로선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