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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창약 6권 1장 일부 (미리보기)
인간맨 | L:7/A: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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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74 | 작성일 2022-04-09 19: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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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창약 6권 1장 일부 (미리보기)

 

제1장 연말 아르바이트 뛰어들기 Away_SHIBUYA,31.

 

 

 

1

 

 

 

「……봐, 너. 저기 이봐, 슬슬 일어나면 좋겠는데, 소년!」

 

귓가에서 들린 외침에, 카미조 토우마의 의식이 휘청 흔들렸다. 누가 내질렀는지 명확하지 않다……하고 자각한 뒤, 눈을 감고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혼신의 힘으로 천천히 눈꺼풀에 힘을 넣자,

 

「뭐야……어……? 얼레, 쿠모카와 선배?」

 

「확실히 이래저래 사정이 있어서 늦게 온 건 인정하지만, 개가 주변에서 산책할 법한 도로에 드러누울 만큼 따분했냐?」

 

쿠모카와 세리아.

 

윤기 흐르는 검은 머라키락을 카츄샤로 올린, 가슴 큰 여선배의 어이없는 얼굴이 있었다. 몸을 웅크려 이쪽의 이마를 검지로 쿡쿡 찌른다. ……어른스러운 선배의 사복은 두꺼운 코트에 잘 나가는 여교사 느낌의 타이트스커트 양복이었기에(상의는 몸에 딱 맞는 블라우스인데 안 추운 걸까), 그렇게 몸을 숙이면 이래저래 걱정되지만.

 

그러나 삐죽머리로서는 그쪽이 오히려 아무래도 좋을 만큼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천천히 뒤늦게 의식이 쫓아온다. 그건 등에 찔린 상처를 발견하고 나서 공황에 빠지는 것처럼, 단숨에 그의 의식으로 들이닥쳤다.

 

뛰어오른다.

 

「어, 아아!?」

 

「꺅?」

 

움찔 떤 쿠모카와가 생각보다 귀엽게 몸을 움츠렸지만, 카미조는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이곳은, 제11학구? 동쪽 게이트 앞? 그리고 뭐가 어떻게 됐지???

 

「잠깐잠깐잠깐,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분명히 갑자기 누가 말을 걸었고, 뒤에서, 그래, 돌아볼 여유도 없었는데. 뚜둑거리며 몸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여럿 들리는가 싶더니, 등뼈가, 그래, 한가운데를 뚫렸고 지금 내 몸은 어떻게……!?」

 

황급히 몸을 일으킨 카미조가 자기 가슴과 배를 손바닥으로 더듬자,

 

「얼레, 아무, 것도 없어……?」

 

「……잠이 덜 깼냐?」

 

선배의 어이없는 뉘앙스가 점점 수상쩍게 변해가는 건 애교였다.

 

아무 일도 없었다. 물론 등뼈가 부서져 살이 모조리 사라진 것도 아니고, 겉옷도 찢어지지 않았고, 한 방울 피도 흘리지 않았다.

 

빌딩 벽에 있는 디지털 시계를 바라보자, 오전 9시 15분.

 

……이 15분 동안, 난 뭘 하고 있었지?

 

「그런데 쓸데없이 겉도는구나, 넌. 왜, 도시 바깥으로 나가 시부야까지 가는 게 그렇게 무서워? 겉옷도 옷자락에 달린 가격표 태그가 그대로 있고」

 

「어, 아?」

 

「자 움직이지 마. 내가 잘라줄게」

 

쿠모카와 세리아는 휴대식 재봉세트에서 꺼낸 작은 가위로 수지제 실을 잘라주었다. 겉보기의 고저스한 느낌에서 벗어나, 가정적인 갭까지 노리는 퍼펙트한 선배다.

 

「토우마……하후……」

 

그때, 옆에서 인덱스가 말을 걸었다. 머리 위에는 삼색 고양이를 올렸고, 놈의 앞다리가 닿을까 말까 하는 꽤 아슬아슬한 어깨에서 오티누스가 전율하고 있었다. 저 오만불손한 신이, 하얀 수도복 후드의 천에 매달린 모습은 완전히 『귀신의 집에서 무서워하는 여자애 느낌』이었다.

