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루/분노에 대한 주저리
신극 브로리를 통해서 거대원숭이는 순수 파워 업은 초사이어인보다도 훨씬 좋게 노선이 바뀌었죠. 브로리는 기본 초사이어인급의 파워인데, 분노가 되니까 갓을 넘어서 블루 수준까지 강해진 걸 보면 말이죠.
마침 슈퍼 코믹스에서 '블루에서 힘을 1/10도 못 냈다'고 하자 히트의 시간 날리기에 쉽게 당했는데, 히트의 순수 힘은 초사이어인 1보다도 뒤떨어진다고 했죠.
그리고 거대원숭이의 파워 업은 10배. 이렇게 보면 은근 맞아들어가는 것도 같고요.
저는 이걸 신극 브로리에 와서 쓴 게 정말 절묘하다고 생각하는 게, 극장판을 잘 뜯어보면 '그럼 왜 그리 강한 오자루를 쓰지도 않았고, 초사이어인과 갓만이 전설 취급을 받았냐'며 나올 수 있는 의문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번에 거대원숭이는 이성을 잃어버리고, 움직임도 굼떠진다는 얘기가 붙으면서 '주력 변신'이 아니라 '도저히 어쩔 수 없이 쓰는 수단'으로 나오는데, 여기에 소년점프의 인터뷰나 카카로트에서 나오는 설정에 따르면 일정 수준 이상 강해진 사이어인은 거대원숭이의 요소인 꼬리가 재생되지 않는단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죠.
그래서 거대원숭이는 '약한 사이어인'이 '정말 어쩔 수 없이 쓰는 최후의 수단'으로 쓰이는 대신 정말 엄청난 파워 업을 이뤄내기에, 초사이어인 등에 밀리는 느낌으로 생각해요. 굳이 말하자면 인조인간들에게 내장된 폭탄처럼요.
물론 초사이어인도 처음 등장했을 땐 20배 계왕권도 능가했지만, 이후 다시 등장할 땐 2배(GT) 정도나 2~3배 정도(야콩 전 때 측정된 키리 수치)로 나왔죠. 어차피 거대원숭이는 오반이 정도만 되어도 쓸 수 없으니, 얼마나 강하게 재설정하든 의미가 없거든요.
두 사이어인이 내퍼 수준일 때 갓과 오자루가 되면 동급이지만, 내퍼가 베지터만큼 강해져도 오자루를 실질적으로 쓸 수 없기에 비교 자체가 실현 불가능하게 되는 거죠.
"신 브로리의 경우에는 그런 거대원숭이의 파워를 단점의 대부분(둔한 움직임, 꼬리의 필요성, 부르츠파의 유무)을 극복하고 자유롭게 쓸 수 있기에 초사이어인 갓 수준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대신, 다른 사이어인들은 그 단점들이 있기에, 유명무실한 변신이다."라는 식으로요.
물론 여기까지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거대원숭이 변신을 사이어인의 종특이라며 끼워맞춘 게 신의 한 수가 되었던 예전 토리야마 선생님이 그랬듯이, 이번 분노의 파워 업도 그동안 느슨하면서도 계속 쌓아온 여러 설정들이 우연찮게 개연성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절묘하지 않나요? ㅎㅎ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