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집 - 김현승
네 마음은
네 안에 있다 하지만,
나는 내 마음 안에
있다.
마치 달팽이가 제 작은 집을
사랑하듯…
나의 피를 뿌리고
살을 찢던
네 이빨과 네 칼날도
내 마음의 아늑한 품속에선
어린아이와 같이 잠들고 만다.
마치 진흙 속에 묻히는
납덩이도 같이.
내 작은 손바닥처럼
내 조그만 마음은
이 세상 모든 榮光을 가리울 수도 있고,
누룩을 넣은 빵과 같이
아, 때로는 향기롭게 스스로 부풀기도 한다!
東洋의 智慧로 말하면
가장 큰 것은 없는 것이다.
내 마음은 그 가없음을
내 그릇에 알맞게 줄여 넣은 듯,
바래움의 입김을 불면 한없이 커진다.
그러나 나의 지혜는 또한
風船처럼 터지지 않을 때까지만 그것을…
네 마음은
네 안에 있으나
나는 내 마음 안에 살고 있다.
꽃의 아름다움은 제 가시와 살보다
제 뿌리 안에 더 풍성하게 피어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