 

「후우, 하아. 겨, 겨우 도착했다……. 빨리 밥 먹으러 가자. 우으으……난 물로 희석한 케첩을 베란다 구석에 뿌려 수수께끼의 야채를 키워서 먹는 생활은 한계일지도……」

 

「우후후. 괜찮아 인덱스, 솜사탕은 그렇게 크고 배가 차는데 그거 사실 전부 설탕가루라고……. 인간은 잘만 하면 안개나 공기도 먹을 수 있는 생물인 거야」

 

「스핑크스만 치사해. 캣푸드가 있는데 생쥐까지 먹었어」

 

「지금 여기서 나까지 먹으려고 하고 말이야. 이 나라에서는 비둘기를 잡아 먹으면 동물애호가 어떻다면서 시끄럽게 굴었던가. 생쥐는 20일이면 무진장 늘어난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이라면 키워보는 것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큭,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안 되는 것 같고. 우왓 무서워라, 이봐 인간, 육법전서를 가져와라! 난 이 고양이를 먹어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고 싶다!!」

 

엄밀하게는 밥을 먹으러 가는 게 아니라, 밥을 살 돈을 벌러 가는 거지만, 이미 인덱스의 머릿속에서는 혼동이 발생한 것 같다. 도쿄 연말 서바이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뭐랄까, 전차 주사위 게임(※)에서 가난뱅이 신이 무자비하게 거대해진 지옥 수준으로. (※ 모모타로 전철. - 역자 주)

 

가난뱅이 학생, 수수께끼의 수녀, 그리고 고양이와 신.

 

지독한 모습을 본 쿠모카와는 이마에 손을 올리고,

 

「……너희는, 뭔가, 서바이벌이란 말을 듣고 머리에 떠올리는 기준이 애당초 몹시 도시적인 학원도시 기준에서 크게 틀어져 있는데. 여기도 일단 일본 수도라고. 그보다, 너희는 어른들에게 보호받는 기숙사에서 살고 있을 텐데……」

 

혹은 갑자기 쓰러진 것도 공복으로 다운했을 뿐인 건지도 모른다. 카미조는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기억이란 모호하므로, 본인이 느닷없이 기절한 이유를 나중에 머릿속에서 끼워맞췄을 뿐인 건지도 모르지만.

 

(……뭐, 그런, 거겠지. 안 그래도 기억상실이고)

 

아무튼 모두 모였다면 『바깥』으로 나가자.

 

겉으로는 건널목처럼 느슨한 개폐바와 역의 셰어오피스 정도의 감시실이 옆에 있을 뿐인 개방적인 분위기였는데, 실제로는 무슨 일이 생기면 두꺼운 셔터가 기요틴처럼 떨어지고 위험한 총기와 무인병기로 보호하는 동쪽 게이트에서 허가증을 보여준다. 푸슈푸슈 하고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팔에 추적용 나노디바이스까지 심는다. 고양이와 신은 제외인지, (바늘도 없는데) 주사를 싫어하는 인덱스가 부러워하는 눈길을 보냈다.

 

카미조는 두꺼운 벽 바깥으로 나가면서도, 저도 모르게 왔던 길을 돌아보았다.

 

「……안티스킬(경비원)이 별로 없네. 겨울방학이라서 그런가?」

 

「(뭐, 새 통괄이사장의 성질을 보건대, 치안유지에는 숫자를 채우려고 그 군용양산 클론을 투입할지도 모르겠군. 뭐든 좋으니 부족함을 매우고, 놈들의 보호를 위해 적당한 사회공헌을 시켜 공적인 신분을 부여하는 게 가장 빠르겠지만)」

 

「?」

 

미스테리어스한 선배는 일반인보다 100만 걸음이나 앞서가는 퍼펙트한 사람이지만, 너무 의미심장한 나머지 카미조의 이해를 넘어선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게 얼마 없는 난점이다.

