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속 논란이 불거지는데
1. 어차피 작가는 거기까지 생각하지도 않았을 거고
2. 그다지 중요한 논쟁거리도 아님.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연출의 한계는 분명히 있습니다. 마음 먹고 하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광속은 이동만으로도 보스 이상 급의 연출을 보여줘야 하고 그 방식도 소년만화에 어울리진 않죠. 가령 원피스에서 키자루는 빛의 속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원피스 애니메이션은 작중 인물의 대사 없이 빛의 속도인 걸 알아볼 수 있을까요?
원피스 작가나 애니메이션 팀을 질타하는 건 아닙니다. 소년만화로써 지금 보여주는 연출은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현실적인 연출로는 보기 어렵지요.
드래곤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봐도 톤 단위는 나갈 것 같던 바위도 움직이던 게 어린 오공과 크리링이었는데, 이후 무도대회에선 (직접 몸에 차는 것이라고 해도)100kg 정도에 다들 당황합니다. 타오파이파이의 속도가 하이스쿨 편의 오반을 넘었다는 드립은 이미 유명하고 말이죠.
그렇다면 드래곤볼이 광속이 가능한가? 그건 모르는 겁니다. 애초에 광속이란 언급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소년만화의 연출은 어디까지나 소년들의 마음을 뜨겁게 불태우는 것(?)에 중점을 둬야지, 무슨 어린이용 과학 교육 만화나 실존 인물 연대기처럼 현실 고증이 철저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임팩트가 중요한 겁니다.
비루스와 샴파가 행성 사이를 가볍게 넘나든다? 그럴 수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속도가 광속에 준한다? 그건 작가에게 답을 듣기 전까진 모르는 겁니다. 이건 장르적 특성이고, 연출만 보고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극히 드물어요. 애초에 드래곤볼 슈퍼에서조차 초강자인 히트를 초고속, 혹은 초인적인 속도라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표현으로 묘사하는데, 이는 제작진이나 도요타로 작가가 정말 훌륭한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
아무튼 본제로 돌아와서 얘기해보자면, 그들의 정확한 속도에 대해서는 직접 작가로부터 대답을 듣는 수밖에 없습니다. 나온 연출로 판단하는 건 가상 대결 등의 여흥거리에서 어디까지나 재미로 구해볼 수는 있겠지만(그나마 이것도 사실 이런 식으로 내는 답은 무의미하다는 걸 직접 하고 계신 당사자 분들도 숙지하실 겁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팬들의 상상에 불과해요. 작가가 생각하기에 주먹이 부딪히는 것만으로 우주가 멸망할 정도의 파워를 가진 이들은 천 톤도 들어올릴 수 없을 수도 있고, 별 정도는 숨쉬는 것보다 쉽게 부수는 이들이 행성의 폭발을 두려워 할 수도 있는 겁니다.
사실 너무 당연한 내용들이라 읽는 분들이 '얜 왜 이딴 걸 쓰고 있지. 우릴 바보로 아나.'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 내용입니다만, 바로 해답이 이런 간단한 상식 하나만을 가지고 나올 수 있는 논쟁이기에 꺼낼 수밖에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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