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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 [제 3화]
바람시인 | L:2/A: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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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 | 조회 823 | 작성일 2012-06-09 21: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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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 [제 3화]

            “끼익-”

            

            차가 급정거하는 소리가 내 고막을 찌르자 졸고 있던 나는 앞의 의자에 머리를 박으며 잠에서 깨어났다.

 

 

            “다행히도 아직 우리 학교를 지나가진 않았네.”

 

 

            다행히 지각을 하진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무슨 일이지? 급정거라니.

 

 

            “어머······. 큰일 날 뻔 했네. 갑자기 애가 툭 튀어나와서······.”

 

 

            무슨 소리지?

            한 아주머니가 앞을 쳐다보며 이런 말을 했는데 자고 있던 나로서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앉아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앞으로 가보자

            버스 유리창 밖으로 버스 바로 앞에 서서 운전자를 똑바로 노려보는 여자아이가 있었다.

            등교 중이었는지 고등학교 교복 차림이었고, 그 교복은 우리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여고의 교복이었다.

 

 

            “어이 학생, 비켜요.”

 

 

            버스 기사 아저씨가 그렇게 말하는데도 그 여자아이는 그대로 서있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모두 궁금한 표정으로 그 아이를 쳐다봤고,

            그 여자아이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서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걸어갔고, 버스는 다시 천천히 노선을 따라 출발했다.

 

            뭐야, 저 녀석. 아침부터 엄청난 민폐를 끼친 건 알고 있나.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 소녀의 공허함뿐이었던 눈동자가 잊혀지지 않았다.

            어딘가 모르게 신비한 느낌을 뿜어내는 듯한 작은 체구와 남자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귀여운 얼굴.

            그런데, 왜 그런 걸까. 횡단보도도 없는 곳을 무단횡단 하려다 그런 건가?

 

            요즘 여자애들은 다들 생각이 없다니깐.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학교 앞이었고,

            나는 버스카드를 찍고는 내려서 천천히 학교로 걸음을 옮겼다.

            학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학생들이 거의 없었고, 그저 지나가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있었다.

 

 

            “이봐.”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무시하고 정문을 향해서 걸었다.

 

 

            “한형석.”

 

 

            나는 내 이름을 부르는 그 낯선 목소리에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내가 돌아본 곳에는 한 낯선 남자가 있었다.

 

            누구지, 나는 모르는 사람인데······.

 

 

            “네가 한형석 맞구나. 너한테 줄 게 있다.”

 

 

            “네?”

 

 

            이게 무슨 소리지?

            난 처음 보는 사람인데 나한테 뭔가 줄 게 있다니······?

 

 

            “일단, 병수가 나한테 부탁한 거라고만 말해두마. 나머지는 전부 그 안에 적혀있을 거야.”

 

 

            병수······?

            *************************************************************************************

            그 낯선 남자가 전해주고 간 것은 편지 한 통과 작은 상자 하나였다.

            그 상자는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반 정도 차지할 정도로 작았고, 그렇기에 무엇이 들었는지 더욱 궁금해졌다.

 

            나는 반에 들어가자마자 가방을 걸어놓고 상자를 열어보았다.

 

 

            ‘내 친구 형석이에게’

 

 

            병수 특유의 깔끔한 글씨체로 작은 쪽지가 있었고, 그것을 치우자 USB가 보였다.

            이건 뭐지? 무슨 USB지?

 

            궁금해진 나는 집에 가서 보기로 하고 거기에 관련된 뭔가가 써있을까 해서 편지를 열어보았다.

             편지 봉투를 여는 나의 손은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

 

 

            「내 친구 형석이에게

                네가 이걸 받았을 때쯤은 이미 난 이 세상에 없을 거야.

                네가 왜 그랬냐고 따지는 모습이 선한데 뭐라고 말할 수가 없네.

                그냥 단지, 내가 너무 무능해보여서.

                분명 세상을 다 바꿀 수 있을 것처럼 굴었는데,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더라고.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을 탓할 생각은 없어.

                내 주위 사람들은 너무도 소중하거든.」

 

 

            나는 편지를 보면서 그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듯하여 점점 읽기가 힘들어졌다.

            나는 잠시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말이야.

                너는 절대로 포기하지마.

                나는 말이야, 다 놔버리고 싶었어.

                비록 그동안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그건 누구도 간섭 못 하잖아.

                그리고 저 위에서는 분명 누군가가 나한테 뭔가를 억지로

                강요하지도 않을 거야.

                그러니까, 나는 기다릴게.

                너는 이 세상에서 포기하지 말고 오래 살아.

                내 몫까지 살아줘.

                그리고 아주 먼 훗날에 그곳에서 만나자.

                내가 먼저 가 있을게.