 

동쪽 게이트는 『바깥』 세상이라면 신주쿠 주변과 접속되어 있는데, 카미조 일행이 철저하게 궁핍했기에 그 도중에 있는 시부야까지는 그냥 걸어갔다. 이럴 때는 기본 무료가 참 고맙다. 할아버지 스마트폰을 보는 한 기껏해야 몇km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그 스마트폰, 요금은 월말 설정이잖아. 인간, 오늘은 마지막인 31일이니 오늘 중으로 정말 돈이 손에 들어오지 않으면 무자비하게 서비스가 막힐 거다」

 

「……, 」

 

「참고로 소년, 스마트폰 요금 미납을 생각없이 연발하면 은행이나 카드회사 등 신용조사에 다이렉트로 영향이 생겨. 2번인가 3번 연체하면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다는 도시전설도 있었던가. 향후 10년 단위로 불이익을 받고 싶지 않다면 오늘만큼은 진심으로 힘낼 수밖에 없겠는데」

 

전차를 탈 수 없는 가난뱅이가 자기 발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마음까지 조금도 따뜻해지지 않는 이야기가 벌컥벌컥 들어온다.

 

이른 아침에 조깅하는 듯한 남자와 엇갈렸다. 카미조 일행은 궁핍해서 터벅터벅 걷고 있었는데, 이곳은 거리감이 원래 그런 코스였다.

 

옆에서 걷던 쿠모카와는 어깨에 걸린 자기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그래서 내가 택시를 불렀는데. 스마트폰 흔들어서(※)」(※ 택시 앱 후루쿠루(フルクル). 스마트폰을 흔들면 근처 500m 이내 택시에 승차 의사를 전달한다. - 역자 주)

 

「무슨 소리십니까, 부르주아. 그래선 뭘 위한 아르바이트인지 영문을 알 수 없게 되잖아요」

 

「기본적인 계산은 가능한 거지? 택시는 몇 명이 타든 요금이 안 바뀌는데」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었다.

 

한 걸음.

 

「……윽……」

 

흔해빠진 길목에서, 카미조의 발치에서 뭔가 오싹거리며 기어 올라왔다. 뭔가, 밟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 같은 것을 넘은 감각이다. 물론 전차로 시부야를 향한 게 아니기에, 알기 쉽게 『시부야에 도착했습니다』 같은 안내판과 함께 나오는 풍경은 어디에도 없다. 그건 이해하고 있는데…….

 

그리고 쿠모카와 세리아가 쌀쌀맞게 말했다.

 

「슬슬 시부야인가」

 

「히이이익─!!」

 

「부근이지만. 아직 하라쿠주 근처라고, 후후」

 

「……, 」

 

「아야, 뭐야 멈춰 여자애를 주먹으로 찌르지 마! 말없이 머리를 쥐어박지 말라고!?」

 

따라서 하라주쿠를 넘어서고 카미조 토우마는 성실하게 다시 한 번 절규하게 되었다.

 

 

 

「이으아하!!!!!!」

 

 

 

「왜 그래 토우마, 왜 내 등과 후드 사이에 쏙 들어가서 부들거리는 거야?」

 

인덱스의 목소리가 멀다.

 

그리고 카미조 토우마는 본인이 어디에 있는지 놓쳐버렸다.

 

많다. 색채가 너무 많다. 의류에 레코드, 그리고 스니커 전문점? 땅값이 비싸서 작은 가게가 몹시 빼곡하게 들어찬 인상인데, 그 하나하나가 아무튼 그림물감 세트 같은 원색으로 자기주장을 전개해서 눈이 번쩍거렸다. 어린이용 블럭이라고 할까, 다채로운 형광펜으로 온갖 곳에 두꺼운 선을 너무 많이 그려서 눈이 피로해지는 노트라고 할까……. 어떤 나라가 개발한 무력화 병기 중에 LSD(사이키델릭제)를 그레네이드포게 담아 적지로 착탄 · 산포시키는 게 있다고 완전 쓸데없는 지식이 어긋난 머릿속 서랍에서 튀어나왔다.

