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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토리아 1권 리플릿 문제시 자삭~
godspell | L:0/A:0
2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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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1,411 | 작성일 2016-09-04 01:2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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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토리아 1권 리플릿 문제시 자삭~

아무도 올린ㅇㅣ가 없길레 올려요..  반응 좋으면 본편 5권 리플릿 1개랑 6권 4개도 올릴게요..

 

소드 오라토리아 1권 리플릿

유니콘을 찾아서

 

"흐하하하하하! 로키, 이 몸께서 퀘스트를 가져오셨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어데 이래 잘난 척이래, 이 작자는……."

하늘이 푸르게 갠, 화창한 오후. 홈에서 각자 시간을 보내던 아이즈 일행에게 손님이 찾아왔다.

등 뒤에 은발 소녀 아미드를 대동한 그녀의 주신, 초로의 외견을 가진 디안 케흐트였다.

"얼마 전 우리 【파밀리아】가 너희 단원들에게 엄청난 돈을 뜯겼다니 말이지. 그 보복이다! 흐하하하하하하하하! 설마 거절하지는 않겠지?!"

"……티오네."

정문을 지나면 나타나는 저택 앞의 정원, 아미드가 찾아왔다고 해서 잠깐 살피러 왔던 아이즈, 티오나, 레피야는 로키와 함께 티오네의 낯빛을 살폈다.

"왜, 왜 그래! 난 잘못한 거 없어!"

그러나 사태의 원인인 그녀는 아이즈 일행의 시선에서 고개를 돌렸다.

"……마, 퀘를 받고 안 받고는 둘째 치고 얘기나 함 들어보자. 기왕 왔으니."

"흥, 그러든가! 아미드!"

두 주신이 하얀 테이블에 앉은 가운데 디안 케흐트의 뒤에서 아미드가 다가왔다.

"최근 이곳 오라리오 근교에 야생 '유니콘' 한 마리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아이즈 일행은 놀라고, 머리 뒤에서 깍지를 낀 로키도 가느다란 눈을 한쪽만 슬쩍 떴다.

'유니콘'은 몬스터이면서 '성수(聖獸)'라고도 불리는, 순백색 털을 가진 일각수(一角獸)다.

미궁에서는 레어 몬스터 중 하나로 꼽히며, 상급 모험자들조차 조우한 기록은 전무할 지경이다.

따라서 던전에서도 희귀한 유니콘을 지상에서 발견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 레어 몬스터를 둘러싸고 일부 모험자들이 사냥에 나섰습니다. 표적은 물론 '유니콘의 뿔'이겠지만…… 저희 【디안 케흐트 파밀리아】도 이를 입수하고자 합니다."

유니콘을 쓰러뜨리면 입수할 수 있는 드롭 아이템 '유니콘의 뿔'은 그 어떤 독소도 정화한다고 일컬어진다. 치료와 제약을 관장하는 【디안 케흐트 파밀리아】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확보하고 싶은 재료일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유니콘의 뿔'은 엄청나게 가치가 높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해당 유니콘을 죽이지 않고 원래의 소굴로 돌려보내주고 싶습니다."

"……갑~자기 귀찮아지네."

마지막에 덧붙인 아미드의 말에 티오네는 진저리를 치듯 말했다. 미궁에서 지상으로 진출한 유니콘의 자손은 영봉(靈峰) 깊은 곳에서 무리를 지어 살고 있다. 지상에서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라도 아미드는, 아마도 파벌의 의향과는 관계없이, 이 일각수를 지키고 싶어하는 모양이었다.

티오나의 말대로 성가신 퀘스트. 아이즈 일행이 저마다 얼굴을 마주보는 가운데 로키가 남의 일처럼 말했다.

"마, 잼날 것 같네."

"엑?!"

시선이 쏠렸지만 아랑곳 않고 로키는 아미드에게 질문을 던졌다.

"퀘스트라 카믄, 보수로 우리한테도 좀 떨어지는 기 있어야 하지 않겠나?"

"물론입니다. '유니콘의 뿔'을 가져와주시면 확실하게 몫을 제공해드리겠습니다."

"후히히히, 오케이데이. 그 퀘스트 받아줄게."

