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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가 - 박재삼
에리리 | L:60/A:454
2,239/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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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302 | 작성일 2019-12-24 00: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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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가 - 박재삼

집을 치면 정화수 잔잔한 위에 아침마다 새로 생기는 물방울의 선선한 우물집이었을레.

또한 윤이 나는 마루의, 그 끝에 평상의, 갈앉은 뜨락의, 물냄새 창창한 그런 집이었을레.

서방님은 바람 같단들 어느 때고 바람은 어려 올 따름, 그 옆에 순순(順順)한 스러지는 물방울의 찬란한 춘향이 마음이 아니었을레.

 

하루에 몇 번쯤 푸른 산 언덕들을 눈 아래 보았을까나.

그러면 그 때마다 일렁여 오는 푸른 그리움에 어울려 흐느껴 물살짓는 어깨가 얼마쯤 하였을까나. 진실로,

우리가 받들 산신령은 그 어디 있을까마는 산과 언덕들의 만 리 같은 물살을 굽어보는, 춘향은 바람에 어울린 수정빛 임자가 아니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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