 

「왜, 이렇게……」

 

자기보다 키가 머리 하나 작은 여자애 등에 숨어 부들부들 떨며, 모기가 우는 듯한 소리로 카미조는 중얼거렸다.

 

「……이렇게 색채가 가득하고, 자기 센스에 절대적인 자신이 있는 건데? 이놈들!!」

 

「음─, 그런가? 오히려 최근 시부야 주변은 시크하게 정돈되었다고 하던데」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전혀 아무렇지 않은 모양이다.

 

잘 나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선을 긋는 것 같아 아우성치던 카미조가 쓸데없이 대미지를 받았다. 이제 뭐든 좋으니 저 가슴 선배를 이쪽으로 끌어들이고 싶었다.

 

「어떻게 주변 풍경이 잘못됐다고 단언하며 자기 색채로 채워넣을 수 있는 건데, 이곳 주민들은!? 어떤 의미로는 미적 감각이 날카롭다고 세상에 널리 인정받은 어떤 만화가가 세운 줄무늬 호화저택도 그렇게나 물의를 양보했었는데, 시부야 사람들은 1mm도 두려움이 없어! 무섭다. 이 컬러풀 난무를 보고 안정적이고 침착하다고 생각하는 색채 감각이라면, 예를 들어 여기 사람은 딸기 조각케이크 같은 게 대체 무슨 색으로 보이는 건데!?」

 

「……뭐 역 앞과 비교해서 마니악한 물건이 많다는 건 인정하지만, 아직 얌전한 편인데 말이야, 이 부근은. 애당초 하라주쿠 방면에서 광대한 신궁(神宮) 옆을 남하한 거니까」 (※神宮: 격이 높은 신사 중 하나. 하라주쿠 근방에는 메이지 신궁이 있다. - 역자 주)

 

「게다가 시부야라고, 선배는 또 그렇게 야한 차림이나 하고. 여교사 같은 양복이면서 배꼽 다 보이고, 그 도시로 들어가면 힙합 전개한 낯선 흉악 거대 티셔츠 군단한테 둘러쌓여 엄청난 일을 당하는 게……」

 

「그러니까 시부야에 큼지막한 라디오카세트 든 수수께기의 집단 같은 건 존재하지 않고, 학교 선생님을 도시 전체에서 눈엣가시로 여기지도 않고, 애당초 힙합은 딱히 나쁜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결국 내가 몸으로 비집고 들어가야 할 거야, 왜냐하면 불행해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질 테니까!!」

 

「음. ……그럼, 그런 방향이라면 지금부터 단추 하나 정도 풀어놓을까」

 

스스로 재앙을 불러들이는 미인을 전력으로 억누른다.

 

아무튼 이곳은 월드 클래스인 일본 시부야의 중심이 아닌 것 같다. 이쪽은 이제 한 걸음 한 걸음 걷기만 해도 구체적으로 HP가 깎이는 게 눈에 보이는데 이렇게 무서울 수가 있을까, 마왕성 SHIBUYA는.

 

오티누스는 어이없는 모습으로 말을 걸었다.

 

「그런데 인간, 왜 그렇게 시부야를 싫어하는 거냐. 내가 만든 세계에서 봤을 텐데. 넌 런던이든 로스앤젤레스든 훨씬 규모가 크고 세려된 시공에서도 멀쩡하게 돌아다녔잖아」

 

그렇지 않다. 말도 안 통하는 서양 배우는 뭘 입고 무슨 말을 하든 멋있게 보이지만 방화(邦画)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과 똑같다. 영국이나 미국은 풍경에 압도당한 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려버리니까 아무렇지 않아도, 같은 일본이라면 등신대로 영혼을 뒤흔들어 놓는다. 무섭다고, 세련됨의 격차가! 이쪽은 한없이 궁핍하여 우니클로에도 못 들어가는 남자 고등학생이고 전신에서 방충제 냄새가 나는 합성섬유 덩어리인데 이대로 시부야에 돌입해도 몸은 폭발하지 않는 겁니까? 전자레인지에 무심코 금속 숟가락을 집어넣은 듯한 터부감에 카미조는 강하게 몸을 떨었다.