"잠까안!" "로키이~!"

귀한 물건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아이템 컬렉터이기도 한 로키는 제멋대로 승낙해버렸다. 티오네며 티오나의 빈축이 터졌지만 주신의 특권이라고 주장하듯 전혀 대꾸해주지 않았다.

"흐하하하하! 그럼 결정 났군!"

디안 케흐트가 호쾌하게 웃었다.

"그래, 구체적으로는 멀 어케 하면 되는데? 유니콘이 상대면 생포는 불가능할 거 아이가."

"예. 따라서 순결성에 이끌린다는 유니콘의 습성을 이용하고자 합니다."

"순결성…… 아, 순결한 소녀의 품에 안겨야 비로소 어쩌구하는 그거 말인가. 파티는 처녀로 짜야겠네."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전승 중, 지상에 진출한 유니콘의 무리는 어떤 숲속에서 아름다운 정령에게 때 묻지 않은 존재── 인류로 비유하자면 순결함으로 가득한 처녀에게 이끌려, 품에 안겨 잠이 든다고 한다. 전승의 진위는 둘째 치더라도 그 일각수의 습성은 실제로 확인된 바 있다.

"처, 처녀……?!"

레피야가 새빨갛게 물든 얼굴로 소리를 지르든 말든 로키는 혼자 수긍해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음~ 그럼 역시 우리는 요기 넷으로 해야겠다. 마, 처녀라 캐도 유니콘보다 흉포하지만."

"우리는 아미드를 참가시키겠네!"

주신들끼리 내린 결정에 단원들 사이에서 하아 한숨이 새나왔다. 이미 체념했던 티오네 일행은 금방 퀘스트 참가를 받아들였다.

"어, 이젠 유니콘을 잡아와야 한다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고…… 티오네 씨랑 티오나 씨는, 저기, 저, 정조는……?"

남자를 있는 대로 '잡아먹는다'는 아마조네스에 대한 선입견이 강했는지, 뺨을 발갛게 물들인 레피야는 자기도 모르게 티오네와 티오나에게 순결의 유무를 묻고 말았다.

"내 정조는 단장님 거야." "나도 남자 놀음은 한 적 없어~."

아마조네스 쌍둥이 자매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티오네는 아주 자랑스러워하기까지 했다.

"그, 그러세요……?"

여전히 얼굴을 붉힌 레피야는 더듬더듬 수긍했다.

"아미드는 내 보좌이니 홈에서 해야 할 일이 얼마든지 있지. 따라서 퀘스트 기한은 사흘이다! 흐하하하하하!"

"사흘……."

다시 말해 최장 사흘이나 도시 밖에 체류해야만 한다. 그만한 시간이 있으면 미궁 탐색, 혹은 단련에 힘을 쏟고 싶어지는 아이즈는 내심 참가를 망설이게 되었지만,

"아이즈도 꼭 가야 해!" "음훗, 니는 강제 참가다, 아이쭈."

"……."

뒤에서 와락 안겨든 티오나와 정면에서 게슴츠레 웃는 로키 때문에 도망칠 곳을 잃고 참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유니콘 목격정보는 도시에서 정북향, 산기슭의 삼림과 인접한 초원지대에 집중되어 있었다.

퀘스트가 발주된 다음날 아침. 전날부터 길드에 찾아가 진저리가 날 정도로 길고 긴 수속을 겨우 마친 아이즈 일행은 아미드와 함께 길드 북문을 나갔다.

"근데 말야, 아미드. 유니콘은 왜 생포할 수가 없어?"

"유니콘은 고결한 몬스터이기에 포획하면 분노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맙니다."

도시 최강 파벌 【로키 파밀리아】가  유니콘 포획에 나서자 일찌감치 정보가 돌았는지 가는 곳마다 수많은 모험자── 헌터들이 이 방법 저 방법으로 아이즈 일행의 앞길을 가로막고자 했지만 모조리 반경당해 떨어져나갔다. 퀘스트를 완수하기 위해서라도 헌터의 존재는 방해가 되므로 정당방위라는 방패를 내세워 아이즈 일행도 유니콘을 탐색하는 한편 그들을 격퇴해 나갔다.

