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선 - 화조도
심규선 - 화조도
격자 사이로 수양버들이
스스 스스 제 몸을 떨면
밤이 늦도록 잠 못 이루는
여인은 노래에 기대어 우네
스스 스스 제 몸을 떨면
밤이 늦도록 잠 못 이루는
여인은 노래에 기대어 우네
잔 꽃무늬가 가득 수 놓인
소맷부리를 동여맬 때
철없던 소녀는
내 님이 오시길 빌었다네
소맷부리를 동여맬 때
철없던 소녀는
내 님이 오시길 빌었다네
어찌 잊으라 하십니까
그 빛나던 한 때를
그저 다 잊으라 하면
까맣게 잊힐 줄 아십니까
그 빛나던 한 때를
그저 다 잊으라 하면
까맣게 잊힐 줄 아십니까
나를 부르던 목소리
이제와 간 데 없고
새처럼 훨훨
날아가신 님이여
이제와 간 데 없고
새처럼 훨훨
날아가신 님이여
어머니의 등에 업혀서 듣던
곡절의 의미를 알겠노라
여인들이 소녀에게
꽃들이 새에게 부르던 노래
곡절의 의미를 알겠노라
여인들이 소녀에게
꽃들이 새에게 부르던 노래
너를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
사랑을 구하지 말 지어라
어떤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사랑을 몰라 아아아
사랑을 구하지 말 지어라
어떤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사랑을 몰라 아아아
안개 자락이 푸른 옥빛을
처마 위에 새기고 가면
뒷문 밖에는 잠 못 이루던
누이가 부르는 갈잎의 노래
처마 위에 새기고 가면
뒷문 밖에는 잠 못 이루던
누이가 부르는 갈잎의 노래
비단 물결은 달을 따라서
세상을 두루 다니는데
누이는 어느새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있네
세상을 두루 다니는데
누이는 어느새 한 폭의
그림이 되어 있네
어찌 잊으라 하십니까
그 짧았던 한 때를
그저 다 잊으라 하면
하얗게 잊힐 줄 아십니까
그 짧았던 한 때를
그저 다 잊으라 하면
하얗게 잊힐 줄 아십니까
나를 만지던 손길은
이제와 간 데 없고
새처럼 훨훨
날아가신 님이여
이제와 간 데 없고
새처럼 훨훨
날아가신 님이여
떠난 님의 품에 안겨서 듣던
곡조의 의미를 알았노라
사내들이 소녀에게
새들이 꽃에게 부르던 노래
곡조의 의미를 알았노라
사내들이 소녀에게
새들이 꽃에게 부르던 노래
이미 돌아서서 가는 이에게
사랑을 부르지 말 지어라
어떤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사랑을 부르지 말 지어라
어떤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너를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
사랑을 구하지 말 지어라
어떤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사랑을 몰라 아아아
사랑을 구하지 말 지어라
어떤 사람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사랑을 몰라 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