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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한 줌과 이슬 한 방울 - 김현승
에리리 | L:60/A:454
2,634/3,710
LV185 | Exp.70%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07 | 작성일 2020-01-19 00: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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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한 줌과 이슬 한 방울 - 김현승

온 세계는

황금으로 굳고 무쇠로 녹슨 땅

봄비가 내려도 스며들지 않고

새 소리도 날아왔다.

씨앗을 뿌릴 곳 없어

날아가 버린다.

 

온 세계는

엉겅퀴로 마른 땅

땀을 뿌려도 받지 않고

꽃봉오리도

머리를 들다 머리를 들다

타는 혀끝으로 잠기고 만다.

 

우리의 흙 한 줌

어디 가서 구할까.

누구의 가슴에서 파낼까?

우리의 이슬 한 방울

어디 가서 구할까.

누구의 눈빛

누구의 혀끝에서 구할까?

 

우리들의 꽃 한 송이

어디 가서 구할까.

누구의 얼굴

누구의 입가에서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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