 

「소년. 그렇게 무서워하는데, 애당초 시부야에 대해서 알기는 하는 거야? 시부야는 처음 가는 거잖아」

 

「아, 알고 있어요!! 시부야는 그거잖아요, 110인지 119인지 숫자가 늘어선 빌딩을 세워둔 세기말 언더그라운드의 세련된 시공이잖아요. 잠깐 방심하면 모르는 사이에 허브 운반책(※)이 된다고!! 소녀들이 위험해!!!!!!」 (※ 21년 12월 10일 개봉된 일본 영화 충동(衝動). - 역자 주)

 

「……그, 텔레비전 게임이라면 D급 수준인 폭력적인 이미지는 어젯밤에 했던 연말 경찰특별방송이라도 본 거냐? 네 상상은 외국인이 떠올리는 게이샤나 닌자랑 비슷한 수준의 리얼리티인데」

 

피웅피웅!! 하고 적색등의 큰 소란이 바로 뒤를 지나갔고, 카미조가 당황하여 날아올랐다. 균형이 무너져, 무심코 퍼펙트한 선배의 엄청 비싸 보이는 코트로 보호된 어깨를 끌어안고 매달린다. 쿠모카와 세리아는 어째서인지 싱글거리는 미소를 감출 수 없는 눈치였지만.

 

「뭐야, 저거 뭐야!?」

 

「뭐긴, 경찰 순찰차잖아. 그러고 보니 학원도시의 특수차량과는 좀 다른가. 뭐 딱히 시부야가 아니어도 항상 어디든 돌아다니지만」

 

「그럼 왜 바로 저기서 양아치 같은 네모난 경차가 세로로 두 동강이 난 건데!? 정말 저건 뭐냐고? 『바깥』은 레벨5(초능력자)나 하얀 괴물 같은 게 없는 세계관 아니었냐고! 아니면 설마 지금 이 자리에 터무니없는 힘을 가진 야생 『원석』 같은 게 배회하고 있는 거야!?」

 

「헤에─……. 동영상 사이트 속보에는 스테인리스제 가로등 기둥에 대고 브레이크 없이 박았다고 하는데. 운전자를 포함해 죽은 사람은 없었던 것 같아. 그리고 넌 양아치 같다고 했는데 운전사는 83세의 남성이야. 오사카 출신이지만」

 

「세상에 인생의 문제가 발생하고 동영상이 확산될 때까지가 너무 빨라! 아무렇지 않게 개인정보가 줄줄 새고 있다고, 무서워!!」

 

장소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카미조, 주변 모두가 쿡쿡 웃으면서 스마트폰 렌즈를 겨눠, 쓸데없이 카메라가 파노마라로 돌아가는 30초 동영상의 먹잇감이 되는 비전이 머리에 끝없이 떠올랐다. 위험하다, 세련됨의 나라는 한 번의 실수가 영원히 남을 확률이 지나치게 컸다.

 

그런데.

 

「……배고프다」

 

뜻밖일 만큼 여기저기 있는 라멘집에서 가게를 열기 전 준비라도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어개나 돼지뼈 냄새를 감지한 인덱스의 그 한마디로, 카미조는 꺾일 뻔했던 마음에 아주 조금 힘을 넣을 수 있었다. 거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지만, 이번만큼은 담긴 무게가 다르다. 도쿄 연말 서바이벌은 지금도 전개 중이다.

 

오늘 여기서.

 

일급을 현금으로.

 

일은 뭐든 좋다. 어쨌든 아르바이트로 임시수입을 어떻게든 확보하지 않으면, 새해 시업식까지 못 버티고 학생 기숙사에서 인간 건어물이 될 것이다. 그건 오늘까지 방의 부엌을 관리했던 삐죽머리로서도 용납할 수 없었다.

 

카미조 토우마는 주머니에서 할아버지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럼 연말 타관벌이 아르바이트를 하자. 뭐부터 시작하면 되지?」

 

 

 

2

 

 

 

기본은 스마트폰 지도 앱이다.

