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 W. 워즈워스 시
수선화 : W. 워즈워스 시
산골짜기 언덕 위 높은 하늘에
떠도는 구름처럼 이내 혼자서
지향 없이 떠돌다 보았어라.
한 무리 모여 있는 황금 수선화.
호숫가 수목이 우거진 그늘
미풍에 나부끼며 춤을 추었소. //
은하수 물가 저 멀리
반짝이며 비치는 별들과 같이
구비진 포구의 언덕을 따라
끊임없이 줄지어 피어 있는 수선화
천만 송이 꽃들이
머리를 흔들면서 춤을 추었소. //
주위의 물결도 춤을 추건만
반짝이는 그 물결 어찌 따르리.
그처럼 즐거운 친구 속에서
어찌 시인인들 즐겁지 않으리.
나는 하염없이 바라보았소.
그 정경(情景)의 보배로움은 생각도 않고. //
헛되 생각에 깊이 잠기어
내 침상 위에 외로이 누웠을 때
고독의 축복인 마음의 눈에
홀연 번뜩이는 수선화.
그 때 내 가슴은 즐거움에 넘치고
마음은 황금 수선화와 함께 춤추었어라. //
* 감상 : 대자연에 대한 경이와 기쁨을 기승전결의 4단 구성으로 전개한 낭만주의 계열의 대표작이다. 수선화와 시적 자아가 합일(合一)되는 과정을 소박하고도 일상적 시어를 통해 감동적으로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