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친구처럼 찾아왔다 - 변종윤
비가 친구처럼 찾아왔다
비가 내린다.
창밖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유치원의 악기처럼
후드득 뚝
마당에 비질소리 쏴아 스쳐간다.
장구를 치듯
둥둥 두 둥둥-
장독위에 빗물이 튕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가뭄의 먼지도 잠들 게하고
그리고
비가 내리면
나는
빗속을 달리는 자동차처럼
신나는 건 아마도
빗물고인 구속에 아름다운 그녀가
한복의 풍경화처럼 맑고 푸른 하늘이
구름위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고요히 밤이 흐르고 달빛이 구름위에 걸려
당신의 모습은 노란 그리움으로 연못나무에 걸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