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갑을관계 (1)
"게임에 져서 목숨이 위험했던 당신을 하유라씨가 텔레포트를 사용해 구해낸 겁니다"
"구해? 저 여자가?"
그런가.. 구해진 것인가...
패배한 것도 모자라... 구차하게 목숨까지..
이 무슨 추태를...
"그러니까 호아퀸 씨.
우리가 당신을 구해줫으니까.
이제부턴 당신이 제 '부하'가 되어 줬으면 하는데요.
어때요?"
"...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저희가 당신의 목숨을 구해줬잖아요."
"제 명령을 따르며 적을 죽이고 베는 충직한 '검'
어떄요?"
뭐라고?
"이.게!!!!!"
"짐이 누군지 알고!!!"
"이게 뭔지 알아?"
...?
"당신의 분신이 어디있는지를 알려주는 '어플'이야
사실 당신이 풀린 후 분신을 풀어주고 다닌 건 우리였거든.
에밀리는 신수 상으로 접촉한 모든 인간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어.
그건 당신 분신도 마찬가지지.
당신의 마지막 분신이 있는 곳 또한 우리는 계속해서 알 수 있어.
그러니까 당신이 완전체가 되고 싶으면 순순히 우리에게 협력하는게 좋을 거야.
나와 손을 잡으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전부 이룰 수 있을 테니까."
전부...이룬다고,..?
"자 이제 나의 검이 된 당신에게 처음으로 바라는 건 단 하나야.
우리와 함께 죽음의 층으로 가서 우리가 사용가능한 가시를 가지고 오는 것."
이렇게 된거.
어쩔 수가 없다.
짐과 같은 존재가 이런 주근깨 투성이 여자에게 부하 소리를 듣는 것은 치욕이나.
까짓 거.
잠시만 참도록 하자.
...
...
...
"호아퀸."
라헬이 나를 불렀다.
"뭐냐."
"밥 할줄 알아?"
"..무슨 소리냐 그건 또."
" 무슨 소리긴. 밥 할줄 아냐고."
"그런걸 짐이 왜 할줄 알아야 하지?"
"그거야 당연히 우린 먹고 살아야 하니까."
"짐은 가정부가 아니다."
"시끄럽고 여기와서 거들어."
라헬이 고무장갑을 끼고 있다.
...
...
...
밥 하는건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다.
어쩌면 짐의 모든 부하를 버리는 것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었을지도.
다음에 부하가 생기면 허드렛일 시킬 부하는 남겨 두어야 겠다.
"다 했는데 그럼 이제 먹으면 되는 것이냐?"
내가 물었다.
"아니. 익어야 먹지."
"익었다는 건 어떻게 아는 것이냐?"
"뿌우 하고 연기가 나야해 "
"그런가?"
"그럼 난 하유라씨랑 잡담하고 있을 테니까 여기서 뿌우 소리 날떄까지 지키고 있어."
라헬이 말했다.
"아니 짐이 무슨 하녀라도 되는줄 아는 것이냐?"
"내 '부하' 잖아"
... 할 말이 없다.
...
...
...
"푸쉬쉬쉬쉬쉬쉬쉬쉬쉭"
밥솥에서 소리가 난다.
라헬에게로 가자.
"라헬. 라헬!"
"응? 호아퀸씨 무슨 일이야?"
"밥솥에서 뿌우 하는 소리가 나는거 같은데."
"네 뭐라구요?"
하유라가 물었다.
"뿌우 소리 난다구."
"네넵? 뭐라구요?"
하유라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밥솥에서 뿌우 소리 난다구."
" ㅋㅋㅋㅋㅋ뭐라구욧? 다시 말해봐요 ㅋㅋㅋㅋㅋㅋㅋ"
"뿌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뿌우 ㅋㅋㅋㅋㅋㅋㅋ"
라헬과 하유라가 실실 쪼개고 있다.
"아 뿌우래 뿌우!! 뿌우!!!"
"ㅋㅋㅋㅋㅋ 아 라헬씨. 호아퀸씨 너무 귀엽지 않아요? 뿌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뿌우래 뿌우!! 뿌우!!!"
"치...칫! 뭐라는 거냐! 짐은 배고프단 말이다! 어서 밥을 대령해라!"
"알았어."
라헬이 발 뒷꿈치를 세워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기분나쁘다.
"...뭐냐."
"귀여운 애들은 머리를 쓰다듬어 줘야해."
...아....
기분나쁘다.
"호아퀸씨 의외에요.
너무 귀여운데요? 키우고 싶어요."
하유라도 짐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심지어 키도 나보다 큰거 같다.
"시..시끄럿!"
수치스럽다.
흐르려는 눈물을 질끈 삼킨다.
'꼬르륵'
배도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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