"아── 여, 여러분!"

한바탕 헌터들을 해치우고 몬스터의 발자취를 쫓아 수색에 나서기를 한동안, 야트막한 언덕을 오른 곳에서 레피야가 한쪽을 손가락질했다. 그녀가 가리킨 곳을 본 아이즈 일행은 일제히 숨을 멈추었다.

하얗게 빛나는 말의 체구. 나긋나긋한 팔다리에서 꼬리 끝까지 감싼 하얀 털결은 막 내린 눈과도 같았다. 이마에서 뻗어나온 한 줄기 긴 뿔은 뿌리께에서부터 완만한 나선을 새기며 날카롭고 뽀족한 끄트머리로 이어졌다.

'성수'라는 별명에 위화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초원을 나아가는 그 모습은 고결하고 아름다웠다.

레어 몬스터, 유니콘.

"우와~ 처음 봤어~."

"예쁘네, 정말……. 몬스터 주제에."

넋을 놓은 듯한 목소리로 티오나와 티오네가 중얼거렸다. 아이즈도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 시선 너머의 유니콘을 한동안 응시했다.

자세히 보니 하얀 털 곳곳에 찰과상을 입었다. 아마 헌터들의 공격이나 함정에 몇 번씩 걸려들었기 때문이리라. 연신 고개를 뽑으며 사방을 둘러보는 유니콘은 주위의 기척에 신경질적인 것 같았다. 야트막한 언덕에서 그 광경을 관찰한 아이즈 일행을 들키지 않도록 몸을 낮춘 채 그 자리에서 작전회의를 시작했다.

"그럼 먼저 누가 갈까?"

"에? 한 사람씩 가요?"

"당연하지, 레피야! 우리가 한꺼번에 몰려가봤자 유니콘도 누구한테 갈지 망설이기만 할걸!"

"……망설일지 말지는 둘째 치더라도, 일리는 있군요. 여럿이 다가가면 경계할지도 모르니까요."

한 사람씩 유니콘에게 접촉을 시도해보자는 티오나의 제안에 아미드가 찬성의 뜻을 보였다.

그렇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며 아이즈나 레피야, 티오네도 동의했다.

"결국 처음엔 우리네……."

"누가 유니콘의 마음을 빼앗을지 내기해보자, 티오네!"

선봉을 자처하고 나선 동생에게 이끌리듯 티오네, 티오나 아마조네스 자매가 제일 먼저 유니콘을 공략하게 되었다. 아이즈 일행이 언덕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두 사람은 몬스터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유니콘을 회유하다니…… 어떻게 하면 되지?"

"간단하징! 강아지 부르는 식으로 하면 돼! 야~! 이리온~!"

언니를 내버려두고 유니콘 앞으로 쌩하니 튀어나간 티오나. 느닷없이 나타난 데 놀란 유니콘의 반응도 아랑곳 않고 티오나는 두 팔을 벌리고 "이리온~." 을 반복하며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유니콘은 구슬 같은 파란 눈으로 가만히 그녀를 보았으나, 이윽고 관심을 잃었다는 듯 휙 등을 돌렸다.

"어라아~?"

고개를 갸웃하는 동생에게 탄식하며 다음은 티오네가 나섰다.

겁을 주지 않도록 조심스레 다가간 그녀는 어떻게 하면 다가와줄까 고민하다가, 한참 망설인 후, 일단은 '생긋' 뻣뻣하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유니콘은 무뚝뚝하게 티오네를 흘끔 쳐다보더니 금방 눈을 돌려버렸다.

"아하하하하하?! 티오네한테 관심이 없네~!"

"너도 마찬가지였잖아?!"

깔깔 웃는 동생, 길길이 날뛰는 언니.

언덕으로 돌아온 두 사람을 달래며 이번에는 레피야가 다가갔다.

"꺅……!"

쭈뼛거리며 접근한 그녀에게 유니콘은 한번 다가오기는 했지만, 그녀가 조심스레 손을 내민 순간 푸르륵 울더니 거리를 벌리고 말았다.

아아~.

일행 쪽에서 탄식이 들렸다.

