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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86)
에단헌트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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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106 | 작성일 2020-08-02 03: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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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86)

 

 

 

 
"크읏."

 

 

 

 

 

물기를 머금어 매끈한 터널을 질주하며

벤조는 이를 악물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부하 넷이 당하고

그 역시 어깨에 총상을 입었다.

 

 

 

 

 

 


"대장!"

 

 

 

 

 

 

 
절뚝이며 따라오던 부하가 쓰러졌다.


그러나

턱밑까지 추격해온 특수대원들 때문에

수습할 여력이 없었다.

 

 

 

 

 

 

"거기서 시간 끌어."

 
"네? 넷!"

 

 

 

 

 

 

 
10억 달러 입금에 고무되어

약간의 방심을 했던 것이 컸다.


그래도 벤조는 광장의 인질들을 볼모로 삼으면

다시 저들을 물릴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전력으로 달려

남은 부하 십여 명과 지하 광장 근처에 도착했을 무렵이었다.

 

 

 

 

 

 

"이건 뭐야?"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연기가 자욱하게 깔려있었기에

벤조는 일순 다른 곳을 잘못 찾아왔나 싶었다.


손을 휘저어

연기를 밀어내려 해도

마치 허공에 그물망이라도 쳐놓은 것마냥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바닥은커녕

본인의 손까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극악인 가운데,

뒤쪽에서 총격음이 들려왔다.


시간을 끌고 있는 부하의 AK 발사음이었다.

 

 

 

 

 

 


"어쩝니까 대장?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정찰 경계하면서 진입해.

 간격 가깝게 유지하고."

 

 

 

 

 


 
벤조의 음성에

부하 하나가 선두에서 앞서 나갔다.


고작 1m 떨어졌을 뿐인데

부하의 등조차 어렴풋하게 보였다.

 


지이익―

 


한동안 전진하던 벤조는

무언가 이질적인 소리와 고무 타는 냄새가 느껴져 멈칫했다.

 

 

 

 

 


"으아아악!"

 

 

 

 


 
앞서가던 부하가 비명을 지르며 물러섰다.

균형을 잃고 쓰러진 그에게 벤조가 다가갔다.

 

 

 

 

 


 
"무슨 일이야?"

 
"바, 발이······."

 

 

 

 

 


 
벤조는

불꽃이 달라붙어 타들어 가는 군화를 보며

눈이 커졌다.

 

 

 

 

 

 

 

- 전원 무기 버리고 항복하세요.

  이곳은 이제 제 구역이니까.

 

 

 

 

 

 


그리고

메아리처럼 들려온 음성.


벤조는 흠칫해 소리쳤다.

 

 

 

 

 

 


"누구야!"

 
- 그건 그쪽이 알아내야 할 우선순위가 아니에요.

  지금 부하 발에 붙은 불꽃부터 신경 쓰세요.

  저게 알래스카 빙하도 녹이는 특수 화합물이거든요.

  잘 안 꺼지는.

  뭐라더라, 네이팜 탄?

 

 

 

 

 

 

 


이 소리에

발에 화상을 입고 허우적거리는 부하의 어깨를 붙잡고 있던

벤조의 손이 얼어붙은듯 굳어졌다.  


뒤편의 부하가

벤조의 옆으로 다가서며 외쳤다.

 

 

 

 

 

 

"넌 뭐야!

 감히 어디서 협박···"

 

 

 

 

 


 
소총을 들어 올리려던 순간,

쐐엑! 하는 바람이

그 부하를 휩쓸고 사라졌다.


벤조는

연기 사이로 일직선으로 길이 뚫리며

터널 벽에 처박히고 만 부하를 보고

신음을 삼켰다.


잠시 보였던 시야가

몰려든 연기에 다시 차단됐다.

 

 

 

 

 

 


- 경고는 한 번으로 충분합니다.

