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심시(違心詩) - 이규보
人間細事亦參差 (인간세사역참차) 인간의 잡다한 일들 언제나 들쭉날쭉
動輒違心莫適宜 (동첩위심막적의) 일마다 어그러져 마땅한 구석 없네
盛世家貧妻常侮 (성세가빈처상모) 젊을 땐 집 가난해 아내 늘 구박하고
殘年祿厚妓將追 (잔년록후기장추) 늙어 녹이 후해지자 기생이 따르누나
雨湆多是出遊日 (우읍다시출유일) 주룩주룩 비 오는 날 놀러 갈 약속 있고
天霽皆吾閑坐時 (천제개오한좌시) 개었을 땐 언제나 할 일 없어 앉아 있다
腹飽輟飡逢美肉 (복포철손봉미육) 배불러 상 물리면 좋은 고기 생기고
喉瘡忌飮遇深眊 (후창기음우심모) 목 헐어 못 마실 때 술자리 벌어지네
儲珍賤末市高價 (저진천말시고가) 귀한 물건 싸게 팔자 물건값이 올라가고
宿疾方烡隣有醫 (숙질방전린유의) 묵은 병 낫고 나니 이웃집이 의원이라
碎小不諧猶類此 (쇄소부해유류차) 자질구레 맞지 않음 오히려 이같으니
楊州駕鶴況堪期 (양주가학황감기) 양주 땅, 학 탄 신선 어이 기약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