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孤高) - 김종길
고고(孤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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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北漢山)이 다시 그 높이를 회복하려면 다음 겨울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밤사이 눈이 내린, 그것도 백운대(白雲臺)나 인수봉(仁壽峰) 같은 높은 봉우리만이 옅은 화장을 하듯 가볍게 눈을 쓰고
왼 산은 차가운 수묵으로 젖어 있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신록이나 단풍, 골짜기를 피어오르는 안개로는, 눈이라도 왼 산을 뒤덮는 적설(積雪)로는 드러나지 않는,
심지어는 장밋빛 햇살이 와 닿기만 해도 변질하는, 그 고고(孤高)한 높이를 회복하려면
백운대와 인수봉만이 가볍게 눈을 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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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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