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수필 야간자율학습
루키이치 | L:0/A:0
22/70
LV3 | Exp.31%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052 | 작성일 2016-08-15 16:02:15
[서브캐릭구경OFF] [캐릭컬렉션구경OFF] [N작품구경OFF]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수필 야간자율학습

야간자율학습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린다. 분명히 종소리를 들었음에도 서둘지는 않는다. 제 발로 그림자에 갇혀야 한다는 생각에 진이 빠지는지 자신의 반으로 돌아가는 분주한 군중들 속에서 홀로만 한가하다. 여유롭게 복도를 거닐다 자습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모두들 고개를 푹 숙인 채 분주히 무언가를 적고 있다. 처음에는 늦게 들어오는 그에게 부산히 시선이 쏠렸으나 이제는 종소리 뒤, 몇 분 후에 들리는 손잡이 덜컥거리는 소리가 익숙한 듯하다. 그는 맨 앞 줄의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얼마 동안 눈만 껌뻑 거리며 뻥하다가 앞 줄에서 느껴지는 뒷 그림자들의 암묵적인 시선과 분주히 연필을 놀리는 분위기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덥석 펜을 잡는다. 뭐든 끄적끄적 적어보지만 도통 집중을 못한다. 괜스레 손목 시계의 초침을 흘깃거려 보지만 분침의 끝은 변함이 없다. 그는 또다시 상념에 빠진다.

 어느새 자습 시간이 끝나고 끝 종이 울린다. 이미 짐을 싸 놓았던 학생들이 무리를 이뤄 밀물 빠지듯 순식간에 빠져나간다. 야간자율학습에 적극적이지 않은 그이면서도 또, 집에 돌아가는 것도 달갑지 않은지 종이 울린 후에야나 한가롭네 짐을 꾸린다. 매번 마지막으로 나오는 그는 전등을 끄고 문을 닫는다. 이윽고 자습실 안을 들여다 본다. 어둠에 싸여 스산한 기운마저 감도는 방에 걸쇠를 단단히 걸어 잠근다.  

 하루 종일 기를 빨려 뒷모습마저 초췌한 그는 불 꺼진 지하상가 아래로 내려간다. 별안간 투명한 유리문이 앞을 가로막는다. 유리문에 누군가 비친다. 양 죽지에 무거운 가방을 매어 어깨가 축 늘어졌다. 머리칼은 푸석하고 꽉 조여 맨 넥타이 때문에 숨을 쉬기 어려워 보인다. 넥타이의 대가리는 검게 색이 바랬고 흘러내려가 코에 걸친 안경에 비쳐 눈은 흐릿하다. 반투명한 그 누군가의 속에는 무엇도 비치지 않는다. 한참을 유리문 앞에 서 있다, 주머니에서 손 꺼내기도 맥 빠지는지 발 끝으로 문을 밀쳐내고 어느 틈엔가 다시 계단을 내려간다. 그는 왔던 길을 따라 제자리로 돌아간다. 문이 서서히 닫힌다. 좁아지는 문 틈 사이로 보이는 형체는 점점 희미해진다.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2315
공감된다
2016-08-15 20:36:24
추천0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1719 창작  
아침이슬-고은
다이스
2017-04-30 0-0 583
1718 창작  
겨울-윤동주
다이스
2017-04-30 0-0 258
1717 창작  
문학게시판 다시 못살리나..ㅜㅜ
다이스
2017-04-30 0-0 286
1716 창작  
다이스
2017-04-30 0-0 260
1715 창작  
먼 후일
다이스
2017-04-30 0-0 254
1714 창작  
그립다는 것
다이스
2017-04-30 0-0 289
1713 창작  
풀꽃3
다이스
2017-04-30 0-0 382
1712 창작  
풀꽃2
다이스
2017-04-30 0-0 288
1711 창작  
풀꽃1
다이스
2017-04-30 0-0 276
1710 창작  
유명한시인데제목이기억안남ㅈㅅ
다이스
2017-04-30 0-0 357
1709 창작  
직장
삼人D루피
2017-04-19 0-0 414
1708 창작  
煩惱
몽규
2017-04-14 0-0 406
1707 창작  
** 블라인드된 게시물입니다.
painstaker
2017-04-07 0-0 531
1706 창작  
사랑의 물리학
헥터
2017-03-21 0-0 535
1705 창작  
고은 - 그 꽃
헥터
2017-03-21 0-0 774
1704 창작  
의미
두탕카
2017-03-21 0-0 500
1703 창작  
** 블라인드된 게시물입니다.
rwa321a
2017-03-04 0-0 591
1702 시 문학  
소화 [6]
Rem
2017-02-13 0-0 1055
1701 창작  
분필 [1]
명멍이
2017-02-12 0-0 906
1700 창작  
** 블라인드된 게시물입니다.
코레돕
2017-02-12 0-0 749
1699 시 문학  
일본어 시 입니당 [3]
대툥령
2017-02-11 0-4 1291
1698 창작  
ㄸㄸㅇ [3]
키스마스터
2017-02-09 1-0 968
1697 창작  
** 블라인드된 게시물입니다.
lkjt41
2017-02-08 1-0 671
1696 창작  
** 블라인드된 게시물입니다.
무도우
2017-02-07 0-0 616
1695 창작  
명절때 느끼는 자아성찰 [4]
명멍이
2017-01-29 4-0 1354
      
<<
<
341
342
343
344
345
346
347
348
349
35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