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가 고민에 빠진 이유
지우의 인성에 대한 네타성 글이 올라오길래 저도 잠깐 웃어보고 ㅋㅋ
이번에는 진지한 입장에서 지우가 고민에 빠졌던 이유를 끄적여보겠습니다.
그리 간단한 게 아니라서 글이 긴데 요점은 볼드처리합니다.
지우는 XY 6화를 제외하고는 XY에 한해서는 정신적으로 크게 무너져본 적이 없습니다.
체육관전은 6화 이후로 늘 이겨왔고, 처음 만났을 당시의 승태는 초보 트레이너의 전형이었지.
지우에게 딱히 장벽이랄 것도 없었죠.
그러나, 지우는 XY 이전보다 덜해보일 뿐이지 여전히 경쟁심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다만 승태와 처음 만났을 때는 초보 티를 겨우 떨쳐낸 상태라서 그런 마음을 내비칠 이유가 없었고,
지우 본인도 XY에서는 언제나 겸손함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승태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실력을 키워서 배지를 자기보다 먼저 다 모으고,
그것도 지우 자신이 이제 곧 도전할 예정인 우르프에게 도전해서 이겨 다 모으고,
재등장할 때마다 지난 배틀에서 지적받은 약점을 보완해서
결국에는 지우에게서 처음으로 승리를 얻어냈습니다.(블로스터)
지우는 이런 승태의 무서운 성장 속도에 긴장해서 평정심을 잃어버렸고,
그 결과 지우개굴닌자 변신을 띄우지 못했고 그날의 판도 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도 패배의 아쉬움을 진하게 내비쳤는데,
그나마 그걸 피카츄에게만 잠깐 내비치고 끝납니다.
그런데 이설체육관전을 승태가 관전하게 되면서 지우가 다시 압박감을 느낄 상황이 만들어졌죠.
자신이 이겨야할 상대를 이긴 라이벌이 자기 배틀을 보고 있습니다. 평정심을 느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여기서, 지우는 배틀에서 전략이 안 먹히면 곧바로 다른 전략으로 갈아타서 상대를 흔들고,
그렇게 해서 상대가 빈틈을 보이면 그때서야 비로소 강공으로 돌아와서 승부를 끝장내는 스타일의 소유자입니다.
개굴닌자랑 크레베이스의 시합을 보면 지우개굴닌자를 띄우기 전과 후의 배틀 양상이 다른 걸 알 수 있는 게,
변신 전에는 물수리검으로 크레베이스의 발을 얼려묶는 등의 전략도 쓰면서
무조건적인 강공은 안 했는데, 변신한 뒤에는 무조건 강공만 퍼부었습니다.
특히 승태가 보고 있었으니 더더욱 맹공을 퍼부어서 이기고 싶었을 겁니다.
화끈하게 이기지 못하면 자국민들한테 이래도 까이고 저래도 까이는 축구 국대 선수들의 마음처럼요.
그 결과 개굴닌자를 강공으로 몰아넣어 평소보다 더 큰 피해를 입게 했고,
지우 자신도 그런 맹공을 퍼부었음에도 승태가 이겼던 우르프를 이기지 못했기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어버렸고,
지우에게 '강함은 곧 승리'였기 때문에 이날의 패배는
자신이 똑바로 못해서 개굴닌자의 강해지고 싶다는 열망을
채워주지 못한 아쉬운 배틀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승태에게 추월당했다는 압박감, 체육관전 패배로 인한 패배 뒤의 아쉬움,
개굴닌자를 무리하게 강공으로 몰아넣었다는 자책감,
지휘는 결국 트레이너의 몫이라는 무거운 책임감까지.
이 4가지가 한꺼번에 지우를 크게 흔들어놓았고,
결국 피카츄마저 뒤로 한 채 미혹의 숲으로 들어가버리는 결과로 이어진 거죠.
한 마디로 지우 본인이 원래 갖고 있던 경쟁심이
XY 92화에서 개굴닌자의 과거를 알게 된 이후에야 비로소 제대로 발휘되기 시작한 뒤
승태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느낀 압박감과 뒤엉켜서 지우를 그렇게 만들어버린 겁니다.
우르프에게 한방에, 그것도 화끈하게 이기지 못하면
승태>지우가 되어버리는 상황에 대해 느낀 압박감,
그래서 강공으로 공략했음에도 졌다는 사실에 대해서 느낀 처절한 무력감,
강공을 퍼부은 부작용으로 개굴닌자를 평소보다 더 크게 다치게 했다는 미안함,
자기가 못해서 개굴닌자의 그 힘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자책감 등등이
지우를 한꺼번에 옭아매버려서 그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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