"어째 저 유니콘 깐깐하지 않아~? 전혀 허점을 안 보여주는데~."

"간단히 갈 수는 없겠지, 그야. 테임하고 비슷한 거 아닐까."

"장기전이 되겠군요……."

약간 의기소침해 돌아온 레피야를 맞아주며 티오나와 티오네가 투덜거렸다. 은백색 머리를 찰랑거리는 아미드는 조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아이즈와 시선을 마주했다.

"아이즈 씨…… 다음에는 어느 쪽이 갈까요?"

"……그러면, 내가."

"힘내~!"

티오나의 배웅을 받으며 아이즈가 출전했다.

푸르디푸른 아름다운 초원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풀을 먹던 유니콘은 천천히 다가오는 아이즈에게── 홱, 고개를 들었다.

거리를 두고 대치한 금발금안 소녀에게 눈빛을 바꾸며, 뿔을 들이대고, 자세를 잡는다.

'아, 경계한다.'

'경계하네.'

"경계하네요…….'

'심상찮은 분위기로 경계하고 있어요.'

인간과 몬스터 사이에 고고고고 하는 삼엄한 파동의 응수가 발생하는 것을 티오나 일행은 또렷이 보았다. 유니콘은 떨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몸을 억누르고 있었다.

어깨를 늘어뜨리고 터덜터덜 돌아온 아이즈와 교대하듯, 마지막으로 아미드가 나섰다.

"……."

초원까지 나간 아미드는, 무언가 생각하는 기색을 보인 후 그 자리에 털썩 앉았다.

무릎을 꿇은 그녀와 유니콘의 시선이 얽혔다. 투명한 분위기를 두른 아름답고 정숙한 소녀에게, 하얀 일각수는 한 걸음 두 걸음 천천히 다가갔다.

"오오?!"

티오나 일행이 언덕 위에서 몸을 내밀고 지켜보는 가운데 유니콘은 마침내 아미드의 곁에 다가와, 무릎을 꿇고, 머리를 그녀의 무릎 위에 얹었다.

창공 아래 유니콘이 완전히 몸을 눕혔다.

초원에 앉은 소녀와, 그 무릎 위에서 잠이 든 일각수. 그 광경은 아이즈에게는 마치 일류 화가가 그린 한 장의 회화── 혹은 동화의 한 장면인 것처럼 보였다.

"……."

이윽고 아미드가 손을 허리춤으로 가져갔다. 옷 뒤에 감추어 두었던 단검을 칼집에서 뽑았다.

눈을 감고 있던 유니콘의 뿔에,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은색 검신을 뻗었을 때, 칼날이 닿을락말락하던 그 순간── 몬스터가 두 눈을 힘차게 떴다.

아미드를 들이받을 것처럼 벌떡 일어나선 높이 울부짖으며 달려나갔다.

"아미드, 괜찮아?!"

"네, 네에…… 무사합니다."

아이즈 일행은 황급히 언덕을 내려와 초원에 쓰러진 아미드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튕겨져 날아간 단검을 멍하니 바라본 후, 참회하는 듯한 눈빛으로 유니콘을 보았다.

"저 유니콘은 여기 올 때까지 몇 번이나 헌터들에게 공격을 당해 매우 민감해진 모양이에요. 아마도…… 필요 이상으로 사람을 경계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즈 일행과 크게 거리를 둔 유니콘은 마치 배신당해 분노한 듯 다시 울부짖더니 등을 돌리고 뛰어가버렸다. 티오나도, 티오네도, 레피야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즈는 아미드를 일으켜 세워주면서 유니콘이 떠나간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날은 유니콘의 뒤를 쫓았으나 성과는 내지 못했으며, 그 이튿날도 헛걸음으로 끝났고…… 마침내 퀘스트 최종일을 맞았다.

 

오늘에야말로 어떻게든, 이라고 의지를 불태운 아이즈 일행은 깊은 숲속을 나아가고 있었다. 산기슭에 펼쳐진 삼림으로 도망친 유니콘을 추적해 울창한 나무숲을 헤치고 나갔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벌써 유니콘에게 경계를 샀잖아? '뿔'을 입수하고 유니콘을 살려보낸다는 건 솔직히 어렵지 않을까, 아미드?"