                -네 친구 병수가-」

 

 

            뭐야, 뭐야 이 녀석······. 그렇다. 착해서, 착해서이다.

 

            이 녀석이 죽은 건 ‘너무 착해서’인 것이다.

            남에게 잘못을 미룰 줄 모르고 전부 자신의 탓으로 돌리던 이 녀석은

            누가 부탁하면 싫다고 하지도 못하고 모두 들어주던 아이였다.

 

 

            “그런 주제에 자기 고민을 말도 못하냐?

            너는 바보냐? 너만 착하냐고.

            그리고 꼭 착하지 않아도 네 말 들어줄 나는 있었잖아.

            이딴 식으로 나한테 편지 보내면 누가 이해해줄 겉 같아?

            미쳤냐? 넌 패배자야. 너는 포기한 거라고.

            근데 마치 네 꿈을 꾸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것처럼 말하는 거야?”

 

 

            패배자 선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런 녀석이 내가 그렇게 친했던 병수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답답할 정도로 착해봤자 손해라는 걸 왜 모르는 걸까?

            세상 물정 모르는 애라는 게 나의 인식일 뿐이다.

            그렇게 친했던 나의 친구는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단지 패배자가 되었을 뿐이다.

 

            내가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휩쓸린다.

            이럴 때일수록 더 정신을 차려야한다.

            내 친구들이 만든, 아니 패배자들이 만든 피바람에 휩쓸리는 순간 모든 것이 말짱 도루묵이다.

 

 

            머리가 아프다. 공부보다는 잠깐 쉬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나는 책상에 엎드렸다.

 

 

            “드르륵-”

 

 

            무슨 소리지? 나는 고개를 들어 문 쪽을 쳐다보자 거기에는 한 여자애가 서있었다.

 

            “저, 저기······.”

 

 

            나한테 무슨 볼 일이 있나?

 

 

            “저랑 사귀실래요?”

 

 

            텅 빈 공간 사이로 그녀의 말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내 귀로 들어와서 머릿속에서 다시 울렸다.

 

 

            생각하고 있는 나와는 달리 소녀의 시간은 천천히, 아주 느리게 갈 것이다.

            어떻게 아냐고? 그녀의 안절부절 못 하는 표정이 알려주고 있고, 나도 경험해봤으니깐.

 

 

            “네 이름이 뭐야?”

 

 

            대답 대신 돌아온 나의 질문에 소녀는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네, 역시나 그러시군요······. 아니, 네? 네 이름이요? 저, 저는 유정희예요······.”

 

 

            존댓말이라······. 긴장하고 있다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나는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보며 말했다.

 

 

            “후회할거야. 난 좋은 남자가 아니거든.”

 

 

            “저, 저도 알아요!!”

 

 

            응?

 

 

            “아니, 그게 아니라······. 그렇대도 상관 없어요. 제 곁에만 있어주실 수 있다면······.”

 

 

            난 씨익 웃었다. 물론 그 소녀에게는 보이지 않았겠지만.

 

 

            “미안, 아직은 안 돼. 나중에 내가 공부를 포기하거나 졸업하면 다시 오던가.

            그땐 받아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야, 약속이에요!!”

 

 

            그 말을 남기고 후다닥 나가는 그 소녀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는 나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내가 졸업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때 너는 울어주려나.”

 

 

             오늘의 햇빛은 유난히 눈부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작가의 말)______________________

이제 알았는데 1화에서 애들 이름이 바뀌어있더라구요?!

이런 엄청난 실수를?!

주인공 형석이 이름을 우진이랑 바꿔서 표기했습니다.ㄷㄷ

그 뒤론 제대로 썼고....

죄송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태클 걸어주지 않으신 건 제가 무안할까봐 겠지요?ㅋㅋ

절대 관심 없이 읽으셔서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전 독자 여러분을 믿고, 사랑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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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8/A:392]
accelerator
USB에 들어있는 자료가 궁금해..
2012-06-10 23:28:24
추천0
[L:2/A:249]
바람시인
ㅋㄷ오오!!궁금하다니 다행!!
2012-06-11 22:23:47
추천0
[L:39/A:543]
언트
이런 슬쩍 넘어가려했는데 ㅎㅎ

랄까 공부만한게 아니라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나보네요 그 친구들이 다 사라져가지만...
2012-06-11 11:45:29
추천0
[L:2/A:249]
바람시인
ㅋㄷㅋㄷ역시 언트님!
제가 사랑하는 애독자분!!ㅠ
감사합니다!!
2012-06-11 22:25:18
추천0
[L:5/A:45]
아르크
뭔가 일련의 사건들이 주인공을 가리키고 있는데요...
으음... 두 친구의 자살과 그속에서 엮여있는 과거의 일들...
2012-07-18 20:38:18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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