  더 진입하려 들거나 무기를 버리지 않으면,

  낙하산 없이 추락하는 기분이 뭔지 경험하게 될 거예요.

 

 

 

 

 

 


메아리처럼 들리는 음성이

부드럽게 재촉해왔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무시무시했다. 

 

 

 

 

 


"대체 뭐야, 넌!"


- 그게 뭘 그리 궁금하실까.

  벤조 당신과

  저 방 어디 숨어있는 당신 보스가 하는 짓이 못마땅한 사람이라고 해두죠.

 

 

 

 

 

 

 

 

 

보스까지 알아채고 있는 상대의 음성에

벤조는 등골에 소름이 끼쳐왔다. 

 

 

 

 

 

 

 


"모두 모여!

 전면 방향 일제사격 준비해!"

 

 

 

 

 

 


 
남은 아홉의 부하가 벤조의 옆에 서서

한꺼번에 소총을 들어 올렸다.

 

 

 

 

 

 


- 후회하실 텐데요.


"사격!"

 


두두두두두―!

 


아홉의 총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200명이나 모여있는 광장이 근처에 있을 것이기에

누구라도 총에 맞을 것이라 예상했으나

비명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20여 초의 집중사격이 끝나고,

소음이 잦아든 찰나.


총기의 화력 때문에 근처의 연기가 어느 정도 날아갔기에

벤조는

광장으로 진입하는 터널 전체에

푸른 불꽃의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언가가 데굴데굴 굴러

툭,

벤조의 발끝에 멈췄다. 


콩알만 한 갈색빛 구슬 여러 개가 담겨있는

유리병이었다.

 

 

 

 

 

 

- 한꺼번에 모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들고 있는 건 그거밖에 없었거든요.

 

 

 

 

 


유리병 안에 스파크가 일렁였다.


쩌적,

유리병이 깨져나가는 것을 감지한 그 때.


벤조의 발밑에서 엄청난 바람이 솟구쳐 올랐다. 
 

 

 

쏴아아아아아악―!

 

 

일대를 뒤덮은 안개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키리토는

광장 안으로 휘몰아치는 폭풍 같은 바람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벤초와 부하들을 주시했다.


풍압탄 5알에 튕겨 나간 그들이

터널 곳곳에 처박혔다.


대다수는 기절했고

남은 이도 내부의 뼈가 상한 듯

고통에 찬 신음을 흘려댔다.


키리토는 등을 돌려

광장 거주구역에 잔뜩 웅크린 채로 숨어있는 200여 명을 바라보았다.

 

 

 

 

 


 
"다치신 분 있어요?"

 

 

 

 

 


 
바람 폭탄에 이어

안개에 불바다가 된 바닥까지

두루 구경한 그들은

죄다 얼이 빠진 눈으로

마치 위대한 대마법사 멀린이나

해리 포터에 나오는 해리 포터의 스승인 덤블도어라도 보는 것처럼

키리토를 보고 있었다.

 

 

 

 

 


"이제

 이 지역 테러범은 다 제압된 거 같아요.

 지금 오는 팀은

 구출대원이니 안심하세요."

 

 

 

 

 

 
사람들이 주섬주섬 일어났고,


렉트 프로그래스의 현 CEO와 임원들

그리고

린코 박사와 그녀의 동료들을 포함한

전 카아바 아키히코 팀의 팀원들은

완전히

반지의 제왕의 대마법사인

간달프나 사루만

아니

해리 포터 시리즈의 대마법사인

덤블도어나 볼드모트라도 보는 것처럼

경악의 눈으로

키리토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덜커덩!

 

환기구 쪽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누군가 튀어나왔다.


손에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든 그는

날렵하게 자세를 낮추고

전방 사격자세를 취하다가

광장의 상황을 대면하고는

헛, 하는 신음을 흘렸다.