"……그럴지도 모릅니다."

유니콘을 원래 사는 곳으로 돌려보낸다는 목적은 어디까지나 아미드 개인의 바람이었으며, 사실 파밀리아의 의향은 '유니콘의 뿔'만 확실하게 입수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결단의 때가 다가왔다. 흐려진 아미드의 옆얼굴을 보며 아이즈 일행은 그렇게 판단했다.

이윽고 유니콘은 발견했다. 나무들이 사라지고 탁 트인, 푸른 시냇물이 흐르는 물가였다.

이쪽의 기척을 알아차리고 빤히 노려보는 일각수에게 아이즈 일행은 움직이지 못하고 당황했다.

"──여기 있었군."

"엑…… 리, 리베리아 님?!"

그런 아이즈 일행의 곁에 나타난 것은 말을 타고 온 리베리아였다. 놀라는 레피야를 곁눈질하며 그녀는 익숙한 동작으로 안장에서 내려섰다.

"리베리아…… 여기는 웬일로?"

"로키가 시켜서. 퀘스트를 나간 너희를 도와달라더군."

아이즈의 의문에 리베리아는 께느른한 어조로 대답했다. 상세한 설명은 듣지 못했는지 아미드에게서 퀘스트의 내용을 들은 그녀는 태연히 말했다.

"뭐야, 그런 거였나."

"리, 리베리아?"

티오나의 목소리를 등으로 들으며 리베리아는 유니콘에게 다가갔다. 유니콘은 잠시 긴장하는 듯했지만 그녀의 비취색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천천히 긴장을 풀고 간격에 들어오도록 허락했다.

살짝 내민 손에 일각수는 뺨을 기댔다. 아연실색하는 아이즈 일행.

"고향 숲…… 하이엘프의 터전에서도 유니콘을 한 마리 길렀으니까. 이런 데는 익숙하지."

유니콘의 목을 쓰다듬으며 별것 아니라는 투로 말하니 아이즈 일행은 이번에야말로 할 말을 잃었다. 기질이 거친 미궁의 유니콘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라고까지 말하는 데에는 비지땀이 흘렀다.

눈을 감고 몸을 맡긴 유니콘.

"리베리아 님은 테임의 재능도 있었던 걸까요……?"

눈 깜짝할 사이에 몬스터를 길들인 리베리아를 보며 레피야는 왕족인 하이엘프의 다재다능함에 외경심 어린 목소리를 냈다.

"미안하구나. 너희 뿔을 우리에게 나누어주지 않겠느냐? 악용하지는 않으마."

뿔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라 설득을 하는 리베리아에게 유니콘은 살짝 울음소리를 내며 자신의 뿔을 내밀었다. 칼을 달라는 말에 아미드가 황급히 달려가 단검을 내밀었다.

부드럽고 정중하게, 그리고 순식간에 잘라낸 '유니콘의 뿔'.

퀘스트가 완료되고 말았다.

"이 아이는 내가 무리로 데려가주지. 너희는 그만 돌아가라."

도시의 상인들에게 빌린 말에 다시 올라탄 리베리아는 유니콘을 곁에 대동하고 영봉이라 불리는 알프 산맥 방향으로 진로를 잡았다. 발굽 소리를 남기고 숲 안쪽으로 사라져간다.

혼자 퀘스트를 해치워버린 엘프 왕녀를 보며, 그 자리에 남은 아이즈 일행은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탈력감에 사로잡힌 채, 메마른 바람이 숲의 나무들을 흔드는 소리를 들었다.

얼굴을 마주본 아이즈 일행은 이윽고 터덜터덜 귀갓길에 올랐다.



"저기, 로키이. 처음부터 리베리아를 보내면 되는 거 아녔어?"

퀘스트가 종료되고 며칠 후. 홈에서 티오나는 입을 비죽거리며 말했다.

자신들은 사흘 동안 온갖 고생을 했지만 리베리아는 쉽게 유니콘을 길들이고 말았던 것이다. 불만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티오네도 "누가 아니래."라며 동의했다.

"마, 그건 그거다. 그 머고…… 느그가 웃기는 짓을 하는 게 더 재미날 거 같고."

