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돋쳤다면 - 신석정
어머니
만일 나에게 날개가 돋쳤다면
산새새끼 포르르 포르르 멀리 날아가듯
찬란히 피는 밤하늘의 별밭을 찾아가서
나는 원정이 되오리다 별밭을 지키는……
그리하여 적적한 밤하늘에 유성이 뵈이거든
동산에 피는 별을 따 던지는 나의 장난인 줄 아시오
그런데 어머니
어찌하여 나에게는 날개가 없을까요?
어머니
만일 나에게 날개가 돋쳤다면
석양에 능금같이 붉은 하늘을 날아서
똥그란 지구를 멀리 바라보며
옥토끼 기르는 목동이 되오리다 달나라에 가서……
그리하여 푸른 달밤 피리소리 들려오거든
석양에 토끼 몰고 돌아가며 달나라에서 부는 나의 옥퉁소인 줄 아시오
그런데 어머니
어찌하여 나에게는 날개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