막 광장에 진입한 SAT 대원들도 고

통에 신음하는 테러범들을 발견하고

말문이 막힌 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중앙에서 사람들을 통제 중이던 키리토가

키쿠오카와 눈이 마주쳤다.

 

 

 

 

 

 


"어?

 키쿠오카 씨?"


"장...키리토 군!"

 

 

 

 

 

 

 

 
키쿠오카가 얼른 다가섰다.


그는

곳곳에 제압되어 쓰러져 있는 테러범들을 훑으며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니?"

 
"글쎄요······."

 

 

 

 

 

 

 


 
턱을 긁적이는 키리토의 옆으로

‘케임브리지 물리협회 제임스 리’란 이름이 붙은 출입증을 건 교수가 다가왔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뭘요.

 어서 이동하세요.

 나가시면서 바닥 불꽃 조심하시고요."

 

 

 

 

 

 


 
인자하게 생긴 중년 여성이

키리토의 옆으로 걸어왔다.

 

 

 

 

 

 

"미스터 봄버맨."


"네? 저요?"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말없이 키리토를 바라보던 중년 여성이

따뜻한 포옹을 건네고

터널로 사라졌다.


이후에도 키리토의 옆을 스치는 이마다

한두 마디씩 감사를 전하자

키쿠오카는

사정을 듣지 않아도 뭔가를 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키쿠오카씨.

 이쪽으로."

 

 

 

 

 

 

 
키리토는 일일이 인사를 받아주다가 안 되겠다는 생각에

키쿠오카를 불러 거주구역으로 이동했다.


적외선 시야로도

안이 전혀 들여다보이지 않는 어느 방을 가리켰다.

 

 

 

 

 

 

 

"저 안에

 아스나가 붙잡혀 있거든요."


"아직 테러범이 더 있는 거야?"

 
"아마도 벤조보다 높은 직급의 보스 같아요.

 부하들이 전부 당하는데도

 아까부터 도무지 나오질 않네요."

 

 

 

 

 

 

 

 
앞에다가 풍압탄을 여러 개 뿌려놨기에

보이기만 하면 잡을 수 있을 테지만,

지금은 전혀 기척이 없었다.

 

 

 

 

 

 

"기다려보십시오."

 

 

 

 

 

 


 
키쿠오카는

입가에 손가락을 대고

삐익, 휘파람을 불었다.


인질들을 밖으로 유도하고 있던

터널 쪽 SAT 대원들이

키쿠오카에게 눈을 돌렸다.
 

 

 

잠시 후.


대테러대원이

콘크리트로 단단히 밀봉된 문을 살피고

키쿠오카를 돌아보았다.

 

 

 

 

 

 

"그냥은 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무전으로 연락해서 돌파용 TNT를 가져오라고···"


"잠시만요."

 

 

 

 

 

 

 
키리토는

작전회의 중인 그들에게 말했다.

 

 

 

 

 

 

"문 뚫는 거면 제가 가능해요.

 3분만 주세요."

 
"무슨···어떻게?"

 

 

 

 

 

 


요 30분 사이

‘어떻게’라는 단어를 참 많이 듣는 것 같았다.

 

 

 

 

 

 

 


"부식 작용제로 무르게 만든 뒤에

 날려버릴 예정입니다."

 

 

 

 

 

 


 
아스나의 안위가 중요한 이상,

잡다한 설명에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었다.


키리토는

강력부식 작용제를 꺼내

문 중앙에 뿌렸다.


녹아들듯 콘트리트에 흡수된 작용제에

주머니를 탈탈 털어 남아있는 화합물을 모조리 뿌렸다.

 

 

 

 

 

 


‘반응성을 더 올려야 해.’

 

 

 

 

 

 


배터리와 함께

손바닥을 문에 붙이고

계속해서 먼지별을 진동시켰다.

 

 

 

 

 

 


“됐어.”

 

 

 

 

 

 

키리토는 무르게 변한 콘크리트에

입구 앞에 뿌려 놓았던 풍압탄을 도로 주워 꽂아 넣은 뒤 물러섰다.


