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박남수 시
새 : 박남수 시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體溫)을 나누어 가진다. //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서 교태로
사랑을 가식(假飾)하지 않는다. //
[3]
---- 포수는 한덩이 납으로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傷)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
* 감상 : 이 작품에서 시인은 새의 천진한 아름다움을 노래한 뒤 그것이 사람의 손 에 의해 어떻게 파괴되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주제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