싱글싱글, 로키는 여봐란 듯이 웃었다. 그 모습을 본 티오나와 티오네는 눈썹을 곤두세우며 그 자리에서 도망치는 주신을 맹렬히 추격했다.

""거기 서어─!!""

쓴웃음을 짓는 레피야와 함께 아이즈가 뒤를 따라가보니,

"꾸에엑?!"

입구 홀에서 로키가 체포당하는 중이었다.

"……바쁘신지요."

그리고 그때, 저택 문이 열리더니 손님이 찾아왔다. 문지기에게 안내를 받은 아미드는 로키를 제일 밑에 두고 현관에 쓰러진 티오나와 티오네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아미드 씨? ……아, 혹시?"

"네. 퀘스트 보수를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엎치락뒤치락 로키를 체벌하는 티오나와 티오네를 발밑에 둔 채 아이즈와 레피야가 다가가자 아미드는 살짝 웃으며 옆구리에 끼고 있던 물건을 내밀었다.

둘둘 만 천을 푼 아이즈와 레피야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올렸다.

"'유니콘의 뿔'을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흙탕물이든 독수(毒水)든 모두 청정한 것으로 바꿔주지요."

"예쁘다……."

"어? 뭐야 뭐?"

"호오~ 이거 훌륭하구마."

아이즈의 손 안을 들여다보듯 레피야가, 티오나와 티오네가, 로키가 좌우에서 고개를 내밀고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일각수의 뿔 형태를 남겨둔, 금과 은으로 세공이 가미된 순백색 잔.

그 어떤 독물도 정화하는 '유니콘의 잔'을 손에 들고 아이즈 또한 얼굴에 웃음기를 띠었다.

 

오모리 후지노 오리지널 단편소설

「유니콘을 찾아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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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11/A:229]
오오 본거지만 닥추
2016-09-04 08: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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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11/A:229]
꼭 5권 6권 리플릿도 올려주세요
2016-09-04 08:33:35
추천0
[L:4/A:22]
꼬물2
잘 읽었습니다ㅁ~
2016-09-04 10: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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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사람
감사합니다 ㅎㅎ
혹시 나무위키보니까 이거후일담으로 아이즈가 토끼잡는법을 아미드한테 물어봐서 서로 무릎배게해주는건 어딨는지 아시나요?
2016-09-04 21:59:28
추천0
godspell
저도 구하고 싶어요ㅠㅠ
2016-09-04 22:41:26
추천0
[L:45/A:657]
kirito
잘보고갑니다.
2016-09-05 22:51:36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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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과 신 그리고 아이즈와 벨에대한 추측 [3]
OMG
2016-04-13 1-1 767
9341 일반  
10권 정식 표지 [4]
릴리루카
2016-04-21 1-0 2466
9340 일반  
누가 번역좀?? [9]
릴리루카
2016-03-24 1-0 1643
9339 일반  
8권에서 개인적으로 맘에드는 일러 [5]
디젤아가씨
2016-03-22 1-0 1399
9338 일반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51화 [3]
붕마루
2016-03-08 1-0 825
9337 일반  
[Fate콜라보? 1탄]아이즈가 영웅/서번트가 된다면 [16]
Tiesto
2015-12-26 1-1 3807
9336 일반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47화 [1]
붕마루
2015-12-25 1-0 1037
9335 일반  
던만추는 잘 보면 [9]
극지방여우
2015-12-24 1-0 488
9334 일반  
던만추 주요인물 장비 정리 [9]
던만추
2015-11-23 1-0 4451
9333 일반  
(스포주의) 소드 오라토리아 5권 상세 스포. (아래 스포랑 별도로 하나로 합침) [7]
던만추
2015-11-19 1-0 3092
9332 일반  
[링크] 코믹스 소드 오라토리아 19화 올라왔네요 [1]
시하루
2015-11-22 1-0 659
9331 일반  
던만추 세계 지도 [1]
던만추
2015-11-22 1-0 5686
9330 일반  
던만추가 일본 라노벨 작품랭킹 전체 8위에 올랐네요. [8]
던만추
2015-11-20 1-0 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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