키리토의 행동을 유심히 보고 있던

키쿠오카는

전 과정을 목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뭘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

고개만 갸웃했다.

 

 

 

 

 

 

"곧 터질 거예요.

 돌가루 많이 날릴 테니까 안전거리 확보하세요."

 

 

 

 

 


 
SAT 대원 두 명이

방탄쉴드를 앞에 대자

남은 대원이 그 뒤로 자세를 낮춰 앉았다.


키리토도

키쿠오카와

아스나가 걱정되서 일부러 남은

린코 박사와 같이

쉴드 뒤편에 몸을 웅크렸다.

 

 

 

 

 

 

 

‘가!’

 

 

 

 

 

 


손을 살짝 뻗어

번개별을 콘크리트 깊숙이 박아넣은 풍압탄에 쏘아 보냈다.
 

바로

콰직 금이 간 벽.


뒤이어 커다란 폭발음이 일었다.

 

 

쿠구구구궁―!

 

 

시멘트 덩어리가 무너져 내리며

돌가루가 가득 날리자


터널 밖으로 이동 중이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

 

 

 

 

 

 

"뚫렸어요."

 

 

 

 

 

 

대테러부대의 대응은 신속했다.


서로를 엄호해 줄 수 있는 간격을 유지한 가운데

지체없이 문 안으로 진격해 들어갔다.

 

 

 

 

 

 

‘제발 무사히 구해 주세요.’

 

 

 

 

 


그렇게

여섯의 대원 모두 사격자세를 한 채로 구멍이 난 안쪽에 진입하던 순간이었다.


왜인지

들어갔던 대원들이 뒷걸음치며 도로 걸어 나왔다.

 

 

 

 

 

 

‘어? 왜······.’

 

 

 

 

 


먼지가 걷히자

키리토도 그 이유를 알게 됐다.


키가 180cm 정도 됐을까?


기계장치가 잔뜩 달린 방독면을 착용한 어떤 사내가

똑같이 방독면을 씌운 아스나의 목에 총을 들이댄 채로

밖으로 걸어 나왔다.

 

 

 

 

 

 

‘이런······.’

 

 

 

 

 

 

 


‘유럽 입자연구소 숀 슈파이어 박사’라는 글귀가 적힌 출입증을 목에 건 사내는

쿠우, 하는 호흡을 하며

경계중인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숀 슈파이어는

SAT가 턱밑까지 밀려 들어온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박사들을 압박해 최신의 연구를 완성하고,

최후의 마무리까지 준비해놓은 계획이

이렇게 단시간에 틀어지다니.

 

 

 

 

 

 

"왜지?"

 

 

 

 

 

 


숀은

한 손은 계속 총을 겨눈 채로

다른 손으로 기폭장치를 쥐었다.

 

 

 

 

 

 

 

"이해할 수가 없어.

 부상자가 나간 이상

 이 안에 대량학살이 가능한 생물무기가 있다는 정보를 파악했을 텐데?

 'BX-17'을 공급한 쪽도

 정작 아무 정보를 흘리지 않은 건가?"

 

 

 

 

 

 

 


 
기폭장치의 버튼을 꾹 누르자

지하 벙커 위쪽으로부터 미세한 진동이 찾아왔다.


광장 천장의 공기 통로를 본 숀이 말했다.

 

 

 

 

 

 

 


"얼른 도망쳐.

 밖으로 나가야 생존 확률이 조금 더 오를 테니까."

 

 

 

 

 

 
이렇게 말했음에도

사격자세를 취한 SAT 대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BX-17’이 터졌다고.

 너희 모두 죽···"

 

 

 

 

 

 


 
숀의 눈길이

대원들과 서 있는 교복을 입은 검은 머리의 소년에게 멈췄다.

 

 

 

 

 

 


"너는······."

 
"절 아세요?"

