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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항구 - 박두진
사쿠야 | L:97/A:61
1,221/6,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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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22 | 작성일 2020-07-12 00: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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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항구 - 박두진

나무는 철을 따라

가지마다 난만히 꽃을 피워 흩날리고,

 

인간은 영혼의 뿌리 깊이

눌리면 타오르는 자유의 불꽃을 간직한다.

 

꽃은 그 뿌리에 근원하여

한 철 바람에 향기로이 나부끼고,

 

자유는 피와 생명에 뿌리하여

영혼의 밑바닥 꺼지지 않는 근원에서 죽지 않고 탄다.

 

꽃잎. 꽃잎. 봄 되어 하늘에 구름처럼 일더니,

그 바다―, 꽃그늘에 항구는 졸고 있더니,

 

자유여! 학살되어 바닷속에 버림받은 자유여!

피안개에 그므는 아름다운 항구여!

 

그 소녀와 소년들과 젊음 속에 맥 뛰는

불의와 강압과 총칼 앞에 맞서는

 

살아서 누리려는 자유에의 비원이

죽음. 생명을 짓누르는 공포보다 강하구나.

 

피는 꽃보다 값지고,

자유에의 불꽃은 죽음보다 강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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