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칼새의 방 - 김명인
크리스 | L:57/A:444
214/3,450
LV172 | Exp.6%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39 | 작성일 2019-11-11 07:39:23
[서브캐릭구경ON] [캐릭컬렉션구경ON] [N작품구경OFF]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칼새의 방 - 김명인

칼새의 방

- 김명인

십여 년 전인가, 나는

상봉동의 바위산에 올라가

닥지닥지 눌러앉은 서울의 집들을 바라본 적이 있다그때 집이 없었으므로

눈 높이까지 차오른 저 집들의 어디에

나도 마음 누일 방 한 칸 있었으면 했다, 가솔들을 끌고몇 개월마다의 이사와 가파르던 숨결

그리고 십 년 후에 나는 내 집 근처 약수터 야산 밑으로이삿짐에 얹혀 트럭에 실려가는

가족을 본다, 저기 누군가

아직도 이 도시에서는 모세처럼

식솔들을 끌고 해마다 출애굽하는 가장들이 있는 것이다

어디에 있을 방 한칸을 찾아

절박했지만, 그러나 방 한 칸 없어 절망조차 없던그때는 마른 풀 가득한 빈 들의 시절이었을까

인생은 그런 것인가, 방 한 칸의 희망을 완성하고저렇게 나이 들고 무료하면 하릴없이

여기 와서 빈 물통 채우면서

나도 고함이나 한번 크게 질러보는 것인가

 

빈 것은 빈 것이 아니라고 우기던

겨우 그런 나이를 지나서

저 아래 빈 방인 저의 무덤 곁으로

다시 언덕을 내려가는 것일까

어차피 빈 방이 없어도 저기 저 바위가 제 식탁이라는 듯

모이를 줍고 있는 칼새 한 마리

누가 뿌린 것도 아닌데 제법 만족한 식사를 끝내고

칼새는 바위에 부벼 제 부릴 닦으며 즐겁게 재잘거린다

저렇게 앉아 있는 모습이 칼새 같지가 않다, 득의한제왕처럼

날개짓도 한번 크게 쳐보이면서

아직 집이 없으므로 절망의 둥지는 틀지 않고칼새는 다만 자유롭게 서성거리면서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6694 시 문학  
아우의 인상화 - 윤동주
사쿠야
2019-11-10 0-0 108
6693 시 문학  
이적 - 윤동주
사쿠야
2019-11-10 0-0 106
6692 시 문학  
사랑의 전당 - 윤동주
사쿠야
2019-11-10 0-0 104
6691 시 문학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송재학
멜트릴리스
2019-11-10 0-0 138
6690 시 문학  
봄의 정원으로 오라-잘랄루딘 루미
멜트릴리스
2019-11-10 0-0 101
6689 시 문학  
속도-허형만
멜트릴리스
2019-11-10 0-0 170
6688 시 문학  
때늦은 나이 - 박노해
크리스
2019-11-10 0-0 139
6687 시 문학  
조업 재개 - 박노해
크리스
2019-11-10 0-0 153
6686 시 문학  
강철은 따로 없다 - 박노해
크리스
2019-11-10 0-0 150
6685 시 문학  
처용단장 1의 2 - 김춘수
에리리
2019-11-10 0-0 142
6684 시 문학  
울음이 타는 가을강 - 박재삼
에리리
2019-11-10 0-0 105
6683 시 문학  
선에 관한 소묘 - 문덕수
에리리
2019-11-10 0-0 152
6682 시 문학  
봄날 간다 - 김명인
크리스
2019-11-11 0-0 100
시 문학  
칼새의 방 - 김명인
크리스
2019-11-11 0-0 139
6680 시 문학  
마음의 정거장 - 김명인
크리스
2019-11-11 0-0 110
6679 창작  
공복 - 이상
이리이리야
2019-11-11 0-0 137
6678 창작  
▽의 유희 - 이상
이리이리야
2019-11-11 0-0 167
6677 창작  
BOITEUX BOITEUSE - 이상
이리이리야
2019-11-11 0-0 155
6676 시 문학  
사물의 꿈 - 정현종
에리리
2019-11-11 0-0 107
6675 시 문학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에리리
2019-11-11 0-0 98
6674 시 문학  
산정 묘지 - 조정권
에리리
2019-11-11 0-0 146
6673 시 문학  
조그만 사랑 노래 - 黃東奎
크리스
2019-11-12 0-0 139
6672 시 문학  
풍장(風葬)․1 - 黃東奎
크리스
2019-11-12 0-0 79
6671 시 문학  
뼈아픈 후회 - 황지우
크리스
2019-11-12 0-0 92
6670 창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
이리이리야
2019-11-12 0-0 141
      
<<
<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