 
"설...설마 이런 상황에 만나다니."

 
"이런 상황이라니요?"


"너...너는

 틀림없이 그 섬광의 아스나와 같은 공략파조였던

 그...키리토...군?

 그...그 레핑 코핀 길드 공략전 당시

 우리 조원 3명을 죽인

 그........ 검은 검사?"

 

 

 

 

 

 

 


그 말에


키리토는

저 박사도

그 소드 아트 온라인의 플레이어였고

게다가 그 살인 길드였던 레핑 코핀의 맴버 출신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고,
 

그런 레드 플레이어 다운 모습으로

숀은 이곳에서 관측할 순 없지만

죽음의 천사가 도시를 뒤덮는 광경을 상상하며 말했다.

 

 

 

 

 

 

"모두 죽는 상황.

 생물무기가 터진 이상 특수 필터를 가진 방독면이 아니면 버틸 수 없어."

 
"어차피 죽을 거면 아스나는 보내주시죠."


"떨지 않는군.

 너 정도의 화학자면 ‘BX-17’의 위력이 어떤지 잘 알 텐데?"

 
"알긴 아는 데요······."

 

 

 

 

 


 
느릿느릿 약간의 말꼬리를 흐리는 청년의 대답에 의아함을 느끼던

숀은

상대의 눈동자가

자신이 아니라 순간 왼편의 사각지대를 향한 것을 알아챘다.

 

 

 

 

 

 

"어딜!"

 

 

 

 

 


 
기습을 감지하고

숀이 등을 돌리려는 그 순간,


벽에 바짝 몸을 붙이고 은신해 있던 키쿠오카의 소음 권총이

정확히 숀의 손목을 조준했다.

 

 

피슛―!

 

 


총을 떨군 숀에게 달려든 키쿠오카가 축구공을 차듯

그의 등을 걷어찼다.


휘청거리는 숀의 팔목을 비틀어

제압에 성공하는 사이,

키리토가

힘없이 쓰러지는 아스나를 안아 들었다.

 

 

 

 

 

 

“아스나! 괜찮아?”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다친 곳은 없다고 알려왔다.


키쿠오카가

벽으로 숀을 강하게 밀어붙인 뒤에

옆의 대원에게 받은 포승줄로 재빨리 묶었다.


방독면을 벗기려 들자

이리저리 반항했으나

팔이 제압당해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벗겨졌다.


갈색 수염을 가진,

서른 중반의 평범한 얼굴이 드러났다.

 

 

 

 

 

 

"다 죽을 거야! 너희와 나 모두!"

 

 

 

 

 


 
대량학살무기를 터트린 숀의 외침이

공허하게 광장 안에 울려 퍼졌다.


키리토는

아스나를 일으켜 세우고

숀에게 눈을 돌렸다.

 

 

 

 

 


"죽긴 누가 죽어요."


"‘BX-17’이 퍼졌어.

 도쿄에 기반을 둔 모든 단체의 역할이 마비되고,

 이곳에서 협의한 모든 조약과 협정, 합의는 깨지게 될 거야."

 

 

 

 

 

 
붙잡힌 숀의 얼굴엔

미소도, 공포도, 애원도 없었다.


오로지

광기에 사로 잡신 확신 외에는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으, 소름 끼쳐.’

 

 

 

 

 


EOW의 가능성을 가장 처음 알아채고,

모니터 수십 개에 빼곡히 들어있었던 최첨단 연구들을 제안한 천재 과학자.


그런 인물이 비뚤어진 마음을 품었을 때 어떤 사고가 일어나는지는

이 12시간 동안

몸과 마음으로 뼈저리게 체감할 수 있었다.


키리토는

품속에서 백신폭탄이 담긴 병을 꺼냈다.

 

 

 

 

 


"그건 아무도 못 죽여요.

 그쪽도 제대로 미친 거 같지만,

 지금 이 지하 벙커의 미친놈은 저거든요."