 

지역 밀집형 위치정보 서비스이므로, 실제로 시부야까지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아서 미묘하게 쓰기 어렵지만.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가게나 회사에 핀이 꽂혀 있었다. 아무것도 검색조건을 넣지 않으면, 그야말로 화면을 뒤덮어버릴 수준이었다.

 

「굉장해, 뭔가 많잖아. 세상은 돈으로 흘러넘치고 있어!」

 

「인간, 제대로 검색조건을 좁혀봐라. 일급인 데다 당일 현금 지급이다」

 

확 줄었다.

 

라멘집이나 할인점 같은 건 전멸.

 

이게 아마존 열대우림이었다면 지구의 위기 수준으로 핀의 개수가 드문드문해졌다.

 

「에우으……」

 

「이 시대에 이런 조건으로 돈을 주는 업자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적이지만. 어디 보자, 구체적으로 뭐가 남았지? 규격화된 편의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은 절대 없겠고」

 

「그게」

 

옆에서 화면을 들여다본 미인 선배의 희미하게 풍기는 달콤한 향기에 압되며, 카미조가 검지로 핀을 누르자 말풍선이 떠올랐다.

 

「『특수청소업무(임시). 급모! 더러워져도 괜찮은 옷으로 갈아입고 지금 당장 시부야 역에 집합. 집게나 바구니는 고용주가 지급하지만, 고무장갑이나 장화는 없으므로 주의할 것』……?」

 

「……아마 그거 철도 사고 관련이겠는데. 뭐야, 지금 문제 생겨서 전차 멈춘 거야? 걸어서 시부야로 가는 게 정답이었네. 아무튼 포기해, 생각없이 그 일 맡으면 새해 첫 꿈이 적색과 흑색의 인체 부품으로 뒤덮일 거야」

 

「? 그것 말고는, 『위생세정업무. 단 본 병원에서 포름알데히드 및 메틸알코올 알레르기 패치 테스트를 통과해야 함』」

 

「결국 포르말린이네. 약품풀에 떠오른 시체를 박박 닦는 거야」

 

「『젊은 사람 중요 질병 이력 없는 건강한 장기를 가진 사람 환영 만족.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쿨쿨 수면을 안전 마시기만 해도 간단한 일 안심 오케이입니다$$$』」

 

「태평하게 갔다가는 네 장기가 없어져! 뭐야 이거, 도시전설급으로 윤리가 망가진 일밖에 없잖아!! 마지막 같은 건 그냥 번역기 돌린 거 같은데!?」

 

시부야에 대해서 잘 아는 듯한 쿠모카와 선배가 제발 당황하지 않았으면 한다. 무더운 정글 깊숙한 곳에서 지금까지 줄곧 선두를 걸어가던 가이드역이 길을 잃고 울상으로 머리를 감싼 순간을 본 기분이 드는 카미조.

 

「그럼 대체 뭘 해야 안전한 건데」

 

「뭐, 은행계좌부터 스마트폰 전자머니까지 이렇게 돈이 디지털화된 시대에 굳이 현금 지급……다시 말해 계좌를 거치지 않는 형태를 이점으로 가진 셈이니까. 반대로 현금 지급이 절차가 귀찮을 정도라고. 검색을 좁히면 그런 직장만 남는다고 봐야 하나」

 

어깨 위 오티누스는 조용히 하얀 숨결을 내쉬고,

 

「이봐 인간, 이건 어떠냐?」

 

「?」

 

「자전거를 쓴 식품택배 서비스. 뭐 의류나 클럽기재 같은 운반업자가 빈번하게 드나들어서 그런지, 시부야는 생각보다 라멘이나 마늘 가득한 돼지고기덮밥 같은 게 난립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운영회사의 렌탈 싸이클이라면 탈것 사용료는 고용주 측이 부담한다는군」

 

 

 

3

 

 

 

드물게(?) 체인점이 아닌 소고기 덮밥집에서 나온 카미조 토우마는 살짝 감탄하고 있었다.