 
"뭐?"

 

 

 

 

 

 

 

뚜껑을 열고

자유 전자를 집중했다.


투명한 액체 안으로

찌릿찌릿한 번개가 치는 듯하더니

이내 광장 전체로 반짝거리는 분자들이 퍼져나갔다.


어둑한 공간 속에

반딧불처럼 떠다니는 분자들은

숨을 들이쉬는 모든 이의 폐로 파고들어

다가오는 ‘BX-17’을 위협에 맞서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뭐지 그건?"

 
"지금 딱 생각하신 그거요."

 
"그럴 리 없어."

 
"나탈리아 박사님 이야기를 미리 들었던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었어요.

 그분의 연구 성과가 아니었으면

 도시 전체를 엄호할 수준의 백신폭탄은 제작할 수 없었을 테니까."

 
"도, 도시 전체?"

 

 

 

 

 

 

 

거기까지 이야기를 하던

숀은

 

 

 

 

 

 

 

"그..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존재는

 전 세계에서 단 세 명 뿐인데....."

 

 

 

 

 

 

 

거기까지 이야기하던

그는


곧 경악의 눈으로

 

 

 

 

 

 

 

 


"콜....콜로서스?

 말...말도 안돼....

 미국의 허풍 뒤에 숨어있는......

 지구 최강의 두뇌이자

 빌더버그 위원회의 삼인위 중 한 명인

 세계를 움....직이는

 세계정부의 세 수장 중 한 분이

 어떻게 일본에....."

 

 

 

 

 

 

 

 


그 말에


키쿠오카와 아스나를 제외한

그 곳에 있던

다른 사람들과

린코 박사는

눈이 화등잔마냥 둥글게 변해서

키리토를 바라보고


그들의 머리 속을 스치는

단 하나의 생각은

 

 

 

 

 

 

 

 

'세....세계 정부의 세 수장 중 하나?

 빌더버그 위원회의 삼인위?

 도...도대체

 키리토 군 너의 정체는......?'
 

 

 

 

 

 

 


그런 그들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키리토는

숀에게서 관심을 끊고

SAT 대원들에게 밖으로 나가자고 제안했다.

 


삐빅.

 


-전파방해 장치 이제 제거했네요.

 키쿠오카 일등육좌님. 들리세요?


"들린다."

 
-생물무기가 터지자마자,

 장군님의 명령대로

 옥상에서 백신을 터트렸습니다.

 ‘BX-17’로 누가 쓰러졌다는 보고는 아직 없고.

 저는 테러범에게 지급했던 화폐의 이동을 추적 중인데,

 그 발신지가

 거기 지하 벙커의 유선 라인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젠장, 늦어.

 일 똑바로 못해?"

 

 

 

 

 


키쿠오카는

키리토와의 대화로 넋이 나가버린 숀을 붙잡아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이름은 숀 슈파이어.

 CERN 소속이니 가명은 아닌 거 같아.

 일단 뒷조사해봐.

 무기 시장을 움직이는 거물 같으니까."

 

 

 

 

 

 

 
-잡았습니까?

 이야, 키쿠오카 일등육좌님.

 뭐가 이렇게 빨라요?

 그 정도 거물을 산 채로 잡은 거면,

 완전히 2계급 특진감 아니에요?

 이제 진짜 육장보가 아닌 육장으로 대접해야겠는데요?

 

 

 

 

 

 

 


키쿠오카의 시선이

아스나를 부축해서 걷고 있는 키리토를 향했다. 

 

 

 

 

 

 

 

"나는 아무것도 안 했어."


-아, 참. 아까 말입니다.

 경찰 특경 쪽 헬기 조종사에게 무전 고맙다는 연락이 왔는데

 저는 아니거든요.

 키쿠오카 일등육좌님 아닌가요?


"나는 아무것도 안 했다고."

 
-뭐라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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