 

묵직한 비닐봉지로 시선을 떨어뜨리며,

 

「와─, 봉지 입구와 상자 덮개에 각각 실을 붙여 표시를 남기네. 뭐 옮기기만 하면 안을 건드릴 필요가 없지만」

 

「토우마……소고기 덮밥 고기 추가 주르륵……」

 

「……테이프는 이렇게 몰래 빼먹는 바보를 방지하기 위한 모양이지만, 남몰래 상자 밑에 투명한 소형 주머니라도 붙여놓으면 중의적으로 완벽한 운반책이 되겠군. 본인이 무엇을 옮기는지, 사람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자기 눈으로 확인할 기회가 없으니까」

 

또 무서운 소리를 한다 싶었는데 15cm 신이 비닐봉지 안으로 슥 뛰어들었다. 이렇게까지 작으면, 봉지를 테이프로 한 군데 막아도 상관없었다.

 

「일단 약품이나 위험물 흔적은 없군. 다행이야 인간, 푼돈 쥐고 경찰한테 쫓기는 전개는 없을 것 같다」

 

「역시 시부야 세기말 암흑범죄 시공을 경계하는 건 나 혼자가 아니잖아……」

 

어이없는 듯 말하며, 카미조는 대여한 보드의 잠금을 풀었다. 렌탈 싸이클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스케이트보드에 T자 핸들을 달아놓은 킥스케이터에 가까웠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index&no=104272&exception_mode=recommend&page=1

 

돈없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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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하나 에츠 남자냐 여자냐 [1]
극흑★
2022-03-05 0-0 345
460 일반  
창약 22권이 과연 마지막 일거 같음?
극흑★
2022-03-06 0-0 263
459 일반  
신약 읽다가 중도하차했는데 신약 최종보스는 누구임? [1]
극흑★
2022-03-06 0-0 371
458 일반  
와 이거 아직도 완결안났네
나사나이다
2022-03-07 0-0 196
457 일반  
창약 6권 표지
인간맨
2022-03-07 0-0 354
456 일반  
끝이 없다
루키플러스
2022-03-09 0-0 199
455 일반  
초전자포 16권 정발
인간맨
2022-03-10 0-0 398
454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7화 번역
인간맨
2022-03-13 0-0 730
453 일반  
금서목록
츄잉한
2022-03-25 0-0 159
452 일반  
이건 무슨만화지 [1]
꼬끼링
2022-03-25 0-0 261
451 일반  
그래도 작가가 오래 끈다.
부자
2022-03-26 0-0 289
450 일반  
스포 창약 6권 목차+컬러 일러 [3]
인간맨
2022-04-02 0-0 547
449 일반  
스포 창약 6권 선행공개+흑백일러 1장
인간맨
2022-04-02 0-0 341
448 일반  
금서목록 옜날에 원작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이나 재밌게 봤는데
인페르니티
2022-04-05 0-0 165
447 일반  
카미조가 확실히 주인공빨이 쎄긴 해 [1]
인페르니티
2022-04-05 0-0 279
446 일반  
스포 창약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6권 흑백 삽화
인간맨
2022-04-09 0-0 780
445 일반  
스포 창약 6권 서장 (미리보기)
인간맨
2022-04-09 0-0 353
일반  
스포 창약 6권 1장 일부 (미리보기)
인간맨
2022-04-09 0-0 274
443 일반  
스포 창약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6권 간략 요약 (~2장) [1]
인간맨
2022-04-09 0-0 397
442 일반  
스포 창약 6권 결말부 요약 [1]
인간맨
2022-04-09 0-0 596
441 일반  
스포 어떤 과학의 심리장악 8화
인간맨
2022-04-09 0-0 752
440 일반  
그냥 새로운 사건 말구 일상 얘기도 좀 넣어... [1]
짱아★
2022-04-11 2-0 222
439 일반  
토우마가 아무리 주인공보정을 많이 얻었다해도 [1]
블랙페더
2022-04-26 0-0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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